[일욜엔양생] 4회 [과거의 거울에 비추어] 첫번째 시간 - 후기

초희
2022-04-07 21:55
139

세미나 후기

세미나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왔는데, 제가 잘..이해가 안갔었고, 메모를 안해둔탓에 후기에 쓸 말이 기억이 많이 안나네요;; ?

아파트가 밤동안 노동력을 수납해놓는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 아파트생활을 지탱하는 택배기사님들의 무임금노동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습니다. 이번 시간엔 그림자 노동에 대한 이야기도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세미나에서 같이 봤었던 부분을 다시 봐도 이해가 안가네요 ㅠㅠ 이 부분입니다. -> “역설적이게도, ‘해방'의 결과 임금 노동과 무임금 노동이 더욱 두드러지게 대비됐고, 무임금 노동과 자급 간의 연관관계가 모조리 끊어져버렸습니다. 이처럼 해방의 결과로, 무임금노동이 필연적으로 여성이 짊어지는 새로운 종류의 농노 제도가 되게 구조적으로 재정의된것입니다.”-p.129 일리치는 임금노동(고용)과 무임금노동(그림자노동)과 자급지향노동을 구분해서 생각하자고 말했습니다. 위 문장에서 말한 여성권운동(여성의 고용, 참정권, 학교교육 등)의 효과가 무임금노동을 여성에게 짊어지도록 했다는게 무슨 뜻일까요? (같이 읽었는데ㅠㅠ)

 

세미나가 끝나고 보니 이해안가는 것들,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것들이 계속 떠오르네요.

1) 자꾸 경제학이 ‘희소성의 전제’를 의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희소하지 않은 것은 보호할만한 것이 못된다는 전제(...)"-p.54 희소한 것은 어떤 기준으로 희소한 것이 될까요?

2) 경제학적 언어때문에 가려져버린 ‘축복'과 ‘은총'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책에서는 가족중 노인과 노인을 돌보는 활동들을 예로 드는데요. 할머니를 가치를 생산하기보단 소비하기만 하는 존재로 보기에는 할머니에겐 그리고 할머니와 보내는 시간엔 더 많은 것이 있다는 것이겠죠? ‘축복'은 더 많은 종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문제때문에 임금노동을 하고 있지 않은 사람도 경제적으로만 보지 않을때 축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겠죠? (자문자답?ㅎ)

3)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자립’은 뭘까? 그리고 식량이나 재료를 자연에서 구하거나, 스스로 필요한 물건을 직접만드는 것은… 부자들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소규모의 공동체마다 상품에 의존하지 않는 생활방식을 새로이 형성하되, 강요되어서는 안됩니다.”-p.134

 

일리치를 읽으며

솔직히, 일리치 이해가 잘 안갑니다. ‘아하'의 순간보다는 ‘정말 그런가?’를 저는 더 많이했습니다. 

국어실력을 의심하게 만드는 철학자의 책과는 다르게 문장의 뜻은 알것 같은데, 정말 그런가?하고는 명확하게 이해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정말 빠른 교통수단을 많은 사람에게 주려는게 나쁜가? 전문가는 정확하게 어떤 사람들이며, 나는 전문가들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나? 정말 인간을 ‘필요’를 지닌 인간으로 바라보고 있었나?) 아직 뜻 모르겠는 낯선 개념이 한꺼번에 많이 읽고 있기도 하고요.  좀 더 정말 그런가?를 더 많이 해야할 것 같습니다. 저는 자가용도 없고, 병원도 잘안가고, 나름 친횐경적으로 살려고 하다보니 물건을 많이 사는 편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리치를 읽으면서 자신을 돌아보고자 할때 ‘내가 이런 나쁜 생활을 해왔었구나!’하게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저의 깊숙히 숨어져있는 생각의 근간이 되었던 신념들을 돌아보게 될것 같습니다…… 그렇게 될까요?ㅎ

저는 오래동안 임금노동을 하지 않는 자신을 부끄러워해왔던 터라 (특히 학교다니는 학생의 나이를 넘으면서) (흠...엄마의 그림자노동은 눈꼽만큼 도와드리고요;;) 임금노동으로 인간의 가치가 정해지지 않는다는 일리치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싶습니다.

 

짧은 후기를 마치며 이번주 분량을 읽으러 가겠습니다. ?

댓글 5
  • 2022-04-07 23:51

    ㅎㅎ 세미나 시간에 거듭 이야기를 나누었던 부분을 다시 정리해서 좋군요.

    아무래도  전달하는 말이 빠르면 초희님이 따라 가기에도 급급할 수 있겠어요. 다른 분들도 그럴테고요^^

    여성권운동(여성의 고용, 참정권, 학교교육 등)의 효과가 무임금노동을 여성에게 짊어지도록 했다는게 무슨 뜻일까요?

    : 이 부분은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노동에 임금을 매기게 되면서 임금으로 환산되지 않는 일들은

    가치없는 일로 취급되는 결과를 낳았는데 그 중에서도 농업사회에서 여성들이 주로 했던 일들이 가장 먼저 무임금노동으로 취급되었다는 의미인데요

    여성의 '해방'이 여성들이 임금노동의 영역(남성에 비해 너무나 한정된) 에 진출할 기회를 준 것과 함께 가사노동(즉 무임금노동)까지

    감당해야 하는 열악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의미

    1)희소하다는 건 경제학의 용어로  "사람들의 무한한 욕망에 비해서 그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재화나 서비스가 부족한 현상을 희소성" 이라고 보기 때문에 어떤 물질에 대한 상대적 개념은 아니고요

    2) 일리치가 회복 하고 싶은 단어로 언급한 '축복'과 '은총'은 산업사회에 상품으로서 교환가치만 중시 되는 현상에 대해 사용 가치 중심으로 다시 재편하는 과정에서 "비고용 상태에서도 시간과 권한을 자신과 이웃에게 의미있게 쓰는" 행위와 연결해보는 측면으로 볼 수 있고요

    3) ㅋ 자립과 관련한 초희님의 고민이 느껴지네요^^ 초희만의 언어로 한 번 정의해 보시길

    초희님의 후기를 읽으며 예전의 제 모습이 느껴지는 지점도 있고^^ 여러모로 미소짓게 되네요^^

    질문이 생기는 건 뭔가 알아내고 싶다는 욕구이기도 하니 이렇게 일리치를 읽어가며 계속 질문하면서 그 내용을 채워봅시다^^

  • 2022-04-08 07:45

    와, 초희야. 반갑다^^

    공부, 지대로 하는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4-09 14:23

  • 2022-04-08 15:19

    와~초희씨  정말  고민 많이 하셨죠  

    죄송해요 ㅠㅠ 저보다 문탁에서 더계셨던분이라 제가 대책없이 떠넘겼어요

    제가 메모를 해보니 글쓰는게 얼마나 힘든지 알게되었어요 

    기린샘  그믐샘 사유샘 최희샘 그리고단풍샘(아직 메모를 못보았으나 글쓰는것의 고통을 알기에)  존경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수업을 신청하기로 마음 먹은때부터 이반일리치에 스며들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표현이 서툴고 매끄럽지 못해도요^~^

    금요일 마무리 잘하시고 일요일에 뵙겠습니다

  • 2022-04-10 21:42

    오늘도 초희님의 질문들에 귀기울여 봅니다.

    어찌보면 초희님은 문탁에서 보낸 귀한 시간과 경험들로 오히려 이런 질문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매 순간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에 대해 사유하는 것, 그것을 함께하는 우리보다 더 일찍 체화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초희님의 중년이 궁금해 지고 기대되는 것 같습니다. 🙂

    그대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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