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 반오웰; 대중들의 공포> 후기

둥글레
2018-06-27 10:49
290

<스피노자, 반오웰; 대중들의 공포> 후기



밤을 후유증으로 토요일 오전 내내 자다가 깼는데 퍼뜩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 스피노자가 자신도 대중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게 거구나!’



(이윽고 루쉰이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루쉰 또한 대중을 자신이 계몽해야하는 우중으로 생각하다가 

자신도 그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그의 사상에 있어 전환을 가져오게 되었거든요.)



『신학정치론』에서 스피노자가 가진 대중에 대한 이중적 태도에서 

스피노자는 대중과 자신을 분리해서 생각하고 있었지만 

『정치론』에서는 대중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입니다.


『신학정치론』에서는 대중은 우중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정치론』에서 대중을 통치의 대상이자 통치자들로 선발되는 인민의 개념으로 변합니다

이것이 새롭게 정의된물티투도 것이죠

따라서 주권은 통치자의 역량이 아니라 물티투도(대중, 다중) 역량으로 정의됩니다. 



스피노자가 루쉰처럼 문학을 했다면 자신의 이러한 각성이나 모순의 고뇌가 드러났을까요?

발리바르는 스피노자의 고뇌와 분투를 그의 드라이한 저서들에서도 오롯이 느낀 것 같습니다.


스피노자는  『정치론』에서 새롭게 정의된 물티투도(대중)개념에 맞게 

여러 정치체에 민주주의 원리를 적용하려 분투합니다

그런 분투의 여정 끝에 맞닥뜨린민주정에서 

그것이완벽한 귀족정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스피노자는 절망했을까요

저도 발리바르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스피노자는 민주정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발리바르는 스피노자의 노력을 높게 삽니다

민주정에 대한 정의에 실패했다는 사실보다는 

민주주의가 어떤 정치체이건 국가의 원리가 되어야 한다고 사고하는 그의 노력을요.


그런데

이 두 저서 사이에 위치한 『윤리학』은 이 사고의 전환에 어떤 역할을 했을까요?

만약 어떤 역할이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정서의 메커니즘'에 대한 그의 연구가 아닐까 싶네요.

인간이라면 누구나 정서를 가질 수밖에 없는, 정서는 인간의 본성이다! 

이것이 스피노자가 당대의 통념에 대항하는 것입니다.

발리바르는 '교통'이라는 개념을 정서적이고도 상상적인 유한 양태들의 삶에 위치시킵니다.

'정서의 교통'을 통해 우리는 '공통통념'을 형성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미신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요.


정서에 대한 긍정은 정서를 가진 인간 전체의 긍정으로,

그런 의미에서 우중과 나는 다를게 없다!

정서는 이성으로 없앨수 있는것이 아니다.

오히려 정서를 통해 우리는 이성으로 간다.

정서의 교통이 대중이고 그것이 바로 사회다!


다시 읽은 발리바르에서 제 맘대로 느껴본 감상문이었습니다~



댓글 2
  • 2018-06-27 11:13

    정서를 통해 우리는 이성으로 나아간다!!

    정서의 역량을 어떻게 보다 적극적으로 밀고갈 것인가

    많이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 2018-06-27 18:09

    정서적 교통이 곧 개체성이고, 다중이라면

    결국 윤리란, 어떤 정서적 교통을 구성할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겠네요.

    그런데, 상상 자체가 항상 이미 사회적인 집합의 산물인 것처럼,

    인식 역시 사회적 집합의 산물!

    달리 말하면 인식이란 관념들의 교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다중에게는 정서의 교통과 관념의 교통이라는 교통의 평행론이 존재하는 것 아닐까요?

    정념들과 동시에 관념들이 어지러이 횡단하는 공동체의 삶을 살면서

    우리는 어떤 교통의 조건(정치)을 만드는 사람들일까, 자문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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