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묻는질문


문탁네트워크에 관한 아래의 질의 응답은 2012년 <선물세미나팀>에서
그간 공부한 ‘선물의 공동체’ 원리를 우리의 운영원리와 생활윤리로 번역하여 표현한 글입니다.
또한 문탁을 오가는 많은 친구들이 한번쯤 고민해봤을 질문들도 정리해보았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운영원리와 생활윤리는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우리를 향해 던지는 질문 역시 여기 몇 개의 Q&A로 끝나지 않습니다.
질문은 계속되고 답변도 계속될 것입니다.
더 많은 친구들의 질문을 기다립니다
1. 문탁에서는 왜 공부를 하나요?
수천 개의 공부가 수천 개의 삶으로 창안되는 곳, 문탁 네트워크는 지금 우리가 발딛고 서있는 곳, 바로 그 자리에서 만나게 되는 또다른 세상입니다. 나와 너 혹은 1인칭과 2인칭의 종합이 아니라 우리라는 수많은 친구들의 만남 속에서 발생한 힘과 열정이 모인 곳입니다. 문탁의 공부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게 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게 하며, 알지 못했던 것을 향해 나아가게 합니다. 하지만 생각이라는 유리방 속에만 갇혀 있지 않으려고 합니다. 타자인 너를 향해, 우리라는 공동체를 향해 나아갈 때 비로소 공부가 공부다움을 알기 때문입니다. 문탁의 공부는 능력의 확장이기도 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친구이자 스승이 되면서 시간과 지혜를 나눌 때 어제와는 다른 나를 만들 수 있습니다. 누구나 시인이 되고 농부가 되고 목수가 될 수 있도록 문탁은 밑거름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 이유로 문탁에서는 항상 공부합니다.
2. 문탁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문탁에는 주인이 따로 없습니다. 문탁에서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이 곧 문탁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문탁의 운영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공부가 있으면 세미나를 만들 수도 있고, 듣고 싶은 강좌가 있으면 발의하기도 합니다. 세미나에 참여하면 문탁의 세미나 회원이 됩니다. 그 중 문탁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사가 있으면 문탁 운영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문탁의 전반적 운영은 매달 한번씩 열리는 운영회의에서 논의됩니다. 문탁 안팎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회원들의 관심사를 다룹니다. 새로 만들어지는 강좌나 세미나에 대한 이야기, 문탁 살림살이에 관한 이야기, 회원들의 관계의 윤리에 대한 이야기도 나눕니다. 운영회의는 편의상 의사결정 구조이긴 하지만 모든 회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민주적 운영원리를 지향합니다. 문탁은 세미나 회원들이 내는 회비와 운영회원들이 내는 월회비, 그 외에 강좌 수입, 특별 회비, 주방 수입과 문탁을 오가는 친구들의 고마운 선물로 운영됩니다. 문탁은 정부지원금이나 민간 후원금 등 일체의 외부지원금을 받지 않습니다. 투명한 운영을 위해 매달마다 회계는 게시판에 공개됩니다. 문탁은 국가와 자본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3. 문탁은 선물과 환대의 공동체를 지향합니다. 그 의미는 무엇인가요?
문탁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공부도, 밥도, 청소도, 선물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스승이 되어 ‘나 아닌 나’라는 차이를 만들어 내는 공부도 선물입니다. 친구가 지어준 따뜻한 한 끼의 밥에 대해 내일의 밥당번으로, 문탁 식구들을 위해 가져온 맛있는 김치에 더맛난 장아찌로 화답합니다. 터전을 깨끗이 청소하여 쾌적함을 주는 것 또한 선물입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공부를 통한 좋은 만남, 문탁의 인연으로 뜻이 통하는 친구를 만나 관계망이 확장되는 것 또한 선물입니다.이처럼 선물은 또다른 선물을 가져옵니다. 공부는 세미나를 낳고 축제를 낳고 기쁨과 우정을 낳고 돌고 돌면서 선물의 순환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문탁은 나이, 직업, 학력,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접속 가능한 열린 구조입니다. 그 누구든 문탁은 기쁘게 친구로 맞이합니다. 수천개의 삶이 마주치면서 엮어가는 유쾌한 마을, 문탁은 그런 마을로 향하는 작은 길입니다.
4. 문탁과 마을작업장 ‘월든’은 어떤 관계인가요?
마을 작업장 ‘월든’은 문탁의 여러 활동 중 하나입니다. 마을작업장은 <마을과 경제 세미나>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세미나를 하면서 배운 공부를 일상으로 잇기 위해 <생산공동체 마을경제 사업단>을 만들고 1년여 기간 화장품을 생산했습니다. 생산의 경험에서 얻은 자신감과 문탁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아낸 기금으로 작업장을 열고, 비시장적 삶을 꿈꾸며 텃밭을 가꾸고 바느질을 하며 화장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 ‘월든’은 선물의 원리만으로도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이 삶을 꾸릴 수 있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실천을 하고 있습니다. 문탁의 회원들은 작업장에서 수동적 소비자를 넘어 주체적 생산자로, 생산된 물품을 상품이 아닌 선물로 만들기 위해 마을화폐를 순환하는 능동적 참여자로 접속하고 있습니다. 작업장 월든이 마을화폐 복으로 시장 경제를 흔드는 다양한 실험은 계속 될 것입니다. 월든은 문탁의 회원들이 공부를 삶으로 실천하는 또 다른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5. 문탁의 연대활동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문탁은 책뿐 아니라 세상 모든 곳에서 배우고, 또 배운대로 말하고 행하려고 합니다. 문탁의 공부는 단순한 지식을 쌓기 위한 공부는 아닙니다. 삶과 세상에 대한 질문을 하기 위한 공부입니다. 문탁은 법의 보호에서 배제되거나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과 함께 연대하려 합니다. 낯익은 마을에서만이 아니라 세상의 낯선 관계 속에서 공통적인 것을 찾아내고 친구되기가 가능할 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지역시설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의 인문학 공부모임인 악어떼서당, 마을의 중학생을 중심으로 한 청소년 인문학강좌, 청소년 이문서당 등을 만들어가는 노력 역시 마을에서 또다른 삶을 꿈꾸는 문탁의 실천활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부산의 한진중공업 파업 현장과 밀양의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시위 현장 등 여러 지역에서 고통받는 이들이 있는 곳이면 문탁은 그 어디라도 희망을 싣고 달려가려 합니다. 사회적 실천과 사회적 연대 또한 배운대로 행하는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6. 세미나와 강좌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문탁은 마을에서 만나는 친구들과 함께 공부로 삶의 비전(VISION) 혹은 秘傳을 찾아가는 공간입니다. 누구나 하고 싶은 공부, 나누고 싶은 공부가 있으면 세미나와 강좌를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문탁에서는 비전세미나, 기획세미나, 일반세미나 세가지 종류의 세미나가 있습니다. 비전세미나는 문탁 운영회원들이 공통개념을 생산하기 위한 세미나입니다. 기획세미나가 튜터와 커리큘럼, 기한이 정해져 있는 세미나라면, 일반세미나는 주제나 구성, 기간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세미나입니다. 비전세미나, 기획세미나는 하고 싶은 공부가 있는 회원들의 요구를 반영, 운영회의를 통해 정해집니다. 일반세미나 역시 세미나 회원들이 공부를 하다가 연관된 주제에 관해 좀 더 알고 싶을 때, 강좌를 듣고 관련된 공부를 하고 싶을 때, 새로운 주제로 공부하고 싶은 요구가 있을 때 만들어집니다. 대부분 세미나의 커리큘럼은 세미나 회원들이 같이 정합니다. 공부하기 어려운 주제가 있으면 기획세미나나 강좌를 만들어 공부의 강도를 높이기도 합니다. 강좌의 경우 비정기적으로 개설됩니다. 외부에서 강사를 초청하기도 하고 문탁 내부에서 초대되기도 합니다. 세미나와 마찬가지로 회원들의 공부에 대한 요구에 맞춰 기획되고 진행됩니다.
7. 세미나의 발제와 후기는 왜 꼭 써야 하나요?
문탁에서는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스승인 세미나에서 발제문은 기본입니다. 또 세미나의 생생한 분위기나 토론의 맥을 짚어낼 수 있는 후기도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공부의 일부입니다. 문탁의 세미나는 단순한 독서토론이 아닙니다. 세미나 시간을 엄격히 지키고, 발제나 후기 등 과제를 성실히 수행하는 자세 또한 문탁에서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에 대한 선물입니다. 더 나아가 문탁에서 지켜야 할 윤리이기도 합니다.
8. 세미나 회비는 왜 내야 하나요?
세미나 회원은 매월마다 2만원의 회비를 내고 있습니다. 회비를 내면 문탁에서 진행되는 여러 세미나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세미나 회비는 문탁 회계로 보내져 운영비의 일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세미나 회비는 문탁 터전의 사용료는 아닙니다. 단지 빌려 쓰는 공간이 아니라 서로에게 공부를 선물하고 새로운 삶을 창안하는 현장의 의미가 더욱 크기 때문입니다. 세미나 회원이 곧 주인인 문탁에서 회비를 통한 상호부조는 운영원칙의 하나입니다. 마치 내 살림을 내 힘으로 꾸려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럴 때 국가나 자본의 포섭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9. 문탁 주방은 밥값만 내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나요?
문탁의 주방은 식당이 아닙니다. 아무나가 아닌 문탁에 공부하기 위해 드나드는 회원들을 위해 밥과 웃음을 선물하는 공간입니다. 단돈 2000원으로 한끼의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알뜰한 곳이기도 하지만 다른 곳의 식당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곳은 주방장이 따로 없는 주방입니다. 모두가 주인 되는 주방입니다. 또 누군가 가져오는 갖가지 선물은 모두를 즐겁게 할 일용할 양식으로 바뀝니다. 문탁의 주방은 냉장고에 머물러 있는 것도, 버려지는 것도, 낭비되는 것도 없는, 또 주방을 지나간 사람의 흔적조차 남지 않는 곳이기도 합니다. 정성으로 지은 밥과 맛깔스런 반찬이 어우러지는 따뜻한 식탁에서 우리는 한솥밥을 같이 먹는 식구입니다.
10. 문탁 주방 밥당번은 누구나 할 수 있나요?
문탁 주방은 밥상공동체를 지향합니다. 주고 받고 답례하는 선물의 순환이 이루어지는 공간입니다. 내 식구에게 밥하듯 문탁의 친구들에게 맛있는 밥을 짓고 친구가 해준 정성스런 밥상에 대한 답례로 밥당번을 하고 있습니다. 밥당번을 하면서 조금은 어색했던 친구와 호흡을 맞추다보면 저절로 우정과 사랑이 돈독해집니다. 문탁 주방의 메뉴는 친구들의 선물과 살림지기가 준비한 식재료를 합쳐 창의적으로 정해집니다. 문탁 주방은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과 밥을 나누고 싶어하는 새로운 밥당번을 언제나 환영합니다.
11. 문탁에서 하는 강좌는 수강자들이 자기 뒷정리를 직접 합니다. 왜 그럴까요?
문탁에서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는 생활 윤리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세미나 공간에서 자기가 사용한 책상은 제자리에 놓고, 주방에서 사용한 컵과 식기는 모두 스스로 닦습니다. 문탁은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공간이지만 청소당번이 따로 없습니다. 누구나 터전이 더러우면 스스럼 없이 청소해서 친구들에게 상쾌함을 선물하기도 합니다. 문탁의 터전은 누군가의 노동으로 치우는 수동적 공간이 아니라 스스로 터전을 정리하고 청소하는 능동적 공간을 지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