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이 예술> 봄 시즌 마지막 회차 후기: 식물전 완성!!

동은
2022-05-05 10:56
85

 

 

수업 마지막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햇살이 좋아서 이번 시즌에서 처음으로 커튼을 열고 진행했어요. 그랬더니 친구들 왈 “교실이 뭔가 바뀐 것 같아요?!” 햇빛이 드니, 공간이 다르게 느껴졌나 봐요. 작은 기운의 변화를 섬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친구들의 능력에 깜짝 놀랐습니다. 여름 햇살이 너무 강해지기 전까진 커튼을 열고 수업을 진행해볼까 해요.

 

  1. 식물전 이야기 쓰기

 

7회 중 3회는 한자와 한문을 중심으로 공부했고, 3회는 활동을 중심으로 수업했습니다. 1번은 수업을 맛보고 서로 인사를 나누었고, 1번은 등산을, 1번의 <식물전>을 위한 활동을 진행했어요. 그리고 마지막 시간에는 <식물전>을 완성시키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교시에는 고은쌤과 이야기를 써보았어요. 여태까지 몇 차례에 걸쳐서 이야기 등장인물과 구조를 빌드업 해왔기 때문에, 친구들은 어렵지 않게 이야기를 쓸 수 있었어요. 더 많이, 잘 쓰고 싶어서 시간을 초과하는 친구들도 있었지요.

 

친구들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저도 흥미진진하게 친구들이 쓰는 이야기를 기다렸던 것 같아요. 후기에서 몇 편을 공유해봅니다.

 

1) 상추의 최후

오선우 집에 어느 날, 붉은 기운이 느껴진다. 상추는 많이 자랐다. 그때 오선우가 상추를 따러왔다. 지켜보던 닭이 상추를 살려줬다. 오선우는 다른 상추를 수확하느라 보지 못했다. 그리곤 닭이 다짜고짜 상추와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상추는 닭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그래도 구해줬으니 고맙다고 했다. 닭은 뭐라는지 모른다. 말은 못 알아 듣지만 친해지고 있다. 닭이 물을 상추에게 주고 새로 화분에 심어줬다. 그날 밤, 상추가 잠에 들었다. 닭은 나갔다 온다고 편지를 쓰고 어디론가 갔다. 상추는 푸리로 걷고 있었는데 닭이 블루베리, 무도 데리고 왔다. 근데 주위를 둘러보며 데리고 왔다.상추가 “오! 또 살렸어?”라고 물었다. 닭은 말을 못 알아 들었지만 당황한 것 같았다. 블루베리와 무는 다시 보니 기절해 있었다. 다음날 닭이 어떤 사람에게 블루베리와 무를 주는 모습을 봤다.

상추는 도망갔다. 닭이 사람과 있다가 집에 오니 상추가 없어서 찾으러 갔다. 닭은 상추를 발견하고 따라가서 기절시켰다. 상추는 어떤 사람에게 콩에 싸서 먹혔다. 그 사람은 옛날 닭은 살려준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유투브 닭TV를 만들어 닭을 찍어서 구독자 100만명을 찍었다.

 

2) 식물전

식물 마을의 햇살이 비치는 어느 날에 상상이가 쑥갓과 쑥이와 함께 나뭇가지 비행기를 타고 놀고 있었다. 그때 상상이의 친구 토끼가 달려와서 말했다. “인간들이 곧 씨앗을 훔치러 식물 마을에 전쟁을 일으킬거야.” 그래서 상상이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식물 점쟁이 배추 할아버지한테 가보라고 말했다.

상상이는 배추 할아버지가 사는 신비의 밭에 갔다. 거기에서 할아버지가 “인간들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는 열대 섬에 있는 마법의 씨앗으로만 해결할 수 있구나. 다른 방법을 쓸 순 없단다. 씨앗을 찾기 위해서는 다 같이 힘을 합쳐야 해. 하지만 나는 이제 마력이 약해서 너희를 도와줄 수는 없어. 너희끼리 모험을 할 수 있겠니?” “할 수 있을 거예요. 친구들을 불러올게요.” 상상이는 쑥이와 쑥갓이, 토리, 들레 그리고 완두콩 오형제와 같이 마법에 씨앗을 찾으러 가기로 했다.

상상이와 친구들이 온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본 끝에 열대 섬에 가는 길을 아는 사람을 찾아냈다. 바로 지도를 만드는 가지 아저씨였다. 상상이와 친구들은 가지 아저씨를 설득한 끝에 드디어 가지 아저씨에게 지도를 볼 수 있다는 허락을 받았다.

 

 

 

 

3) 사막에 사는 상추

따뜻한 봄의 어느 날, 사막은 아직도 더웠어. 나는 사막에 사는 상추야. 나는 이름이 없어. 원래 나는 밭에 사는 상추였는데, 바람 때문에 여기로 왔어. 사막은 정말 조심해야 하는 곳이야. 독수리나 낙타가 식물을 노리고 있으니까.

오늘 갑자기 누군가가 나를 잡아당기는 느낌에 일어났어. 내 앞에는 엄청 큰 낙타가 서 있었어! 나를 보면서 말이야. 나는 뿌리를 쏙 빼서 달아났어. 나는 달리기를 잘 안 해서 짜증이 나고 지쳤어. 뒤를 보았더니 낙타는 계속 나를 쫓아오고 있었어. 그러다 내 뿌리 중 하나가 똑 부러지는 느낌이 들었어. 그래도 나는 나머지 뿌리로 달렸어. 다행히 낙타는 더 이상 쫓아오지 않았어. 안심하는데 갑자기 큰 바람이 불어왔어. 나는 계속 바람에 휩쓸려갔어.

눈을 떠보니 내가 있는 곳은 밭이었어. 다른 상추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어. 돌아보니 큰 손이 나를 향해 오고 있었어. 나를 든 사람은 어떤 농부였고 농부는 나를 밭에다 심었어. 그래서 나는 다른 상추들과 행복하게 살았어.

 

친구마다 글의 느낌이 다 다르고, 장르도 다 달라서 너무 재미있었어요. 이야기의 주인공은 모두 자신이 7주 동안 관찰한 식물이었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아주 뚜렷하게 살아있었어요. 식물이 어떻게 달리고,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다른 사람 손을 통해 움직이게 되는지에 대한 친구들의 다양한 상상력을 볼 수 있었어요!

또 시간의 흐름에 맞춰서,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이야기에 흐름을 만들어 보았는데요. 그동안 동양고전을 읽으면서 사건의 전개를 파악해왔던 덕분에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친구들이 만든 이야기에 주인공 말고도 다른 등장인물들의 상호 작용이 잘 드러나는 점도 역시 관계 위주로 이야기를 이해해보았던 경험이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뻤습니다.

 

 

  1. 식물전 삽화 그리기

 

지금까지는 각 수업과 대응되는 활동들로 수업이 구성됐지만, 이번 시간에는 유독 다양한 활동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존과는 사뭇 다른 수업 구성도 영향을 미쳤겠지요 ^^? 이번 시즌 저희의 목표는 책 한 권을 만들어내는 활동이었기 때문에, 이에 맞춰 이야기와 어울리는 삽화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사건이전-사건-사건이후 세 단계로 구성되어있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각각 우리가 수업에서 배운 내용과 결합하기도 하고, 서로 다른 스타일의 삽화를 그려보았습니다.

 

첫 번째로 식물의 모습입니다.

이번 시즌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식물관찰일지였는데요! 몇 주 동안 식물의 특성을 파악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관찰한 식물의 모습을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중에서도 크레파스와 물감으로 표현한 식물의 모습이 시건 이전의 삽화였습니다. 완전 주인공 등장!!!이라고 할 수 있는 삽화죠. 역시 이야기의 시작은 주인공의 등장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ㅎ

두 번째로 기호로 표현하기입니다.

두 번째는 수업시간에 작업했던 기호입니다. 단순하고 간결하게 주인공의 모습을 표현하고, 주인공과 사건이 일어나는 모습을 다양한 기호로 표현한 거였죠. 주인공 기호 말고도 다른 등장인물 기호와 사건을 나타낸 기호, 그리고 사건이 일어난 풍경들의 기호까지. 친구들의 삽화를 보면 단순히 주인공의 기호만 두드러지는 게 아니라 풍경기호가 두드러지거나, 아니면 사건기호가 두드러진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서 서로 다른 기호의 모습을 볼 수 있었죠.

 

세 번째는 색깔 콜라주입니다.

세 번째 삽화는 사건 이후와 관련된 삽화입니다. 사실 이 부분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고민했습니다. 사건 이후의 어떤 모습 중 무엇이 달라졌는지 어떻게 이야기가 마무리되는지... 아무래도 친구마다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세 번째 부분은 내용에 기반해 <색>으로 표현해보기로 했어요.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의 색, 사물의 색, 기분이나 감정과 같은 색 등등... 삽화를 보며 무엇의 색인지 유추해보는 것이 하나의 재미일 것 같네요.

 

 

 

아이들과 미술 활동을 하다 보면 아이들의 서로 다른 성향을 알 수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같은 기법을 가르쳐줘도 과감하게 거침없이 하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접근하는 친구들이 있죠. 이런 아이들과 함께 서로 다른 순간들을 발견하다 보면, 그 속에서도 아이들의 성향에 맞춰 일종의 스타일을 찾게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물론 시간이 많이 부족해 언제나 중간에 타협하게 되지만 말이에요...

 

 

이번 시즌에 저와 함께 배운 한자는 春, 雨, 生, 세 글자가 있었죠! 봄 춘春에서는 한자에 숨어있는 봄의 다양한 요소들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봄 글자 봄 춘春에서는 태양에 해당하는 日과 새싹의 모습이 담긴 진칠 둔屯의 모습이 함께 있는 것으로 보아 고대 사람들이 생각한 고대 사람들이 바라본 봄의 풍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와 함께 친구들이 생각하는 봄의 풍경들과 봄의 절기들에 대해서 배웠죠
이번 시즌에 우리가 식물을 살펴본 이유는 봄의 기운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24절기에는 "입절기"라고 하는 입춘, 입하, 입추, 입동과 같은 계절의 시작지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절기가 되어도 우리가 바로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계절의 이름이 붙은 걸까요? 그 단서는 입춘의 앞글자인 설 입立에서 단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의 입은 들 입入과 자주 헷갈리는데 우리가 봄으로, 여름으로, 계절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봄 자체가 일어나는, 깨어나는 모습이라는 겁니다. 이것은 봄의 기운이 깨어나는 날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한거죠.

봄의 기운은 바로 우리 눈 앞에 드러나지 않습니다. 기운은 보통 하늘에서부터 변화가 일어나 땅으로 내려와 닿기 때문이에요. 이것은 절기 변화의 순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다음에 배운 한자가 바로 비 우雨입니다. 이 문자는 우수雨水에 있는 글자입니다. 계절이 변화하면 가장먼저 하늘에서 내려오는 눈이 녹기 때문이죠. 비개 나리는 모습은 과거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雨의 갑골문을 보면 그렇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죠.

이러한 맥락은 날 생生의 갑골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새싹에서 시작된 生의 갑골문은 진칠 둔屯과는 또 다른 모양의 새싹이죠. 물론 두 가지가 같은 대상이라고 하기에는 어렵습니다. 엄연히 모습이 다르기 때문이죠. 의미도 다르고 말이에요. 이번 시즌에 배운 한자들은 전체적으로 상형자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네요 ^^

 

 

 

어느 때보다도 길어진 후기였네요! 사실 고백하자면, 이번 시즌에는 선생님들이 욕심을 조금 많이 부렸어요. 친구들과 같이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았거든요! 저는 한문 이야기를 같이 읽고 싶었고, 동은쌤은 한자를 같이 살펴보고 싶어 했어요. 첫 시도를 하는 이야기 쓰고 삽화 그리기도 하고 싶었고, 식물도 함께 키워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활동의 비중이 조금 늘게 되었어요. 친구들은 재미있게 식물도 관찰하고, 이야기도 쓰고, 그림도 그렸지만, 선생님들은 한문과 한자에 비중이 조금 줄어든 것 같아서 아쉽기도 했습니다. 다음 시즌에는 한자와 한문 비중을 사알짝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여름시즌을 준비하게 될텐데, 어린이 날이라 생각하니 아이들이 어떻게 보낼지 궁금하네요. 얼른 보고싶어요!!! 다음 시즌에 다시 만나면 좋겠습니다 ^^ 다시 만나요!! 

 

댓글 4
  • 2022-05-05 11:58

    그러니까..... 한자와 한문은 어디로??????????? ㅋㅋㅋ

    • 2022-05-06 14:34

      ㅋㅋ이곳 저곳 곳곳에 숨어있어요!^^

  • 2022-05-06 18:38

    두 분 선생님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2022-05-07 19:38

    정성스런 수업과 후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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