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경제비전 세미나] <녹색자본론> 후기

뚜버기
2019-02-24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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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경제 비전 세미나 첫날.

작년 가을부터 왜, 어떻게 공부를 함께 할 것인가를 두고 갑론을박했는데, 드디어 마을경제 비전 세미나가 열렸다

이 조합으로 다함께 세미나를 하는 경험은 너무 오랫만이라 조금 어색했지만 그런 인상도 잠시 뿐이었다

질문도 많고 이견도 많은 가운데 정신을 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말들의 향연이 오간 탓에 메모로 정리할 틈도 없었다(후기가 늦어진 핑계를 대는 중...).


그래도 기억을 더듬어 보면...

먼저 일(하나)과 다(많음)가 함께 한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타우히드 원리는 모든 것을 일()의 직접적 표현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여기서 모든 존재자들은 같을 수 없고 다양하게 펼쳐진다

일의 표현으로서 그 차이들은 평등하게 받아들여지며 하나의 일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통일성을 담지하고 있다다양성으로 표현되는 하나가 가능한 것이다

균질화된 존재란 있을 수 없는 타우히드 원리에서 따라 나오는 가치체계에서 자본주의의 노동가치설(노동시간에 따라 수량화된 균질의 가치)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 된다.

 

이슬람을 우리가 잘 모르는 데다가, 여성에 대한 이슬람의 태도 등 분명 문제적인 부분들도 있는데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 논의가 전개되는 것에 대해 아쉬운 점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현재의 종교로서의 이슬람이라기 보다는 원리로서의 이슬람이다. 또한 그것을 생활의 원리로 삼아, 가치에 대해 다른 관념을 가지고 경제생활이 해온 사회가 분명히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자본주의의 가치이론, 더 나아가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것이 저자가 이 글에서 목표로 삼았던 것이다.

 

거칠게 말하면 나카자와 신이치는 자본주의가 서구에서 자리 잡고 융성하게 된 것은 그들이 삼위일체를 도그마로서 받아들인 사람들이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성령의 증식을 믿는 동일한 방식으로 그들은 자본의 증식하는 마술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율배반적 원리로 인한 트라우마가 끊임없이 분열증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이슬람은 타우히드의 원리를 믿음으로 받아들였기에 그것을 원리로 삼는 경제 형태를 만들어 냈다.

 

그렇게 보면 믿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가. 그렇다면 마을경제에는 그것을 잘 굴러가게 하는 어떤 장치가 있을까?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아마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는 그런 장치로서의 철학을 찾으려는 것 아닐까. 그 철학이 설명하는 세계관이 더 많은 사람들이 좋은 관계를 맺으며 소외되지 않고 기쁘게 살아가는, 그런 철학적 원리를 체득하려는 것. 그것이 우리의 공부일 것이다.

 

에필로그에서 다루고 있는 이슬람의 전통 시장 수크가 월든과 흡사한 구조라며 수크를 모델로 삼았냐는 질문도 나왔다. 월든을 만들 때 수크가 뭔지도 몰랐지만 듣고 보니 신기하게도 비슷한 점이 많았다. 아마 노동가치설을 벗어나면 자연히 그런 방식으로 물건과 사람들이 관계맺게 되는 것 아닐까? 이 참에 월든을 수크로 이름바꾸자는 말도 나왔다.

 

이번 시간에는 발제를 먼저 읽고 질문과 토론을 이어가다보니 메모를 충분히 다루지 못했던 것 같다. 물론 메모 내용을 토론에서 많이 논의했기 때문에 중복되는 부분을 빼버려서 그렇기는 했지만, 집에 와서 메모들을 읽어 보니 약간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몇 번 해보면 좋은 방식을 찾게 되겠지^^

 

댓글 1
  • 2019-02-25 13:15

    오후 프로젝트 시간에는 각자 할 일을 나누었어요. 

    1. 띠우는 3월에 글 2편을 쓰기로 해서 3월 6일에  첫번째 글 검토하고

    지금은 일단 재봉교실을 충실하게 해보기로 했고

    달팽이는 손인문학을 시작하면 계속 논의사항을 체크하기로 했고

    자누리는 자누리프로모션과 관련된 글을 써서 피드백받기로 했지요.

    담쟁이는 베이커리 교실과 관련한 글을 쓰는데 3월 6일 검토하기로 했어요

    글쓰는 사람들은 텍스트와 관련시키는 것이 관건이고, 활동을 주 계획으로 하는 사람들은 그걸 어떻게 프로젝트로 같이 나눌지가 관건이네요. 회의도 아닌 것이, 글쓰기 강학원도 아닌 것이, 또 그 모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사실 감이 잘 안잡히네요. 당분간은 우리 세미나의 방향? 성격?을 잡는게 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2. 복작연구소와 마을경제연구소의 관계가 논의 되었어요. 

    복작팀은 마을경제팀에서 논의는 하더라도 일을 끌고나갈 팀은 있어야 한다고 의견이 모아져서

    뚜버기와 코스모스가 맡기로 했지요. (향기는 복계정 정리로 계속 복작팀이구요)

    프로젝트도 그와 관련되어 제출되었어요. 뚜버기는 마을경제로 쓰는 북앤톡에 관해 지속적으로 피드백, 또는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코스모스는 복백서 발간을 추진하기로 했지요. 

    두번째 시간 정해진 계획은 자누리와 뚜버기의 글 피드백입니다. 

    오전 세미나 발제 자누리고요.

    기타 자기 과제로 무언가를 제출해도 됩니다.  

    메모를 포함한 과제들은 모두 화요일 12시까지 올려주세요. (11시면 좋은데, 어렵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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