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이 예술> 여름시즌 4회차 후기

한문이 예술
2022-06-24 12:28
205

 

1교시 고은쌤

 

 

 

1교시에는 고은쌤과 지난 시간에 다녀온 등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다함께 지난 시간에 찍은 사진을 살펴봤어요. 제가 친구들을 찍은 사진도 있고, 친구들이 직접 찍은 사진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1장 이상의 사진을 찍는 미션이 있었거든요! 친구들은 자신이 찍힌 사진을 보며 꺄르르 좋아했습니다. 특히 산 위에서 발생한 사건이 담겨있는 사진이면 더 좋아했어요. 오전 반은 결이가 무차별적으로 사진을 찍어서, 그 떄 찍힌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즐거워했구요. 오후 반은 친구들이 저의 얼굴을 주무른(?)다거나, 저에게 가방을 맡긴다거나 하는 등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며 즐거워했습니다.

 

친구들이 찍은 사진을 보면서는 어떻게 서로 다른 사진을 찍었는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미션이 ‘산에서 느껴지는 여름의 모습을 찍어라!’였다보니, 어느 정도 비슷한 면들이 있었어요. 산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많았거든요.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조금씩 다 달랐습니다. 같은 나무를 찍더라도 각도에 따라 보이는 모습이 달랐습니다. 정면으로 찍은 나무 사진은 잎의 옆 면이 보이는 반면, 아래서 위로 올려다보며 찍은 사진은 잎의 아랫면이 보였습니다. 재밌는 건 아래로 내려다 보며 사진을 찍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거예요! 또 거리에 따라서, 햇빛의 양에 따라서도 다 다른 모습을 지닌 사진을 찍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찍은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고, 함께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보며 지난 주를 다시 떠올린 뒤 친구들에게 생각 그물을 그려보도록 했습니다. 여름 산에 오르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는지 말이에요. 친구들은 대부분 이런 것들을 떠올렸습니다.

  • 나무, 풀
  • 초록색
  • 더위
  • 선풍기, 에어컨
  • 시원한 것, 아이스크림, 물
  • 강렬한 햇빛

모두가 ‘초록색'을 적은 게 인상깊었어요. 물어보니 같은 녹색계열의 색 중에서 유독 ‘초록'만 여름을 나타는 색깔이라고 하더라고요. 봄에는 색색의 꽃 색깔과 연두색이, 가을에는 단풍의 색깔이, 겨울에는 약간 어두운 초록색과 회색이 어울린다고 합니다.

 

오전 반에서 결이는 칠판에 생각 그물을 그리는 대신 엄청 큰 낙서를 했어요. 이유를 물어보니 ‘그냥요'라고 대답을 합니다. 선생님이 질문을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고, 또 ‘그냥요'라는 대답이 다른 때와 달리 수업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게 되는지 이야기해주었더니, 드디어 결이가 낙서를 한 이유에 대해 말해주었습니다. 커다란 낙서는 ‘화이트홀'과 ‘블랙홀'을 의미한다고 했어요. 화이트홀은 무엇이든 뱉어내고 블랙홀은 무엇이든 빨아들인다고 말이에요. 그래서 한 번 더 무엇을 뱉어내고 빨아들이냐고 물어봤더니 평소에는 잘 알려주지 않던 결이가 친절하게(ㅠㅠ) 쾌적함을 빨아들이고 불쾌함과 더위를 뱉어낸다고 하더라구요. 너무 멋진 표현이라 오후반 친구들에게도 소개해줬답니다.

 

 

오후 반은 오전 반에 비해서 발표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합니다. 그래서 몇몇 친구들만 앞에 나와서 적고, 다른 친구들의 생각 그물은 제가 따로 보았어요. 아현이는 생각 그물 적기를 좋아하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대신 앞으로 만들게 될 이야기의 개요를 적도록 하였습니다. 사실 이 활동은 앞으로 만들게 될 이야기의 소재를 찾아보는 작업이었어요. 이번 시즌에는 ‘여름 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만들어 볼 예정입니다. 소재를 찾아보았으니, 다음 시간에는 이야기 구성하고 만드는 법을 다루려고 합니다.

 

 

 

쉬는 시간에 인희가 가져온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찍었어요! 인희가 필름 사진을 찍는다고 해서 보여달라고 했더니, 직접 가져와주었답니다. 인희가 찍은 사진을 볼 수 있어서 무척 즐거웠어요^^

 

 

 

 

 

2교시 동은쌤 <소만의 비밀>

 

 

 

오늘 배울 한자는 바로 찰 만滿입니다. 이 한자는 물과 평평하다는 의미를 가진 한자가 합쳐져 [차오르다, 가득차다]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한자에 물이 있어서인지 친구들은 이 한자의 의미를 바로 물이 차오른다는 의미로 여긴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아주 훌륭한 추리죠^^

 

그런데 소만은 입하 바로 다음 절기로 장마 시기와는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물이 차오른다는 것은 가득 차있는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지 소만이 물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기엔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고대 사람들에게 여름에 차올랐다는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건 다음 절기인 망종을 살펴보면 떠올릴 수 있습니다. 망종은 우리 주식인 쌀, 벼의 모종을 심는 시기입니다. 사실 우리는 매일매일 쌀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잘 알지 못하지만 저는 망종을 보고선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이제야 벼를 심으면 그 전에는 도대체 뭘 먹었다는 말이야?!

 

보릿고개라는 말 아시나요? 물론 어른들은 모두 알겠지만, 잘 모르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여름에 무엇이 차올랐는가, 그리고 무엇을 먹었는지는 바로 이 보릿고개로 풀립니다. 사실 만물이 자라기 시작하는 생각보다 먹을 것이 많이 부족한 시기입니다. 가을에 추수했던 식량들을 겨우내 털고나면, 봄에는 먹을 수 있는 것이 얼마 없죠. 그래서 싹이 자라기 시작할때 빠르게 보리를 심습니다. 이렇게 심은 보리가 다 자라 보리를 얻을 수 있을 때까지 주린 배를 붙잡고 견디는 시간을 바로 보릿고개라고 합니다. 이렇게 자란 보리는 망종이 되어 모내기가 시작하기 전에 모두 거두게 될 겁니다. 그렇다면!! 가득 차오르는 것은 바로바로.. 곳간이 아닐까요^^?

 

물론 소만은 여름이 되어 만물이 가득 차오르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단순히 곳간만 차오르는 것이 아니었을 겁니다. 곳간이 차오르면 배가 차오르고, 배가 차면 행복한 기분이 차오르고, 행복이 차오르면 나만 살피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살피게 되죠. 그러다보니 봄에 재배할 수 있는 다양한 농작물들뿐만 아니라 산과 들에, 그리고 여름 하늘의 뭉게구름에, 서서히 차오르는 더위까지... 그렇게 만물이 차오른다는 것을 실감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렇다면 오늘날에는 차오르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친구들과 함께 지난 시간에 다녀왔던 산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그 밖의 다른 곳에서! 차오르는 것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차오르는 것들이 정말 다양했는데요, 누군가는 보리를 추수해 곳간이 차오르는 것을 보면서 고대 사람들이 감사하는 마음이 차오를 것 같다고 한 것이 기억에 남네요. 감사가 차오른다니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번 시간에는 아이들과 함께 한자를 외워봤습니다. 만만하게 쉬운 거 하나와 살짝 버거워 도전할 수 있는 것 하나로 딱 두 개 외워보라고 했는데, 모두들 곧잘 외워서 쓰더라고요. 까먹기 전에 와르르 나와서 쓰려고 하는게 정말 정신없고 재미있었어요.

 

이번주 화요일에는 본격적인 여름이 되는 하지였습니다. 올여름 가장 더웠던 날이 아니었나 싶어요. 서서히 시즌을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남은 시간도 잘 부탁드려요^^

 

 

~오늘의 수업풍경~

 

 

 

종이 절단기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 고은쌤이 절단기로 친구들 학습지를 다듬어주고 있으니까, 다들 자기 학습지를 자르기 시작했어요. 약간 과하게 자르긴 했지만요^^

 

 

은수가 이면지를 달라고 하더니만, 수업시간에 정말 정말 집중해서 열심히 낙서를 했어요, 은수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이 무중력 상태로 떨어진 모습이에요. 이상한 중력 때문에 이리저리 걸리고 넘어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댓글 1
  • 2022-06-25 07: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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