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마을' 위빠사나 수행처에 다녀왔습니다.

도라지
2019-07-23 18:43
733

지난 7월 13-14일 천안에 있는 위빠사나 수행처인 '호두마을'에 다녀왔다.(with 요요쌤, 미르쌤, 정향쌤)

'마음챙김 명상'이라고 잘 알려진, '위빠사나'란 남방불교 전통의 명상법이다. 위빠사나는 수행을 통해 있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아차림하는 것이다.
무엇을 알아차리나? 우선 호흡을 관찰한다. 호흡을 하면서 호흡이 부풀고 꺼지는 것을 관찰한다. 이러한 훈련을 통해 우리는 나에게 일어나는 것들에 대해서 알아차림하는 통찰을 키울수 있다.

호두마을 홈페이지에서는 위빠사나를 이렇게 설명한다.
"수행을 통해 있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아차림하는 지혜가 깊어지면 무상, 고, 무아의 지혜가 밝아져 마음이 만든 허망한 일체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평화롭고 조화로운 자비의 삶을 영위하게 됩니다. "

'위빠사나'는 붓다가 계발한 특별한 요가방법이다.  팔정도 8가지 중 '정념(사띠)'은 '깨어있는 마음'을 뜻한다.

매순간 자신의 행동을 면밀히 살피는 '사띠'가 바로 위빠사나이다.

지금 후기를 올리면서도 나의 의식은 온갖 감정과 감각의 들고남을 경험한다.

 '빨리 쓰고 니까야 읽어야 하는데', '니까야 말고 다른 책도 보고싶은데', '아! 덥다!' ...
우리의 사소하고 작은 욕망들은 시간, 분 단위로 계속 변하기 때문에 우리는 평온하기가 힘들다.

이때 감각적 욕망이 일어나면 무조건 그것을 억누르는 대신, 무엇이 그것을 일으켰는지 그것이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우선 살펴본다. 

내 의식 속에서서 항상하지 않고 변화하는 것을 거듭 관찰하다 보면,
무상함의 특성을 잘 알게 되고 망상에 집착하는 어리석음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 이상은 위빠사나의 효과가 되겠으며, 그리되기를 '호두마을'에 가기 전에 내가 소원했던 바이다.

"..명상을 가장 잘 할 것 같은 사람부터 못 할 것 같은 사람까지 일렬로 세울 때 관찰되는 흥미로운 점이 있다.
명상에 가장 소질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 명상이 주는 유익함이 가장 필요한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불교는 왜 진실인가 p.31

난 명상에 소질이 없는 사람이었다!!!

원래 몸이 한시도 가만 있질 못해서 없던 일도 만들고, 있던 것은 가만 못두는 사람이다.
이런 내가 한시간 좌선-->한시간 행선-->또 좌선-->또 행선... 이걸 감당하기란...
하지만 그 길고 긴 시간에 나는 내가 앉아서도 참 잘 자는 사람이라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하루만 더 있었으면... 하며 아쉬워하는 생각이 들길래.  깜짝 놀라며 얼른 천안을 빠져나왔다.^^

밖은 한여름, 새소리 요란하다. 소리에 이름을 붙여준다. '들림', '들림', '들림',

맛지마니까야를 편다. 경전을 읽는다. '졸림','졸림','졸림',

정향쌤이 지난 세미나 후기를 올리셨다. '기쁨', '기쁨', '기쁨',

수련원을 다녀온지는 꽤 지났지만, 아직 한템포 또는 두템포 느리게 알아차려지지만 노력해본다.

부풀고 꺼지는 망상들에 이름을 붙이기! 내 의식들이 잘 보인다. 조금씩 조금씩 덜 어리석을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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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마을 입구.

수행처에 팔자 편한 고양이들. 쟤들은 전생에 무슨 복을 지었길래 저리 한가롭게 태어났을까요? 라고 했더니.

요요쌤 왈. "어떤 업을 지었기에 축생으로 태어났을까~~~!" ㅎㅎㅎ 그래도 부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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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향쌤 첫 가출을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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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가기전 걱정하는 제게 "마음 쉬러가는데 웬 걱정?" 미르쌤의 그 말에 안심이 되었더라는...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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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마을' 공양간에서 큰 깨달음을 얻음.

공양간 밥냄새가 어찌나 명상에 방해가 되던지...ㅎㅎㅎ

또한 그날의  정갈한 반찬들이 이후 우리집 밥상에서 재연되었다는~^^

댓글 6
  • 2019-07-24 07:52

    작년 세미나 때 잠시나마 명상체험을 했었다. 

    아무것두 않고 앉아있는게 얼마나 힘든지 그때 첨 느낀걸루 기억한다.

    그래두 '다신 명상 안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는....ㅎㅎ

    다른 분들 체험두 궁금하네요~~~~

  • 2019-07-24 13:34

    도라지샘의  '간증'을 보고(다크써클이 엷어지고), 들으니(맛난 밥상)ᆢ

    언젠가, 염불보다 잿밥을 위하여 꼭 가보고 말것 같은  예감이...

  • 2019-07-24 18:43

    진짜 생각보다 밥이 너무 맛있어서 깜놀...

    분위기가 너무 자유스러워 깜놀...

    하지만 자유가 꼭 좋지는 않더라...역시 모든것은 trade off

    제가 아는 바로는 명상은 쉬고 노는거에요. 

    그냥 그것을 즐겨야지. 무엇을 위해 하는 순간 망하는 지름길. ㅋㅋ

    사랑의 기술에서 에리히 프롬이 말한 것처럼, 현대 생활에서 '무엇을 얻기위한 행위'가 아닌 유일한 것이죠.

    '생산성이나 효율성을 따지지 않기에 가장 위대한 행위다' 라고 표현해요. 

    '걷기 위해 걷다'

  • 2019-07-24 22:24

    어머~~스르륵 샘 !!!  반갑습니당^^

    도라지샘 후기 감사히 잘 읽었어요~

    이번  위빠사나 수행은

    오롯이  제게  집중해있었던  1박 2일이였고,

    정말 색다른 느낌,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이였습니다.

    든든한 의지처를 알아놓은 듯도하고 다른 한편으로

    자신을 등불삼아가라는 요요샘의 말씀도 인상적이였고

    도라지샘과 더 가까워진듯한 느낌도(좋아요~☺) 

    미르샘의 인터뷰시간 숙면도 재밌었답니다.(우껴요~☺)

    이 모든것들이 제겐 

    정말 대단한 경험이였답니다~~♡

  • 2019-07-25 12:49

    후기 보니 배 아파요 ㅎㅎ

    오롯이 쉬는 시간 넘 좋았을 것 같아요~

  • 2019-07-25 23:14

    좋은 경험이었던게 느껴지네요 부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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