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와 표현의 문제 5회차 후기]기쁨과 앎의 로고스를 위하여...

히말라야
2018-04-08 21:51
290

어렵디 어려운 책이 5회쯤 되니, 읽을만 하더군요.

계속...불친절했던 들뢰즈가 신체와 기쁨에 대해서는 구구절절 이야기하는걸 보니,

이 얘기를 하려고 앞에서 그렇게 어려운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요즘...격무에 시달리며 갖가지 정념에 사로잡히다보니 

저는 이번장에서 기쁜 마주침에 대해 말해주는 들뢰즈가 참으로 고마웠습니다만....

요요샘과 건달바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들뢰즈에게 이의를 제기하셨죠.

과연 스피노자가 말한 좋음과 나쁨이 정말 최대치의 기쁨을 추구하라는 말인가?

정말 기쁨에서만 공통관념을 만들 수 있다는 건가...

슬픔 속에서도 공통관념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문제가 가장 논란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이해한 스피노자와 들뢰즈는,

슬픈 마주침 자체는 이미 역능이 감소된 상태이기 때문에 그 상태에서 머물지 말라고  

다시 역능을 키울 수 있도록 기쁜 마주침의 조직으로 나아가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기쁨을 추구하라는 이야기를....사탕에 탐닉하는 어린아이나, 

배터지게 먹어대는 사람들의 예로 드는 것이 저는...

들뢰즈를 비난하기 위한 비난이라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분명히 들뢰즈는 

이성의 외관을 흉내내는 '도시의 형성'에서 배우자고

또 보편적인 공통됨이 아니라 상반될 만한 가장 덜 공통된 것에서부터 

시작하자고...말하고 있거든요.

스피노자가 선-악의 도덕법칙을 좋음-나쁨의 윤리학으로의 전복한 것 속에는

이미 그 안에 초월적인 계시가 아니라 인간의 신체와 감정에 대한 이해들, 

그런 이해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적인 삶 속에서 어떻게 야심과 도의심 같은 정념들을

더 좋은 방향으로 그러니까 이성적으로 우리가 활용해야 할지를 말해줍니다.

기존의 철학자들이 인간에 대한 명확한 이해없이 인간을 선-악으로 분리하고

슬픔과 같은 나쁜 정념들을 통해서 앎을 방해하고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거죠.

그래서 자신의 예속을 위해 투쟁하는 야만적인 불행한 삶이 반복되었으니까요.  

현대인들이 즐거움에 대한 욕망을 너무 부추긴다는 염려가 있지만,

저는 즐거움에 대한 욕망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욕망에 앎이 보태지지 않는 것이 진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욕망을 억지로 억제하는 것보다는 

그 욕망에 앎을 보탤 때 진정 새롭고 기쁜 삶이 생성되는 게 아닌가요.

스피노자가 그리고 들뢰즈가 슬픔이 모든 미신의 근원이라고 하는 것은,

슬픔이 앎을 추구하려는 욕망 자체를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기쁨에의 추구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지요. 

 

어쨌거나, 너무 격무에 시달려 그냥한번 웃어보자고 써본 발제는...별로 웃기지 않았고ㅠㅜ

오히려...여울아샘의 고발정신에 ...너무 즐거웠습니다~^^

앞으로 미신신고는 모두 여울샘께 해주시기를...ㅋㅋ

앞으로는 좀더 즐거운 마음으로...스피노자를 읽어나가며

스피노자주의자용, 라이프니츠주의자용, 데카르트주의자용, 

아리스토텔레스주의자용, 플라톤주의자용...등등

각종 주의자용 심리치료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보아요~~~호호호. 

들뢰즈 마지막 부분인 다음시간 발제는 뿔옹샘!

그리고 글쓰기 주제를 잡기 위해 각자 에티카1,2부에서 개념10개씩 뽑아옵니다~ 

댓글 2
  • 2018-04-10 22:04

    키비타스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끝없이 닥쳐오는 기쁨과 슬픔을 만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최대한 기쁜 마주침을 조직하려 애쓰지만

    그러나 외적 원인에 의해 기쁨과 슬픔이 종잡을 수 없게 바뀌는 게 우리들 양태의 실존적 조건.

    물론 힘이 없으면 피하면서 사는 게 상책이겠지만..(삼십육계 줄행랑?^^)

    슬픈 수동적 정념과의 마주침이 있을 때마다 계속 피하고

    기쁜 수동적 정념만 좇다보면 

    어떻든 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양태의 삶이

    더욱 위축되고 쪼그라들 수도 있지요.ㅋㅋ

    그럴 때 우리는 살아 오면서 얻은 아주 작은 앎의 힘이라도 발휘해야 합니다.

    인식의 역능이든, 신체의 역능이든 뭐든지 힘을 내야 하고

    또 우리는 누구나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려던 것이었어요.

    이미 우리는 살면서 획득한 적합한 관념을 조금은 갖고 있으니까요.

    신체들의 마주침의 경험 속에서

    이미 우리가 획득한 적합한 관념에서 출발하자,

    이미 형성한 공통개념을 밑천삼아 더 더 적합한 관념의 연쇄로 나아가자.

    그게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많이 해서 많은 지식을 쌓는다고 

    적합한 관념을 갖는 게 아닌 건 확실합니다.

    참된 인식의 힘이야말로 

    우리를 수동적 기쁨의 정념에 집착하지 않게 하고

    수동적 슬픔에 끌려다니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 지식이 아니라 지혜가, 윤리적 삶에서는 언제나 문제입니다.

  • 2018-04-11 08:53

    들뢰즈와 스피노자!! 참 안다고도 할 수 없고 모른다고도 할 수 없는 난감감의 연속입니다...뽀글뽀글....머리에서 김이 나지만...덕분에 개념 하나하나를 찬찬히 뜯어보게 되네요...지난 주엔 실존과 본질의 차이에 대해...이번주엔 공통적인 특성과 본질에 대해...뭐 그러다 보면 신의 지적 사랑이 느껴지는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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