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세미나 : 도덕과 아름다움> 2회차 후기

2022-10-21 15:32
79

미학세미나 두번째 시간에는 <불온한 것들의 미학> 3,4부 를 읽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동은님, 상현님, 우현님, 경덕님, 참 이 모였고 요선님이 아프셔서 참여를 못하셨어요. 잘  회복하셔서 담주에 꼭 만나요.

발제를 읽기 전에

내용과 관련된 예시로 제시된 주디 시카고(judy chicago. 1939. 미국)의 어마어마한 작품,

<디너 파티>에 대해  잠시 얘기 나누었어요.

3부내용 중, 작품의 도덕적 비난의 근거로 삼고 비판해야 할 지점은 여성 비하의 태도와 관점이고

무엇이 재현되고 있는가와 그 재현의 관점이 무엇인가의 구별이 중요하다는 맥락에서 소개된 작품이예요.

저는 필리스 체슬러의<여성과 광기>의 아름다운 표지그림을 작업한 예술가로만 알고 있었는데요.

<디너 파티>는 주디 시카고가 성서 속 ‘최후의 만찬’을 여성의 시각으로 재창조한 설치작품으로,

삼각형의 대형테이블에 고대부터 근대까지 서구 문명에 등장하는 신화 ,역사 속 여성들의 자리를 배열하고,

평등을 상징하는 삼각형의 세 개의 각 면은 시대를 보여주고 각 면에 13개씩  총 39개의 상징적 장소와 여성을 설정하고 ,

모든 장소 설정은 독창적인 스타일의 외음부 형태로 표현되어 있어요.

브루클린 박물관에 영구 전시되어 있는 이 작품을 동은샘은 직접!!! 보고 오셨다고 하여 저의 시샘을 한 몸에 받으셨네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책의 3부와 관련한 논의로 들어가볼께요.

 

Q. 어떤 예술 작품이 도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예술적으로도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는가?

우현샘은 구체적인 예로 마블시리즈가 PC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작품의 미학적 가치를  잃어 가고 있는 건 아닌지를  얘기하셨어요.

저는 우선,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라는 용어를 모르고 있어서 ☺️이번  기회에 공부하게 되었지요.

동은샘은 마블시리즈의 오랜 마니아로서 시리즈의 변화를 지켜보고 계시는데,

배제의 태도에서 벗어나는 모습은 반갑지만, 인종이나 젠더를 끼워넣기식으로 풀어가는 것은 분명 경계해야한다는 입장이시고,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는 영화를 미끼로 결국 우리의 주머니에서 빠져나간 돈이 OTT 상의 시리즈를 덥석 물게 되는 시스템에 대해 지적해주셔서 잼있었어요.

우현샘이 짚어 주신 것처럼 PC가 강화되면서 기존의 캐릭터가 가지고 있던 매력이나 입체적인 면이 다소 밋밋하게 그려지고,

거대 자본에 포획되면서 오히려 작품의 활기나 집중도, 미적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공감하는 지점이예요.

경덕샘이 영화 <겟아웃>을 언급해주셨는데,

그러고 보니 영화는 흑인이 겪게 되는 일상의 불안(주인공은 여자친구의 집에 놀러갈때도 어른들께 자기가 흑인인지 알렸는지 물어보는 장면)에서 부터

외부와 격리된  집안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최면을 이용해 주체의 의식을 가두고 그 흑인에게  백인의 뇌를 이식하는 방법으로 영생을  꾀하는)을 통해

드러나는 미국 사회의 여전하고도 고질적인  차별을 보여주었죠.

<영화에서 최면을 이용해 의식에 칼을 대는 장면>은 무엇을 재현하는가와 그 재현의 관점이 무엇인가의 구별이 중요한 지점을 보여준다고 할수 있어요.

대중을 의식해 캐릭터를 감싸는 거대 자본의 포장지로만 기능하는 PC가 아닌 ,

좀 더 적극적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발명하고 이야기를  발굴해내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네요.

예술이나 미디어 컨텐츠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나 힘으로 볼 때 ,

인종이나 젠더, 소수자에 접근하는 감수성은 더욱더 예민하고 섬세해 져야 하지 않을까?

그런 맥락에서 다시 우리는 책에서 다루는 유머의 본질과 미적 속성, 유머의 윤리와 비도덕적 유머에 대한 논의로 들어가 보았죠.

얼마전에 큰 이슈가 되었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윌스미스의  행동도 사회자의 농담에서 시작되었어요.

우리는 웃음 자체가 아니라  웃음을 유발하거나  그것이 진행되면서 우리에게 일어나는 내적 반응,

혹은 우리가 그런 반응을 전해 듣고 나르는 외적 반응에  대해 주로 이야기했어요.

소셜네트워크상의 단편적이고 일차적인 반응을 가지고도  표적으로 삼는 집단 행동은  반드시 조심해야되겠더라구요.

유머나 농담의 오고 가는 물리적 구조가  일대일 이든   일대 다수 든  그것은 서로가 존재해야하고, 

두 대상간의 심리적 , 사회적 관계가  그 반응들에 주요 변수가 될수 밖에 없어요.

유머나 농담이나 기대하는 반응을 획득하거나 승인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규범적인 통제나 제한이 너무 커지면,

우리는 너무 건조하게  살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혐오나 배제를 이용한 유머나 농담은 그 어떤 폭력보다 더 큰 아픔을 만들어낼 수도 있어서 역시 섬세하게 접근해야 할 부분이예요.

경덕샘이 리액션 잘하는 법에 대한 책도 소개해주셨는데,

우리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 이든 , 가까운 가족이건 지나가는 사람이건 간에 모든  관계에서 발생되는 작용과 반작용에서  마음에 균열이 남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속이지 않으면서도 매너를 지키면서 대응할수 있는 감각을 익히고  바로  써먹을 수 있게 연습해 두는 건 정말 중요할 거 같아요.

우리 각자의 유머 코드를 소개하는 시간은 서로의 드러나지 않은 뭔가를 보여주는 느낌이 들어서 무척 흥미^^ 로왔습니다.ㅎㅎ

점점 자극적인 유머를  찾게 된다고 고백^^하신  상현샘의 경우를 들으면서 우리가 규정하는 말이 지닌 의미가 조금씩 다른 것도 재미있었지요.

흠,,,동은샘이 좋아하신다는 무해한 농담을 지향하는 방식의 유머는 많이 어려운걸까요?……..

자, 더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우선, 4부로 넘어가 볼께요. 

 

Q.비극과 공포물의 역설에서 출발한 부정적 감정과 예술의 문제는 현대의 많은 예술이 <불편하게 하는 예술>이라는 점을 고려할때,

   그러한  예술로 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느낄수 있을까?

예술을 통해 얻는 감정을 규정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미학에서 제시하는 여러 이론들이 사실 우리에게 퍽 와닿지는 않았어요.

허구와 감정을 레드퍼드 퍼즐이나 유사감정으로 설명하는것이 너무 짜맞추기처럼 생각되고 

분석철학이  밀고나가는  한계가 보여서 아쉬운 분위기도 있었고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우리가 작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표현해보는 과정이 필요하고,

처음 접하는 미학의 분석철학의 접근법을 통해 그 과정을 도움받을 수 있고,

명제를 통해 진리를 파악하는 것의 중요성과 동시에 그것에 담겨지지 않는 어떤 깨달음이나 통찰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도 확인할수 있었어요.

그것은 작업에 대해 한참 어려움을 겪고 있고 , 밀고 나가는 동력이 부족한 상태의 저에게 추동이 되는 지점이예요.

 

앞서, 잠깐 상현샘의 이야기를 소개한것처럼 우리는 서로가 표현하는 말이 가진 의미의 차이를 확인하곤 하는데요.

그런 작은 차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설명하는 것이 세미나에서는  또 굉장히 의미있는 과정일거 같아요.

그럼, 여기서 각각 문학이나 영화 등에서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지점들이 있을텐데,  우리들이 갖는 <불편하게 하는 예술>의 감정 효과는 무엇일까요?

저는 오컬투장르나  좀비물을 꽤 좋아하는데 , 책에서 말하는 괴물-범주적 위반의 존재들에  매력을 느낀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 존재들이 물리적으로 불편하게 그려지지만, 한편으로는 기이한 아름다움이 있고 , 서로 다른 존재들의 관계와 서사에 집중하게 되죠.

경덕샘은 공포물로 하여금 오히려 내가 ‘살아있다’는 감각을 끌어 올리게 된다고 하셨는데, 공포의 느낌이 반드시 불쾌일 필요도 없고, 

반드시 쾌를 전제로 접근할 필요도 없음을 보여주셨어요.

반면에 동은샘에겐 끝없이 몰아부치는 식의 공포는 예민한 감각들을 지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하셨어요.

동은샘은  최근 K 팝에서 두드러지는 부조화의 음악코드들로  불편함의  또다른 쾌를 설명해주셨는데,

우현샘이  그런 부분이 재즈에서  흔히 볼수 있는 ‘악마의 코드’ 를 활용한  것이라는 설명까지 덧붙여 주셔서 

공포물이 이야기를 쭉 밀고 나갔다가 풀어주는 방식과 음악이 그런 효과를 이용하는 방식이 이렇게 비슷하게 전개되는 점은 무척 흥미로왔어요.

마지막으로 슬쩍 서로의 일상과 공부, 작업 방향과 고민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었는데,

ㅎㅎ후기는 이만 여기에서 줄일까 합니다.?궁금하시죠^^

다음 세미나는  <감히, 아름다움>의 전반부를 읽고 만나며, 상현샘이 발제와 후기를 맡아주십니다. 안녕~~

 

 

 

 

 

 

 

 

 

 

 

 

 

댓글 2
  • 2022-10-23 07:59

    이렇게 디테일하고 정성스런 후기라니~ ㅎㅎ 그날 이야기했던 것들이 딱딱 떠오르네요ㅎ 참샘 고맙습니다!

  • 2022-10-24 00:31

    책에서 인용된 작품들, 이야기하다 나온 영화, 책, 음악들이 너무 흥미롭고 풍성해서 좋아요ㅎㅎ

    취향이 달라서 더 재밌는 것 같고 기회가 된다면 영화도 같이 보고 전시회도 같이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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