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클래식> 금강경 1강 후기
기린
2022-08-18 17:48
302
내가 금감경을 처음 읽은 것은 2011년 가을 <앎삶 세미나>에서 였다.
공동체에 온 첫 해였고, 불교 경전은 난생 처음이었고, 세미나라는 형식으로 공부를 하는 경험도 처음이었다.
처음인 것 투성인 채로 <무비스님의 금강경>으로 읽었다.
이번에 강의를 들으면서 다시 그 책을 펼쳐놓고 보니 뭔 뜻인지도 모르고 한자에 동그라미 동그라미 천지였다.
당시에 금강경 1분이야말로 부처님의 생애 전반을 느낄 수 있다는 튜터님의 열정적 설명만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다시 금강경 강의를 듣게 되었다.
"한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 급고독원에서 대비구 천이백오십인과 함께 계셨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밥때가 되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사위대성에 들어가 걸식하였습니다.
그 성안에서 차례로 걸식을 마치시고 계시던 곳으로 돌아와 밥을 먹고 의발을 수습하고
발을 씻은 뒤 자리를 펴고 앉으셨습니다." (금강경 1. 법회가 이루어진 인연 중)
요요샘의 강의에 의하면 부처님 생전에 마을에 밥을 빌러 나가면 차례로 일곱 집을 돌아 걸식해 온 음식으로
하루에 한 끼, 오후 불식이 원칙이었다고 한다.
하루에 한 번 먹는 일을 마을을 돌아다니며 얻은 음식으로 받아들이는 삶의 양식에 대해 오래 오래 생각하게
하는 문장이었다.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며 게걸스럽게 먹는 일로 만족을 찾는 내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모든 맛에 탐착하거나 동요하지 않고, 부양해야 하는 동료 없이 차례로 탁발하되,
이 집안이나 저 집안에 마음이 매이지 않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식하는 삶의 양식.
그 삶이 체득된 몸이 구성하는 언어는 어떤 상에도 매이지 않고
"존재하는 모든 중생 (.....) 나는 그들을 모두 무여열반에 들게 하여 구제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중생을 구제하더라도, 진실로 내가 구제한 중생은 하나도 없다."
(금강경 3.대승의 바른 핵심 중)
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수많은 중생이 저마다 구제에 힘을 쓸 수 있을 것이다.
小欲知足하는 삶의 양식을 통한 수행으로 相(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착목된 '나'를 직시할 수 있다는 금강경의 말씀을 계속 생각해보게 되었다.
앞으로 남은 강의에서 내 몸에 습속으로 체득된 相들의 실제를 살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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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특히 나의 습들을 관찰하고 자각해나가겠다는 말씀이 와닿았습니다. 결국은 앎이 삶으로 이어져 삶을 깊이감 있게 변화시킬 수 있어야 제대로 된 공부가 될 수 있겠지요.
저는 올해 생각지도 못했던 불교공부를 처음 시작하면서 불교 관련 책들을 한권 두권씩 읽고 있지만맥락을 잡기가 참 힘들었는데요, 이번 요요님 강의를 통해서 이런 갈증이 많이 해소되었습니다.
강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막힘없는 배경 설명과 단어의 의미를 풀어 설명해주신 요요님 덕분에 강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집중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강의입니다^^
저는 금강경을 강독하기 위해 사전 설명을 한 부분이 사실 더 흥미로웠습니다. 소의경전이 뭔지, 대승과 소승불교의 차이 등 아주 기초적인 불교 상식도 알못인 저한테 꼭 필요한 것이었어요. 경전을 낭독하고 필사하는 일이 어떤 의미의 수행인지도 사실 전혀 이해 못하고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어쨋든 흥미롭습니다. 이제 뜻도 모르고 한귀로 듣고 흘려보냈던 독송을 한땀한땀 잘 들어 새겨보고 싶네요. 퇴직 후 마음 수양에도 도움이 되는 그런 꽂힘이 있으면 좋겠어요. 기린샘 후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