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치약국에 놀러와

겸목
2023-05-30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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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한 달 동안 <일리치약국에 놀러와> 5회 고혈압/당뇨/고지혈증편 진행했다.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30분 줌으로 <병든 의료> 게릴라세미나를 했고, 내과 전문의 김한수샘의 특강을 들었다. 어제는 한의사 김순미샘의 <오장육부에 건강습관 새기기> 특강이 있었다. 마지막 특강은 온오프로 병행했는데, 동천동에 사시는 한의사샘이 '마실' 나오듯 마을인문학공동체에 특강하러 오시니 느낌이 새로웠다. 코로나 이전에는 문탁네트워크의 강의들은 전부 오프라인강의였고, 2~30명이 한 공안에 모여 북적이며, 강의도 듣고 서로 안부도 주고받으며 강의 말고도 많은 것을 주고받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온라인강의가 주를 이뤄 이런 '재미'가 줄어든 것이 새록새록 기억났다. 앞으로는 오프라인 강좌가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김순미샘의 강의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마을 주치의 갖기'였다. 내 병력과 일상을 알고 그 정보를 쌓아가고 있는 의사를 '주치의'로 삼고, 질병과 관리에 있어 함께 의논하고 상담하는 방식을 추천해주셨는데, 이런 말씀을 해주신 이유는 우리가 환자가 되는 순간 평소와 달리 비이성적으로 드라마틱한 해결책! 한방에 낫는 법! 만병통치약 같은 것에 마음이 쏠리는 환자의 '약한 마음' 때문이라고 설명해주셨다. 물론 우리도 안다. 그런 해결책은 없다고. 그러나 환자가 되는 순간, 이 모든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자꾸 병원을 바꾸고, 치료법을 바꾸며 병을 더 깊게 만드는 어리석음에 빠져드는 것 같다. 이러지 않기 위해서는 오래도록 내 질병에 대한 이력을 알고 있는 의사와 차분히 치료계획을 세우고 스스로의 생활습관을 돌아보고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질병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태도'라고 강조하셨다고 생각된다. 김순미님의 이웃으로 살며 과로와 피로가 누적될 때마다 도움을 받는다는 곰도리님의 이야기와 기나긴 갱년기의 곤란함을 오래도록 상담하고 있다는 봄날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아침에는 카페인, 밤에는 알코올로 하루를 버틴다는 곰도리님의 하소연에 아침에는 커피를 마셔도 오후에는 비타민을 섭취해보면 피로도 줄고 밤에 맥주 한 캔 하는 습관도 줄일 수 있겠다고 조언해주셨는데, 시중에 파는 주스보다는 자몽이나 레몬을 짜서 탄산수와 섞어 오후에 한 잔 마셔보면 도움이 될 거라고 설명해주셨다. 날도 더워지는 요즘! 시원한 레몬에이드 한 잔 괜찮을 것 같다.

 

20년 임상의사로서, 침과 뜸과 약을 처방하면 환자들은 "당뇨에 침이 좋나요?" "침으로 고혈압이 나을까요?" 라는 질문을 자주 듣는데, 질병의 원인도 하나가 아니고 치료의 방법도 하나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하셨다. '뭐에는 뭐" 이런 1:1 대응관계보다는 폐와 대장, 간과 대장, 비장과 위장처럼 서로 관계 맺고 있는 장부들을 고려한 치료법도 있고, 그 방법이 침일 수도 뜸일 수도 약을 수도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여기에 감정까지도 몸의 질병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니, 감정의 변화와 질병을 연관지어 생각하고 치료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다. 이러려면 의사샘과 오랜 시간 상담하고 치료해야 할 텐데, 과연 이렇게 진료해서 한의원이 운영될까 걱정되기도 했지만, 김순미샘은 그렇기 때문에 많은 환자를 보고 있지는 않다고 대답해주셨다. 강의를 들으며 이런 한의사샘과 질병에 대해 의논하면 좋겠다는 '신뢰감'이 생겼다. 3년차 신부전 환자인 겸목은 언젠가 김순미샘을 찾아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13년 전 문탁네트워크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 '남미문학세미나'를 하러 오셨다는 김순미샘은 이 날 너무 오랜만에 요요샘과 문탁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셨다. 그 사이 훌쩍 커버려 성인이 된 아이들 이야기를 비롯해서 그 사이 못 나눈 이야기꽃을 피웠다. 세 분이 너무 반가워하셔 사진으로 남겨봤다. 

 

5월 한 달 동안 <일리치약국에 놀러와>에 참여해주신 분들께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일리치약국에 놀러와>6회는 '수면'편은 10월에 진행됩니다. 그때까지 좀만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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