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모더니티> 10회차 후기

꿈틀이
2018-04-28 15:01
252

좀바르트에 이어 베버를 읽고, 물론 두 저서 모두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텍스트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좀만 집중하면 어떤 논리로 전개되고 있는지 파악 정도는 됐었는데

세번째 텍스트인 <돈의 철학>은  음.. 갑작스러운 난이도 상승이라고 해야 할까요?

너무 어렵더군요..

발제의 난감함을 어떻게 뚫고 나가야 하나.. 일주일 내내 고군분투 했습니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자는 시간과 집안일 하는 시간을 빼고는 짐멜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잘 모르겠고 이해가 안 되고

딱 울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고 제 나름 이해한 방식으로 정리를 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세미나 당일날 아침에, 만나는 친구들 모두 너무 어려웠다고 , 발제를 어떻게 했냐고들 하시기에

다른 한편 안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나만 어려웠던 건 아니었구나!>

그래서 세미나 진행을 발제와 메모를 간단히 읽고 나서, 강독을 하면서 하나하나 짚어가는 방식으로 했습니다.

처음의 난감함보다는 좀 나아졌지만 저는 여전히 짐멜의 인식론적 부분은 헛갈립니다.

먼저 짐멜은 근대 인간의 정신적 산물인 주체와 객체의 분리 능력에서 고대 세계와 구분하고 있습니다. 주체인 자아를

대상화하여 객관화하는 능력과 동시에 객체도 탄생합니다. 그로부터 절대적 자연법칙 아래에서 존재의 의미만으로- 동등성으로

존재하는 모든 사물에 대해 차이 (계열)에 의해 배열하는 가치의 세계가 창조됩니다. 우리가 우리의 정신으로 인식하는

세계는 가치계열의 세계인 것이죠. 하지만 자연질서 아래에서의 현실세계와 가치의 세계는 각각의 질서를 형성하며

독립적으로 존재하는데 이 둘은 서로 대립하지만 스피노자의 연장과 속성의 관계처럼 실체를 표현하는 통일성으로

이해해도 무리는 없을 듯 합니다.

 이러한 주체, 객체의 분리과정은 인간의 의지-즉 실천적 내부에서도 일어나는데 인간이 어떤 대상을 향유하면 조야한

충동을 일으키고 의식은 그 대상을 지향하려 합니다. 이때 인간의 의식은 객체와 대립되는 주체의 상태로 작용하는데 이것은 '욕망'을

통해 형성됩니다. 우리가 향유하지 못하는 것을 욕망함으로써 그것의 내용이 우리와 대립되고 그것은 객체 즉 대상이 됩니다.

이와같이 주체의 욕망이 설정하면서 동시에 극복하려고 시도하는 주체와의 거리에 의해 특정지어지는 객체가 바로 우리에게

가치가 됩니다.

 하지만 이 가치가 경제적 가치로 남을려면 가치의 양은 절대적인 양으로 작용할 정도로 많아져서는 안되는데 , 거리가 너무 멀어지면

욕망은 실제적인 의지 행위로 발전할 수 없고, 그 반대인 경우 욕망이 들어설 자리가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주체와 대립하는 대상으로

자리할 수 없습니다. 이것을 짐멜은 '거리두기'라고 표현하는데 객체의 희소성, 획득의 어려움, 포기 와 같은 동인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거리의 극복은 소비이며, 접근인데 욕망은 한편으로 그것이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사물과의 일정한 거리에 의해서 발생하지만 다른

한편, 존재하는 거리를 어떻게든 자각하기 위해서 사물과 우리 사이의 일정한 근접함을 전제로 합니다.

이런 거리의 발생과 극복과정을 경제활동에서는  '교환'이 담당합니다. 교환은 하나의 가치를 얻기 위해 다른 가치를 내놓아야 하고 각 가

치들은 서로를 규정한다는 전제하에 가치의 특별한 객관성을 획득하게 합니다. 이 객관성이란 주체들 일반에 타당성이라는 등식이

정당화되는 것을 말합니다.

짐멜은 이러한 교환을 경제활동 내부에서만 국한 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삶의 방식은 모든 면에서 교환의 맹아적 형태를

취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고대 사람들의 교환에 대한 거부, 증여 방식은 오히려 약탈 행위의 자명함으로 설명되기도 하고, 약탈행위와 같은

즉흥적이고 주관적인 소유변경 방식이 오늘날 '교환'으로 이행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강독한 부분은 여기까지이고 다음 시간은 '멩거의 한계효용이론'과 짐멜의 '가치상대주의'를 희소성과

효용성으로 비교 분석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뚜버기 샘의 두번째 강의 내용을 다시 한번 복습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어렵지만 정해진 기간 안에 <돈의 철학>을 읽어나가야 하기에 제 2장도 함께 읽어 오기로 했습니다.

발제는 지원, 동은, 현민이 한 절씩 나누어서 하기로 했습니다.

댓글 2
  • 2018-04-28 17:52

    역시~ 꿈틀이 샘의 고군분투 덕분에 잘 정리된 발제문으로 돈의 철학을 만날 수 있었네요!

    저도 처음 접한 텍스트라 걱정이 많았는데,

    좌충우돌하면서 서로 묻고 배우는 시간이 되어서 좋았습니다.

    두번째 시간 발제자들도 열심히 발제해 오시겠지요~? 

  • 2018-04-30 14:12

    철학적 사유가 부족한 저에게도 짐멜의 논의는  한글이  한글이 아니었어요ㅋ

    읽다가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면,

    짐멜이 중요하게 얘기한 부분이 아니라 제가 이해한 부분만 줄치고 있는듯한ㅋㅋ

    그래도 시작이 반이니,

    점점 나아지겠죠?!^^

    꿈틀이 샘의 수고에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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