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요일 아침 이슬이 비쳤다. 이슬비침은 자궁 입구가 점점 열리면서 그때 점액과 출혈이 생기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슬이라는 말이 참 낯설었는데 설마 이거인가? 싶었다. 조산사님과 아침에 전화 통화했다. 사람마다 달라서 1~2일 만에 출산을 하는 사람도 있고, 길게는 일주일에서 이주 후에 출산을 한다고 했다.  

그날은 평범한 여자들의 비범한 글쓰기 마지막 발표가 있는 날이었다. 발표는 마무리해야 하니깐 문탁으로 향했고, 또 함께 글을 쓴 많은 엄마 행성이 모인 곳이라서 마음은 더욱 안심되었다. 끝까지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무사히 발표를 마쳤다!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글로 나의 내면을 정리해 보고 싶었는데 함께 마무리할 수 있어서 너무 뿌듯했다.

초산은 40주 지나고 늦게 나온다는 말이 많아서 여유 있게 준비했다. 출산한 친구에게 받고, 선물도 받고, 저번 주부터 에어컨 청소, 화장실 청소, 빨래, 침실과 TV 방을 바꾸는 작은 이사도 했는데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출산 후 조리원에 가지 않을 예정이라서 아기 침대도 일요일에 문탁 근처에서 당근으로 샀다.

일도 마무리해야 하는 게 있는데 혹시나 진통이 시작되면 어쩌나 스트레스도 받았다. 아기도 뱃속에 39주 이상은 채우고 나와야지 더 건강하고 성장한다고 해서 이번 주까지는 뱃속에서 잘 커 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별이에게 이번 주는 뱃속에서 잘 놀고 다음 주에 만나자고 말하고 있고, 다행히 진통은 시작되지 않았다. 아이가 일 빨리 끝내고 자기한테 집중해달라고 신호를 보내는 건가 싶었다. 신기하게도 유두에 모유도 방울방울 맺혔다.

오늘까지 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오늘 밤에 남편과 마지막으로 극장데이트를 하기로 했다. 남은 기간 며칠만이라도 별이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다음 글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아가랑 함께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