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인문학> 시즌1 - 아픔이 길이 되려면 첫번째 시간 후기

정진우
2023-04-15 21:25
135

   앞 차가 지연되어 후기를 연달아 올립니다! 메모와 간식과 후기를 세트로 하니 한 주를 풍성하게 보낸 느낌입니다. 시즌1 몸의 주제로 시작한 세미나의 마지막 책 『아픔이 길이 되려면』 1장 ‘말하지 못하는 상처, 기억하는 몸’, 2장 ‘질병 권하는 일터, 함께 수선하려면’에 대한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번 세미나는 1, 2장을 내용을 왔다 갔다 하며 쉽지 않은 사회 이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습니다.

   세미나 시작 전 기린샘과 소방공무원 처우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무래도 위험한 직업이다 보니 채용에 지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다며 인터넷을 검색해 본 결과 경쟁률이 14:1 정도 되는 것을 보고 잠시 의아해했다. 책에서도 언급되어 있지만 소방공무원은 자신의 안위보다는 위험에 처한 누군가의 안전을 확보하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그저 한 몸을 내맡기는 사람들이다. 다치고도 자신이 속한 기관이 행정 평가상 불이익을 받을까 공상 신청을 하지 않는 것은 그들의 관례로 되어 있다. 또한, 메르스나 코로나 사태 때 확진자들은 119구급대원이 운전하는 구급차를 타고 이송되었다. 그러나 그들이 감수해야 했던 시간에 대해 논하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저자가 언급했던 것과 같이 ‘우리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일하는 그들이 피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일하지 않도록 지켜내는 것이’ 우리의 몫임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사회적 시선과 문화로 형성된 ‘강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로 세미나가 시작되었다. 남자가 힘든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내가 일하고 있는 건설업계에는 20대 남자를 보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다. IT 기업에 다니는 단품샘과 은영샘이 근무하는 회사에는 젊은 남자들이 적지 않고, 그들은 감정을 자제하기보다 당당하게 자기 느낌과 의사 표현을 한다며 남자들도 화장을 많이 한다고 한다. 우리 세대와 지금의 20대는 ‘남자는 이래야 한다’라는 해석방법이 다르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많이 정착된 것 같다는 데 다들 공감했다.

   은영샘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부분에서 노동자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이야기에 저자와 생각하는 관점이 다름을 이야기했다. 회사를 경영하는 대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여기서 '저성과자 해고' 문제와 기업의 외주화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논제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문탁샘이 우리 세미나에 잠깐 들렀다. 4명이 않아서 세미나 하는 것을 보고 인원을 두 배로 늘릴 것을 권고? 하며 단품샘이 건넨 노란 바나나 하나를 받아 들고 세미나실을 나갔다. 정확히 어느 샘이 말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이게 사장의 마인드다‘라는 이야기에 모두 잠시 배꼽을 빼고 웃었다^^

   기린샘은 동유럽 국가들의 IMF 구조조정 프로그램 참여 여부에 따른 결핵 사망률 변화가 가장 와 닿은 부분이라고 했다.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이행을 요구하는 IMF 권고사항을 국가가 얼마나 따랐느냐에 따라 그 나라의 결핵 사망률이 달라진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IMF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공공의료 시스템과 사회안전망에 투자하는 비용을 최우선으로 축소하고 결국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가장 먼저 해치는 결과로 나타난다. 정치인들은 이러한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에 대해 더욱 화가 난다고 했다.

   단풍샘은 충분한 근거가 나올 때까지 판단을 유보할 수 있는 순수과학과 달리 공중보건에서 판단을 미루는 것은 여러 위험 요소로부터 현재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결정을 뜻한다는 저자의 말과 적절한 데이터나 과학적 연구가 부족하다는 것을 핑계나 변명으로, 더 나아가 특정 입장을 옹호하는 위한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에 ‘사회역학’ 분야에 호기심을 보였다.

   다음 시간을 마지막으로 최종 마무리는 시즌1에서 다루었던 책 중 하나를 선정하여 1장 반(1쪽 반이라고 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음) 정도 글을 발표하는 것으로 시즌1을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기린샘이 메모하고 에스델샘이 간식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댓글 1
  • 2023-04-18 11:35

    개인의 문제로만 생각했던 사항들이 건강권이라는 이름으로 주장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한 수업이었어요
    진우샘의 정리된 글에 그날 세미나 분위기가 생생히 기억나는데요 ㅎㅎ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64
퇴근길 인문학 시즌2<대면 비대면 외면>후기 (1)
단풍 | 2023.06.28 | 조회 174
단풍 2023.06.28 174
63
퇴근길 인문학 2분기 <공감의 반경> 마지막시간 후기 (1)
정진우 | 2023.06.16 | 조회 153
정진우 2023.06.16 153
62
퇴근길인문학 2분기 <공감의 반경> 첫시간 후기-내집단에 대한 과잉공감의 문제
기린 | 2023.06.08 | 조회 154
기린 2023.06.08 154
61
<퇴근길인문학>경청 2번째 시간 (1)
단풍 | 2023.06.01 | 조회 138
단풍 2023.06.01 138
60
<퇴근길 인문학> 2분기 '경청' 전반부 후기 (1)
정진우 | 2023.05.22 | 조회 136
정진우 2023.05.22 136
59
<퇴근길인문학>1분기마무리글-몸을 주제로 한 책읽기 (1)
단풍 | 2023.05.02 | 조회 127
단풍 2023.05.02 127
58
<퇴근길인문학>1분기마무리글-특권에 대한 생각 (1)
조은영 | 2023.05.02 | 조회 167
조은영 2023.05.02 167
57
<퇴근길 인문학> 시즌1 - 아픔이 길이 되려면 첫번째 시간 후기 (1)
정진우 | 2023.04.15 | 조회 135
정진우 2023.04.15 135
56
<퇴근길 인문학>시즌1-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_두번째 시간 후기 (3)
에스델 | 2023.04.15 | 조회 133
에스델 2023.04.15 133
55
<퇴근길 인문학> 1학기 -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 첫번째 시간 후기 (1)
기린 | 2023.04.05 | 조회 183
기린 2023.04.05 183
54
<퇴근길 인문학>시즌1 '몸'세번째시간 후기 (2)
단풍 | 2023.03.29 | 조회 145
단풍 2023.03.29 145
53
시즌1 '몸'두번째 시간 (4)
조은영 | 2023.03.14 | 조회 200
조은영 2023.03.14 200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