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경제워크솝 준비세미나> 2회자 후기

르꾸
2018-07-31 22:55
310

1. 이번 시간부터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을 읽기로 했다.

   <인간의 조건>(1958)은 한나 아렌트가 <전체주의의 기원>(1951)<예루살렘의 아이히만>(1963) 사이에 쓴 책이다.

전체주의 세계 속에서 탄생한 근대적 근본악을 극복할 수 있는 인간의 조건에 대해 사유한 것으로,

이번 세미나는 전체 서술의 서론에 해당하는 1장과 2장이다.

 

2.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기초적 활동에 부합하는 인간실존의 조건을 생명’, ‘세계성’, ‘다원성으로 제시한다.

이 세가지 실존의 조건에 부합하는 인간의 활동양식을 노동’, ‘작업’, ‘행위로 구분한다.   

노동은 생명의 조건에 부합하는 인간의 기초적인 활동으로 자연의 필연성에 예속되며,

작업은 자연적 환경과 구별되는 인공적세계의 사물들을 제공하는 활동으로, 도구성의 지배를 받는다.

행위는 모든 사람에게 의미있는 공동의 세계에 관해 논의하는 정치적인 활동을 말한다.

 

3. 아렌트는 인간 활동의 규범적 토대로서 행위에 주목하며 인간 활동의 규범적 위계를 설정한다.

왜냐하면 노동의 절대화는 인간을 자연의 필연성에 완전히 예속시키며,

작업의 절대화는 인간에게서 자연의 성격, 즉 탄생성과 사멸성을 파괴함으로써 행위의 가능성을 완전히 박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동작업이 궁극적으로는 행위에 의해 통합되어야 한다.

행위만이 인간의 배타적 특권이다. 짐승도 신도 행위의 능력은 없다.

행위만이 오로지 타인의 지속적인 현존을 자신의 전제조건으로 삼는다.

 

4. 아렌트가 활동적 삶에 주목하여 특히나 행위를 통해 정치적활동을 주목하는 배경에는

행위의 인간보다 사유의 인간의 우위, 다시 말해 정치 영역에 대한 관조에 대한 우위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자 함이다.

이러한 지점은 그녀가 세계에 대해 단순히 관조하고 성찰하는 형이상학적 전통을 넘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실천철학적 방향을 제시하는 정치철학자로 자리매김하는 것과 연결된다.

 

5.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가정과 폴리스는 사적 영역과 공론 영역으로 엄격히 구분되었다.

가정인 사적 영역은 개체 유지와 종족 보존의 필연성의 영역으로 전-정치적인 공간이었다.

반면 폴리스는 자유의 영역으로, ‘좋은 삶이 가능한 공간으로,

이를 위해서는 가정 내에서 삶에 필수적인 것이 충족되어아먄 했다.

이렇듯 아렌트는 공사 영역의 적절한 구분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읽힌다.

 

6. 하지만 이러한 구별은 근대 이후의 이른바 사회적영역(경제)의 도래로 인해 그 경계가 불분명해졌다.

사회적인 것이란 사적인 관계가 공론 영역에 들어와 공적 관심을 획득한 것을 말한다.

그 결과 근대에서 사생활’(진짜 사적인 것)은 이제 정치적 영역과 대립하지 않고 사회적 영역과 대립한다.

루소는 사회적 영역의 확대가 이제 친밀성의 영역마저 침입한다는 이유로 사회에 대한 반항을 주장한다.

사회에 대한 반항은 마치 가족단위체가 확장된 형태처럼 하나의 의견과 이해만을 대변하는 사회,

즉 평준화와 평등(하향평준화), 순응주의적 경향을 지닌 사회를 겨냥한다.

사회는 모든 구성원들을 표준화시켜 행동하도록 함으로써 행위의 가능성을 배제한다.

  

7. 아렌트는 공사 영역의 구분 속에서, 사적 영역이 소유와 관련되지만,

근대 이전에 소유와 부는 결코 같지 않았음을 설파한다.

소유를 가진다는 것은 삶의 필연성을 지배함으로써 잠재적으로 자유로운 사람,

즉 자신만의 삶을 초월하여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참여하는 세계에 들어가는 사람이 된다는 거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8. 그런데 사적 소유를 사적으로 소유한 부로이해한 근대의 사적 소유 옹호자는

사생활의 적절한 확립과 보호없이는 어떤 자유로운 공론 영역도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 전통에 호소할 이유가 없었다.

근대 사회의 부의 축적 과정에서 사적 소유는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부의 축적에 방해가 될 때는 언제나 희생이 되어야 했다.

부가 공적 관심사가 된 후 그것은 사적 소유권이 거의 관리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

이것의 가장 심각한 위협은 세계에서 차지하는 자기 자신의 구체적인 장소라는 의미에서의 사적 소유에 대한 폐지이다.

 

9. 논의한 내용들

- ‘노동을 아렌트 식으로 인간 활동의 하위 영역으로 이해한다면, 문탁에서의 활동은 노동보다는 작업행위에 더 가까울 수 있고,

이는 노동 패러다임으로 모든 것을 사고하고자 하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 사적 소유와 부를 동일선상에 놓지 않을 때, 우리에게 주는 통찰은 무엇일까?

원래 소유는 세계의 특정 부분에서 자신의 위치를 가지고 그렇게 함으로써 정치적 조직체에 소속되는 것,

즉 공론 영역을 구성하는 한 가족의 가장이 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는 것에 비추어본다면,

사적 소유를 지금의 기본 소득과 연결지을 수 있을까?

- ‘사회적인 것에 대한 좀 더 세밀한 추적 작업이 필요한데, 이것은 이후 노동을 본격적으로 다룰 때 어떻게 전개시키는가를 눈여겨보자.


10. 더운 여름날 간명하게 10줄로 후기를 요약하기로 했지만, 10개항으로 급변경^^

다음 세미나 분량은 인간의 활동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3(노동)4(작업)이고, 발제는 향기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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