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손보미와 함께 읽는 소설] 7월 17일 3강 공지

겸목
2023-07-11 14:11
360

 

 

같은 작품을 사람마다 '다르게' 읽을 수 있다!! 2강 세미나에서 우리가 가장 크게 느낀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하이스미스의 소설이었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1강의 <올리브 카트리지>가 잘 읽히는 사람과 2강의 하이스미스가 잘 읽히는 사람으로 나누어진 점도 재미있었습니다. <돌고 도는 세상의 고요한 지점>을 로맨스소설로 볼 것인가, 아닌가로 독해가 달라진 점도 흥미로웠어요^^ 2강에는 15분이 들어오셔서, 온라인세미나가 아니라 오프라인세미나 느낌이 나더군요! 읽히든 안 읽히든 책을 열심히 읽어오시고, '좋다/싫다' 분명한 소감도 들려주셔 활기 있는 세미나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손보미 소설가가 골라서 읽어주는 문장들에 놀라고 있어요. 작가는 좀더 세밀하게 보는 지점이 있구나 확인하게 됩니다. 

 

3강은 팀 오브라이언의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 가운데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 <용기에 관해 말하기>, <뒷이야기>, <죽은이들의 삶> 4편입니다. 일주일 동안 소설 읽은 재미 느껴보시고, 7월 17일 월요일 오후 3시까지 인상적인 구절이나 문장, 충격적인 장면 등등 댓글로 올려주세요. 그럼, 다음주 월요일 줌으로 뵙겠습니다~

 

 

댓글 4
  • 2023-07-16 20:52

    40쪽. ‘지미 크로스 중위는 자신의 참호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마사의 편지들을 태웠다. (중략) 태워버린 그 편지들에서 마사는 몸조심해 지미, 라고 말할 때 결코 전쟁을 언급하는 일이 없었다. 그녀는 관여돼 있지 않았다. 그녀는 사랑으로, 라고 편지에 서명했지만 그것은 사랑이 아니었고, 그러므로 그 모든 미문과 세부적인 내용은 중요하지 않았다. (중략) 그의 뱃속에서는 새로 단호함이 들어섰다. (중략) 망상은 그만, 그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 저는 크로스 중위가 라벤더의 죽음에 대한 충격으로 마사에 대한 감정들 (그리움이나 사랑 등)을 망상이라고 결론짓는 이 부분에서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크로스 중위는 감정을 위험한 것으로 생각하게 되고(이것 때문에 라벤더가 죽었다고 생각하면서) 앞으로 더 이상 ‘헤이함을 용납하지 않을 생각’ 이라고 정리하게 되는데, 그 과정이 웬지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마사의 ‘사랑’이라는 말이 크로스 중위가 처한 구체적인 상황에 관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공허하고 다소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아버린 뒤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들을 차단한다는 것은 ‘무감각’해지는 걸 의미하지는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정말 바람직한 상황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178쪽. ‘마을 사람 누구도 그 지독한 악취에 관해 알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들은 선의와 선행을 원했다. 하지만 사실 마을은 떳떳했다. 그곳은 작고 친절한 마을로 매우 번창했고 정돈된 집들과 모든 위생적인 편의 시설이 있었다.
    182쪽. ‘그는 이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설명할 수 있다면 하고 생각했다.’
    189쪽. ‘나는 진솔하게 말하기가, 기억해내기가 두려웠다. - 결국 그 단편은 똥밭에서 보낸 그날 밤에 관한 완전하고 엄밀한 진실을 말하는 데 실패해 허물어졌던 것이다’
    -> 진실을 말하는 것의 어려움(용기 내기), 또는 이야기를 하지 못하거나 들어주는 이가 없을 때(혹은 듣지 않으려 할 때)의 막막함이나 절망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못했던 노먼 베커는 자살을 할 수 밖에 없었고, 팀은 살아남았습니다. (‘어쩌면 마비 또는 그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귀결됐을지 모를 기억의 소용돌이를 지나도록 글 쓰는 행위가 나를 인도해주었다는 것이다’) . 글을 쓰는 행위와 그것을 듣는 행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 2023-07-17 16:03

    <용기에 관해 말하기>
    .....노먼 보커는 등을 파묻고 자기가 그 주제에 관해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그는 똥 얘기를 할 줄 알았다. 그건 그의 주특기였다. 그 중에서도 냄새. 하지만 질감도 맛도 다양하기 이를 데 없었다. 언젠가 그는 그것을 화제로 강연할 것이다. 한 벌로 된 정장을 걸치고 넥타이를 매고 키와니스 클럽 단상에 올라 그 새끼들한테 그가 아는 온갖 경이로운 똥 얘기를 들려 줄 것이다.....(171)
    말하고 싶은, 털어놓고 싶은 참전 군인의 비애를 읽으면서 '경청'에 대해 생각했다. 때로 자신의 아픔을 말하는 사람은 얼마나 절실하게 말하고 싶은 것인가를 다시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때로 얼마나 무심한지
    ... 그녀가 여기 차 안네, 그와 함께 있었다면 말했을 것이다. "그만해. 그 단어 싫어"...(173)

    그리고 <뒷이야기>에서 다시 한 번, 말하는(글 쓰는)행위에 대해서 생각했다.
    ..글 쓰는 행위가 나를 인도해 주었다는 것이다. 당신은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경험을 객관화한다. 그것을 당신 자신에게서 분리한다....(187)

  • 2023-07-17 16:12

    1.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 중

    “전쟁은 순전히 자세와 운반의 문제였고, 그 혹 같은 등짐이, 일종의 타성이, 일종의 공허함이, 욕구와 지성과 양심과 희망과 인간미의 그 무디어짐이 전부를 차지했다. 그들의 원칙은 발에 있었다. 그들의 계산은 생물학적이었다. 그들은 전략이나 작전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 그들은 무엇을 찾아야 할지 모른 채 마을을 뒤지며.... 이른 오후의 더위 속에서 그들은 철모와 방탄조끼를 벗고 맨몸으로 걷곤 했는데 그것은 위험한 일이었으나 스트레스를 달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행군하다가 이것저것 버리곤 했다. 그저 편하기 위해... 아무렇지도 않았는데...보급헬기들이 똑같은 걸 더 많이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31)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 총, 식품, 무전기, 수통, 탄약....은 전쟁 무기일까? 생존의 필수품일까? 아니면 부적이었을까? 도대체 무기와 부적은 구별할 수 있는 것이었을까? 그 베트남 밀림 속에서? 그들이 지니고 다녔던 것은 ‘유령’이었다. ("그들 모두 유령을 달고 다녔다"/p25)
    베트남 전쟁에 대한 정말 놀라운 보고서. 멋진 소설이다.

    2. <용기에 관해 말하기> 중

    “용기가 언제나 예, 아니오의 문제였던 건 아니다. 때로 그것은 한기처럼 정도의 문제로 다가왔다. 때로 어느 선까지는 매우 용감하다가도 그 선을 넘으면 별로 용감하지 못했다...똥밭에서 보낸 그날 밤처럼 때로 용기와 비겁함은 뭔가 작고 시시한 차이가 있었다.”(176)

    ⇒똥밭에서 총에 맞아 똥수렁으로 가라앉는 병사(친구 혹은 전우)를 구하려다 똥 냄새 때문에 숨이 막혀 손을 놓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이 “엿 같은 일”(p279)을 겪고도 우리는 일상으로 연착륙 할 수 있는 것일까? 전쟁와 일상 사이의 도저히 메꿀 수 없는 심연. 그들은 그 심연으로 추락한다.

    3. <죽은 이들의 삶>

    “그들은 건배를 제안했다....죽음 뒤에 새로 찾은 노인의 삶을 위해 건배했다. 그것은 조롱이라고 할 수 없었다. 거기에는 어떤 격식이 있었고, 마치 비통함 없는 장례식 같았다.”(261)

    ⇒ 이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 쫌 놀라왔다. 생각을 더해보고 싶다.

  • 2023-07-17 18:26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
    그들은 … 온갖 감정의 수하물을 가지고 다녔다. 비탄, 공포, 사랑, 갈망 …그들은 각자의 평판을 가지고 다녔다. 그들은 군인이 갖는 가장 큰 공포, 즉 체면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다녔다. … 그들은 쪽팔려 죽지 않으려고 죽었다. …그들은 견뎠다. 짊어지기를 계속했다. 그들은 눈을 감고 주저앉기만 하면 되는 확실한 대안을 따르지 않았다. 정말 쉬운 대안이었다. … 정확히 말해 그것은 용감해서가 아니었다. 용감함은 목적이 아니었다. 그보다, 그들은 너무 겁나서 겁쟁이가 될 수 없었다. (38쪽)

    그것은 완전한 가벼움으로서 환하고 쏜살같고 기운차며 … 중력과 고생과 지구적으로 얽히고설킨 관계를 초월한 것이었다. … 미안해, 이 망할 놈들아, 하지만 난 벗어났어, 기분 째진다, 우주 유람 중이야, 나 간다! … 그렇게 그들은 밤에 꿈을 꾸지 않고도 스스로를 가벼움에 내맡겨 실려 갔다가 그대로 실려 왔다(39-40쪽)

    <용기에 관해 말하기>
    때로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일은 밤새 앉아서 뼛속의 한기를 느끼는 일이었다. 용기가 언제나 예, 아니요의 문제였던 건 아니다. 때로 그것은 한기처럼 정도의 문제로 다가왔다. … 똥밭에서 보낸 그날 밤처럼 때로 용기와 비겁함은 뭔가 작고 시시한 차이가 있었다. (175-176쪽)

    : 겁쟁이가 되는 것은 비겁함일뿐일까? 경우에 따라 용기가 될 수 없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 중 누구도 중력과 고생과 지구적으로 어럭히고설킨 관계를 초월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노먼 보커의 죄책감은 자신의 그 한끝 차이의 비겁함에서 기인했다. 우린 평생 쿨할 수 없구나. 온갖 감정의 수하물을 가지고 다녀야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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