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불안석 세미나 3회차 후기

우현
2022-07-12 00:18
77

 

오늘도 사이보그로 참여하신 경덕님

 

 

 저번 시간에는 괘가 자연의 상으로부터 온 것임을 배웠고, 자연(스스로 그러함)에게는 길흉이 없으며, 인간관점으로서의 길흉만이 존재한다고 배웠었죠. 이번 시간에는 계사상전 2장과 함께 길흉 개념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聖人設卦, 觀象繫辭焉, 而明吉凶,

성인이 괘를 베풀어 상을 보고 말을 달아 길흉을 밝히며,

 

1절부터 저번 시간의 내용이 나오네요. 괘를 베풀어 상을 보고 / 말을 달아 길흉을 밝혔다는 것을 구분하면서 자연과 인간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길흉을 밝힌다는 부분에서 밝히다(明)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나왔는데요, 길과 흉을 명확히 구분하했다는 의미 보다는 길흉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췄다고 생각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是故, 吉凶者, 失得之象也, 悔吝者, 憂虞之象也,

그러므로 길과 흉은 잃고 얻는 상이고, 회와 린은 근심과 헤아림의 상이고,

 

3절에 대해서는 제가 질문을 했었죠. 잃고 얻는 상이 감이 잘 안오더라구요. 안좋은 것을 얻어도 얻기만 하면 길한 건가 싶기도 하구요. 이에 대해서는 지원의 해석이 재밌었습니다. 인간의 기운, 에너지를 잃고 얻음으로 해석했다고 하는데, 저도 그렇게 보니까 아주 잘 이해가 되었어요. 약간 게임에서 캐릭터가 고유의 게이지를 갖고 있는 게 떠오르기도 했어요. 게이지를 얻으면 길한 거고, 잃으면 흉...

 

 또한 어떤 사람에 대해 길하거나 흉하다고 이야기 할 때, 그 효력의 지속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언제부터 언제까지 길한 거고 흉한 거냐는 질문도 있었어요. 타로점 같은 경우에는 점을 보는 시점부터 3개월정도까지의 미래를 점친다고 알려져있거든요. 이에 대해 고은은 칠판을 향하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길흉에 대한 그래프를 그려본다면, 일 단위의 그래프와 월단위의 그래프, 연단위의 그래프 모두가 다 다른 모습을 띄고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길과 흉은 한 시점을 특정한다기 보다는, 그 경향성 자체에 대해 말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어요.   

 

폭풍강의 중인 고은

 

 

그러나 이렇게 되면 마치 운명이 정해져있는 것 같은 느낌 아닌가요? 주역점에서는 말하는 방식이 "내일 비가 올 것이니 길하다" 가 아니라 "비가 올수도 있으니 우산을 챙기면 길할 것이다" 라는 식으로 말하는 거지요. 그러니까 그래프는 그려져 있는 게 아니라, 실시간으로 출력 중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점을 통해 경향성 정도만 파악하고, 행동에 따라 길흉을 조절할 수도 있는 거지요.

 

이미 출력되어 있는 것 같은 그래프를 지우는 우현

 

 

 

 

是故, 君子所居而安者, 易之序也, 所樂而玩者, 爻之辭也,

그러므로 군자가 거처하여 편안히 여기는 것은 역(易)의 차례이고, 즐거워하여 완미하는 것은 효(爻)의 말이니,

 

5절입니다. 여기서는 역의 차례(易之序也)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어요. 호랑이 주역 때 봄날샘이 우주의 이치, 세상의 흐름이라는 맥락으로 해석하셨었거든요. 군자는 자신에게 길하든 흉하든 세상의 흐름을 편안히 여길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래야만 군자라는 말이기도 하겠죠?

 

是故, 君子居則觀其象而玩其辭, 動則觀其變而玩其占, 是以自天祐之, 吉无不利

그러므로 군자는 거처할 때에는 그 상을 보고 그 말을 완미하며, 움직일 때에는 그 변화함을 보고 그 점(占)을 완미한다. 이 때문에 하늘로부터 도와주어 길(吉)하여 이롭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6절. 완, 완미는 가지고 논다는 의미보다는 '음미'와 가까운 의미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가지고 논다, 점을 완전히 믿지 않는다 등의 해석도 이야기 나왔었는데 음미한다는 게 제일 잘 들어맞는 것 같아요.

 

다른 절에서 등장하는 길흉과 유사해보이는 개념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보다 자세히는 다루지 못했습니다. 다만 길흉과 회,린, 형, 리, 무구 등을 길하고 흉한 정도의 차이로 해석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하지 못했고, 뉘앙스는 비슷할지라도 조금은 다른 맥락의 표현들이라는 것에 동의하는 분위기였어요. 말로 정확히 짚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정도보다는 다른 의미로 쓸 수 있는... 

 

 

다음 시간에는 길흉에 대해서 정리하면서, 뇌풍 항괘에 대한 괘사와 효사를 보고 각자가 맡은 효사를 보고 그 효사가 나오게 된 이유를 시나리오 처럼 구상해오기로 했어요. 길흉회린에 대한 언급이 모두 있는 괘라서 더욱 재밌을 것 같네요. 

댓글 3
  • 2022-07-12 10:19

    오, 우현^^

  • 2022-07-13 15:07

    사이보그 경덕의 시야와 움직임은 여러분에게 달려 있고 의식만 깨어있는 기분이 신선했어요ㅎㅎ

    길흉을 미분과 방향성으로 해석한 고은님의 그림,

    고은님의 길흉 그래프를 리셋하는 우현의 퍼포먼스도 재밌었습니다ㅋ

    • 2022-07-13 20:04

      ㅋㅋㅋ 의식이 깨어있는 사이보그 경덕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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