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간 : 하늘에 속한 음양오행의 기운
지지 : 땅에 속한 음양오행의 기운
내가 태어나던 70년 초에는 지금보다 가정에서 아이를 낳는 경우들이 꽤 있었는데, 나 또한 외갓집 작은 방에서 태어났다. 여름이 한창이던 8월 초, 저녁부터 배가 아파오기 시작한 엄마에게 외할머니는 이제 아이가 태어날 것 같으니 힘을 쓰려면 저녁밥을 많이 먹으라고 했단다. 이른 저녁을 먹고 아이를 낳을 준비를 하며 온 가족이 분주한 가운데 산통의 강도는 점점 심해져 갔다. 밤이 깊어오고 아기가 자궁 밑으로 더 많이 내려오니 엄마는 대변이 마려워 얼른 화장실을 다녀왔다고 했다. 그렇게 화장실을 다녀오며 바깥을 보니 깜깜한 하늘에 별이 반짝이고, 할아버지가 하늘의 달과 사방팔방 펼쳐져 있는 자연을 향해 두 손 모아 기도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얼마 후 내가 태어났다.
임자년 무신월 임신일 경자시
세상을 사유하는 힘이 강점이지만, 차갑게 응축된 에너지를 적절히 분출하지 못하면 뜨거운 용광로보다 더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는 기운을 갖고 있다. 따라서 바깥으로 적절히 분출해 내는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 출발점이 천간의 무토와 대운, 세운으로 들어오는 목기와 화기이다. 그에 덧붙여 하루, 시간별 달라지는 천간과 지지의 기운은 부여받은 나의 기운에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나의 경우처럼 자연과의 직접적 조우가 아니더라도, 우리 각자는 출생의 순간 하늘과 땅의 기운을 몸에 새기며 태어난다. 좋고 나쁨도 없고 우열도 없는 그 자체로 의미가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태어나는 순간(어쩌면 잉태의 그 순간에) 우리는 우주적 존재가 된다. 내가 우주라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님을 천간(갑목, 을목/병화, 정화/무토, 기토/경금, 신금/임수, 계수)과 지지(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의 조화가 말해주고 있다.
또한, 이러한 에너지의 조화 과정은 풍부하고 다양한 삶의 모양을 만들어, 삶의 매 순간 순간이 그 자체로 개별적인 순간임을 사주명리는 명확히 보여준다. 한 순간도 고정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너무 좋아할 것도 너무 낙담할 것도 없다. 가끔 살면서 괜히 위축되고 쪼그라드는 순간이 있는데, 한번쯤 내 몸에 새겨진 하늘과 땅의 기운을 환기해 보면 그렇게 낙담할 필요가 없다. 누가 위로의 말을 건내지 않아도 이미 내 안에 삶을 살아낼 수 있는 힘이 존재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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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희 | 2023.02.12 | 215 |
“한 순간도 고정되어 있지 않으니 낙담할 필요가 없다!” 제 시주를 보며 실망스럽고 창피할 때마다 되새겨야겠아요- ^^
사주명리의 핵심을 간파하셨군요!!!^^
'이미 내 안에 삶을 살아낼 수 있는 힘이 존재'하다고 여기니 든든해지네요~되새기며 남은 사주명리도 배우고 적용시켜 볼랍니다^^
오~~첫시간부터 질문이 남다르시다 생각했는데~ 본질을 꿰뚫는 힘이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