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학교] 맹자 5회차 후기

혜림
2022-09-27 23:12
293

맹자는 처음이다. 오래전 학교 다닐 때 성선설을 주장했다고 들은 것이 전부였다.

아무런 기초 지식 없이 들으려니 한자도 낯설고 어투도 불편하다. 내용을 요약하는 후기는 엄두가 나질 않아서 맹자를 만난 느낌을 몇 자 적는다.

 

춘추전국 시대 인물이고 그의 성선설은 인간의 본성 안에 심어져 있는 선함의 씨앗을, 성장하면서 덕으로 갈고 닦아 발현 시켜야하는 것임을 말하고 있었다. 하늘이 내린 인간의 사명으로서... 그래서인가 제선왕이나 양혜왕이 나라의 이익을 위한 것에 대해 물으면 맹자는 기어코 仁(인)의 덕에 대한 결론으로 나아간다. 끊임없이 군주의 바름이 먼저라는 맹자의 주장을 들을 때 우리나라 속담이 떠올랐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아마도 정도전이 조선 시대 정치 이념으로써 맹자의 사상을 들여온 이후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영향이 아닐까.

또 하나, 몇 년 전 그의 사상적 영향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생각되는 사건이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시민들의 적극적인 의사표현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일이다. 촛불을 들고 ‘이게 나라냐’ 분명하게 외쳤다. 외신에서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시민의식이 상당히 높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그러한 국민성의 밑바탕에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 했다. 이 지점에서 맹자의 왕도정치가 실현되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貴戚之卿(귀척지경)과 異姓之卿(이성지경). “~~~~군주에게 큰 잘 못이 있으면 간하고, 반복하여도 듣지 않으면 군주의 자리를 바꿉니다.”(p.29) 제선왕이 이 말을 듣고 얼굴빛이 변하자 “왕은 괴이하게 여기지 마소서. ~~~~ 물으셨기에 신이 감히 사실대로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아찔한 순간에도 올곧은 마음을 피력한 맹자를 만났다.

이러한 맹자의 모습은 그가 ‘지극한 사랑’이 무엇인지 알았던 사람이라고 느껴진다.

나의 상황이 어떠하든, 내 주변이 어떠하든, 내 안의 본성인 선함을 찾아내려고 고민하고 키워나갈 때, 맹자의 마음과 조금은 닮아 있을 것이다.

 

 

댓글 2
  • 2022-09-28 20:06

    왕 앞에서 바른말 잘하는 맹자.

    왕부터 어질고 의로워 지라고.

    왕이 잘하면 백성도 절로 따른다고..

    비굴함 따위는 1도 없고, 조근조근 하면서도 말빨이 좋고,

    당당하고...

    자기 세계관이 확실한 사람인가봐요.ㅎㅎ

    (저 역시 맹자 공부 처음이예요. 같이 더듬더듬 나아가도록 해요^^)

  • 2022-09-28 22:35

    과연 맹자님은 바른 말씀을 하시는데... 그것도 백성들의 관점에서 얘기하고, 백성들의 고초에 대해 공감했다는 것이 보여져 탁월하시더군요. 왕의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하는 듯 하다가도, 서슬퍼런 바른 말만 했으니 왕들은 얼굴빛이 변하고 '좌우를 보며 딴 소리'만 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말씀을 하실지.... 좀 기대됩니다. ㅋ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137
[2024고전학교] <케임브리지중국철학입문>4 - 질문 올려주세요~ (5)
고전학교 | 2024.04.17 | 조회 37
고전학교 2024.04.17 37
1136
[2024 고전학교] <캠브리지 중국철학입문> 2 후기 (2)
고은 | 2024.04.10 | 조회 61
고은 2024.04.10 61
1135
[2024고전학교] <케임브리지중국철학입문>3- 질문 올려 주세요~ (5)
고전학교 | 2024.04.10 | 조회 66
고전학교 2024.04.10 66
1134
[2024 고전학교] <캠브리지 중국철학입문> 2 - 질문 올려 주세요 (5)
고전학교 | 2024.04.03 | 조회 76
고전학교 2024.04.03 76
1133
[2024 고전학교] 네번째 시간! 케임브릿지 중국철학 입문 첫번째 후기! (4)
동은 | 2024.04.01 | 조회 96
동은 2024.04.01 96
1132
<케임브리지 중국철학 입문>(1) 질문 (4)
고은 | 2024.03.27 | 조회 93
고은 2024.03.27 93
1131
[2024 고전학교] 세번째 시간 <춘추에서 전국까지> 후기 (4)
곰곰 | 2024.03.26 | 조회 83
곰곰 2024.03.26 83
1130
[2024고전학교]<춘추에서 전국까지>2-질문 올려주세요! (3)
자작나무 | 2024.03.20 | 조회 101
자작나무 2024.03.20 101
1129
[2024고전학교] <춘추에서 전국까지> 두번째 시간 - 후기 (5)
가마솥 | 2024.03.19 | 조회 133
가마솥 2024.03.19 133
1128
[2024고전학교] <춘추에서 전국까지> 1 - 질문을 올려 주세요 (6)
고전학교 | 2024.03.13 | 조회 120
고전학교 2024.03.13 120
1127
[2024고전학교] 첫 시간 후기 - 요순우탕문무주공 (2)
진달래 | 2024.03.12 | 조회 170
진달래 2024.03.12 170
1126
[2024 고전학교] '중국철학 입문' - 첫시간 공지입니다 (3)
진달래 | 2024.02.28 | 조회 158
진달래 2024.02.28 158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