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욜엔양생> 8회 후기- 광교산 침묵 산행

기린
2022-05-03 22:23
75

<일욜엔양생> 세미나 1학기 주제로 '이반일리치와 자율'을 다 읽은 후 명상하는 걷기를 하기로 한 8회차,

몇 주에 걸쳐 논의한 끝에, 광교산을 걷되 각자 침묵 속에 걸어 가보자는 데 뜻을 모았다.

7회 시간에 읽은 <과거의 거울에 비추어> 마지막 편이기도 했던

'품위있는 침묵에 대한 권리' 에서 독일 땅에 핵무장에 단호하게 반대하는 행동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혐오를 천둥처럼 전달"하는 침묵을 읽은 이후 이기도 했다.

 

만남의 교회 옆으로 오를 때 부터 묵묵히 오르는 발걸음...

하늘은 맑고 바람은 연두빛 나뭇잎들 사이를 부지런히 휘몰았다.

광교산 숲길을 걷는 내내 앞 사람의 등만 바라보면서 천천히 올라갔다.

그렇게 한 시간을 넘는 시간을 걸어 쇠말구리 쉼터 위에 설치된 원탁 테이블에 앉아 늦은 점심을 먹었다.

사유님의 아이들이 싸 주었다는 도시락, 사온 김밥, 햇수박, 열무김치까지...

점심상에서는 두런 두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내 입 하나 다물자 산 속에 이렇게 많은 소리가 있었나 놀랍다는 사유님의 고백에 다들 공감하기도 하고,

은영님이 마침 생일이라고 수줍게 고백해서 입맞춰 축하송도 불러 주었다^^

파지사유에서 기다리고 있는 단풍님과 합류하기 위한 하산길에도 침묵 속에 걸었다.

그래도 기념 사진은 한 컷

다리에 힘에 풀린 초희와 팔짱을 끼고 나란히 걸어가는 시간을 지나

그동안 수다가 끊이지 않았던 일곱 번의 등산과 달리 말없이 걸어본 시간으로  침묵에 대한 기억 하나 새기는 시간이었다.

파지사유에서 모여 다음 주제 '공자와 시중'과 관련하여 논어 문장 필사하기를 공지하고 헤어졌다.

 

 

댓글 2
  • 2022-05-03 23:34

    그 완벽했던 날이 다시 스쳐갑니다. 바람도 햇살도 초록들도 함께하는 우리들도...

    매 시간,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우리의 모습으로  또 한 주를 살아가는데...

    한 주 세미나를 쉰다니, 여유가 생기기도  무언가 허전하기도하네요. 🙂

    모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에 부끄럽지 않은 오월을 누리시길 바래요~~

     

  • 2022-05-03 23:36

    그다지 '경건함'까지 있거나 하지는 않았던 거 같았는데, 후기를 보니 굉장히 경건한 이 분위기는 모 ???

    어쨌거나 이번 일리치 읽기는 굉장한 힘을 느꼈던 거 같아요.. 새삼스레 말입니다.  

    그리고 더불어 동학들과 '아자아자' 어우러지는 동력 같은 것도 있었구요. 우리끼리 말입니다. ㅋㅋ

    문탁샘께서도 고비고비 세번인가를 그렇게 일리치를 만나셨다고 하셨는데, 이번에 만난 일리치는 어떻게 추동시키는 지...

    정리도 한 번 해봐야겠네요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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