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자본론(6)

요요
2018-09-02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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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항상 영으로 가득차고, 영에게 인도되고 있다. 이 생각은 초기 크리스트 교회에 모였던 사람들에게 공유되어, 그들의 집회에서는 모든 사람 위에 성령이 내려 와 사랑의 일체감으로 충만한 상태가 찾아오는 것이 언제나 기대되었다. 정통파의 길을 걷게 된 사람들은 이 때 사람들의 위에 내려오는 영의 작용은 신적인 것이고, ‘아버지로부터 직접 오는 것이라고 이해했다. ‘아버지아들과 함께 성령도 또한 신의 것이라고 초기 크리스찬들은 주장하기 시작했다.

4세기경에는 이것에 반대하여 프네우마토코이=성령을 거슬러 싸우는 사람들이 등장하여 정통파와 격렬한 논쟁을 전개했다. 이 사람들의 주장에 의하면 만약 성령을 신의 것이라고 정의하면 아들과의 관계가 모호해진다는 것이지만, 본래 샤머니즘적인 다신교의 제례에서 사람들 위에 내려오는 영의 작용과 매우 흡사한 영의 동적인 현상을 일신교 내부에 가져온다면 신의 단일성이 파괴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영은 약동하고 증식하고 확대하고 전염되어 가는 것이다. 이것을 아들아버지와 동질이라고 하는 관계에서 제압할 수 있을까. 그러나 초기 크리스트교는 성령도 또한 아버지아들과 나란히 신을 드러내는 위격(페르소나)의 하나라는 생각을 도그마로서 확립했다.

이 시대의 대표적 견해를 보자.

 

믿는 사람들의 마음에 거주하는 성령에게 가능한 한 어울리는 사람이고 싶다고 열망하는 사람들은 한 번(세례의 때에그들을 비추는 다가가기 어려운 빛을 입은 사람으로서주님이 세례의 성찬을 제정하면서 명했던 것처럼스스로 태어난 신인 성부와그 성부에서 나와 성부와 함께 실재하는 사랑받는 외아들성자인 말(로고스)오직 그 성부의 실질(휴뽀스타시스)로부터 시작도 없고 끝도 없이 발출하는 것인 성령을한결같이 섬길 것이다. (의 디듀모스 <<삼위일체론>> 아타나시오스 외 <<성령론>>)

 

성령은 신에게서 나온 것이다그러나 다른 모든 것(피조물)이 신에게서 나온 것은 아니다성령은 신에게서 나온 것이지만 성자와 같이 탄생에 의한 것이 아니라입에서 숨결처럼 나온다. (바실레이오스 <<성령론>> 18·46)

 

이렇게 크리스트교의 ‘유일신 ‘아버지로서 ‘아들을 산출(gennesis)할 뿐 아니라 자신의 안에서 ‘성령을 발출(ekporeusis)하게 된다타우히드의 사고와는 어떻게 다를까이슬람적인 사고는 (인지과학이 대뇌의 뉴런·네트워크를 횡단적으로 유동하는 지성이라 부르고신학이 절대적인 신의 지성이라 부르는 것인유동적 지성이 가진초생명적 과정의 성질에 주목한다그것은 생명이 개체로서 통일성을 만들려고 하는 성질을 넘어 유동적 지성에 갖추어진 절대적 단일성을 강조한다그런데 크리스트교는 산출과 발출의 개념을 단일한 신의 내부로 가져오는 것에 의해 신과 생명과정을 연결하려고 했다생명은 개체성을 갖고 태어나지만 그 개체성 안에는 신의 표현으로서의 단일성과 개체로서의 통일성이 하나로 결합되어 있다이것을 ‘아들의 산출과 ‘성령의 발출을 집어넣어 크리스트교는 표현하려고 한다이것은 일신교로서는 정말로 독창적인 전개이다그러나 이슬람 같은 ‘지고의 일신교에서는 신의 단일성을 위험으로 인도하는 일탈에 다름 아니게 된다.

다음 단계에서 크리스트교는 아버지아들성령’, 3자의 관계를 확립하는 이론적인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토마스 아퀴나스 등에 의한 삼위일체론의 구축이다. 스콜라학은 이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아버지는 유일한 신의 본질을 원천적(fontaliter), 원초적(primitive)으로 지니고 있다. 그것은 뒤따르는 모든 존재의 원천이자 원초로서의 풍부함을 갖고 있다. 이 풍부함은 완전히 가득 찬 역능(力能)으로부터 뒤따르는 것을 유출시킨다.

아버지로부터 산출(産出)에 의해 유출되는 것이 아들이다. ‘아들은 지혜 혹은 로고스로서 태어난다. 이 출현 방법을 산출이라고 말하는 것은 생물계에 발생하는 종의 보존방법과 동일한 방식에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생물들은 산출을 통해 유전정보를 정확히 다음 세대에게 전해준다. ‘아버지아들에게 이와 완전히 동일한 방법으로 로고스를 전한다. 생물의 유전정보는, ‘아버지로서 행동할 때의 신의 말(로고스) 혹은 지혜이다. 여기에는 완전한 동일성이 유지되고 있다. ‘아버지의 로고스는 완전하게, 조금도 틀림없이 아들에게 전달된다. 동일한 것이 늘어남도 줄어듦도 없는 상태로 확실하게 지속하고 전해진다.

이와 대조적으로 성령의 표현은 발출(発出)이라는 방법에 의한다. 발출은 산출과 달리 같은 것을 전하지 않는다. 상업교환의 경우에는 같은 가치를 가진 것의 교환이 일어나는 것이 원칙이지만, 발출의 경우에는 상대편으로 간 것이 돌아올 때에 결코 같은 가치를 갖지 않는 증여 방식으로 출현한다. 따라서 그것은 사물을 정확하게 헤아리는 지혜의 방식이 아니라 늘거나 줄어드는 의지나 사랑의 방식에 의해 존재한다. ‘성령은 선물(증여물) 혹은 사랑의 방식으로 존재하고, ‘아버지아들를 결합하는 작용을 한다.

아버지아들의 사이에는 정보의 완전한 전달과 재생, 동일한 것의 순환, 완전한 등가성이 관철되고 있다. 하지만 아버지아들을 상호 결합하는 요소로서 유동하는 사랑의 힘인 성령의 작용이 없으면 안 된다. 어떠한 피조물도 거기에 개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욤 도베르뉴(Guillaume d'Auvergne)는 다음과 같이 서술하였다.

 

  (……) (아버지와 아들을 결합시키는) 이 사랑은 성령[이다]. 그것은 마치 성스러운 숨결 같고, 한쪽에서 다른 쪽을 향한 상호 호의 같고, 서로에게 불어 넣어진 것 같고, 산출된 것은 아닌 달콤함과 같은 것이다. 왜냐하면 사랑은 다른 것에 대한 사랑이고, 사랑은 사랑받는 사람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 자신으로 만드는 것에서, 사랑은 발출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선물은 사랑이며, 사랑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 받는 사람에게 주고, 자신의 것을 사랑받는 사람에게 준다. (……) 아들은 후손이 출생 그 자체에 의해 존재하듯이, 아버지로부터 발출한다. 나는 아들을 후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아들은 아버지의 것인 우주의 주인이지만, 그것은 선물로서가 아니라 상속권과 자연권에 의해서 우주의 주인인 것이다. 하지만 성령은 그 발출에 의해 다른 이의 선물로서 실현된다. (삼위일체론」『중세사상원전집성13)

 

  ‘성령의 본질이 증여론과 생명론의 말로 말해지는 것이 주목된다. 스콜라 학자들은 유전정보의 불괴성과 동일물의 순환과 등가물의 교환의 원리에 적합한 것이 아버지아들의 산출의 관계에서 발견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아버지-아들성령의 사이에서는 불확정성이나 증여에서 가치의 변동성이나 사랑에서 무상성의 원리를 표현하고, 발출의 관계가 발견되는 것을 이미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산출이 생식과 상속의 과정에서, 발출이 사랑과 의지의 행위에서 나타나는 것을 확실히 파악하고 있다. 전자는 유전정보의 보존 때문이고 후자는 타자를 향해 자기의 면역기구를 해제하고 열어 가는 사랑의 행위와 같은 생명론적 과정에 해당하는 것까지 이 사람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문제는 성령이다. 그것은 증여로서 선물로서 실현된다. 증여를 움직여 가는 것은 타자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다. 좀 더 말하면 열망이나 욕망인데, 모든 사랑과 모든 욕망이 양의적인 것처럼 증여도 또한 양의적이다. 그렇게 되면 증여도 한순간 대가를 목적으로 한 성물(聖物)판매행위로 타락할 위험성을 늘 안고 있는 것은 아닐까. 확정할 수 없는 것이어서, 하지만 그것 때문에 풍요로운 증식성을 내포하는 성령은 부당한 이윤을 추구하는 경제행위로 순식간에 바뀔 가능성을 안고 있지 않을까. 그래서 오베르뉴의 기욤은 이러한 것을 서술하여 사랑과 상업과의 친근성, 나아가 성령의 활동과 상업과의 내밀한 연결을 암시하려 한다.

 

(······) 사랑은 마음의 열망과 같은 것이고, 우리들의 경우 감정으로 앞서 맛보았던 달콤함, 마치 지성의 입[언어]를 통해서 감정의 위 혹은 입천장에 흘러 들어갔던 달콤함에 대한 어떤 굶주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랑은 성물 매매이고 대가를 목적으로 한 것이고, 앞서 네 개의 명칭에서 언급되었던 목적의 어느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고가여서 가치 있는 것처럼, 사랑 자체를 돈에 좌우되는 것처럼 가리킨다. 이러한 사랑의 어느 것도, 본래적으로 진실하게 말한다면, 사랑이 아닌 상거래이고, 성물 매매적 수뢰이다. 왜냐하면, 모든 사랑은 관계이고, 관계는 타자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해지는 것은 본래 적합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에 관해서 무엇이 어떻더라도, 이러한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선물이라고 말해질 수 없고, 오히려 이미 서술했던 대가 중에서 사랑받는 사람의 가치에 상당하는 것이 어떤 사람에게 되갚아진다. 왜냐하면 모든 선물이 선물인 것은, 주어지기 때문이지, 반드시 고가인 대가로서 되갚아지기 때문은 아니다. 따라서 자비에서 무상으로 나오는 것만이 선물인 것이다. 삼위일체론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스콜라학자들이 극히 예민했다는 것에, 우리들은 매우 놀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스콜라 학자들이 이러한 삼위일체론을 구축했던 시대, 수도원의 밖에서는 (혹은 그 내부에서도) 자본주의 형성의 힘찬 태동은 시작되고 있었다. 아마 스콜라 학자들은, 그들의 삼위일체론이 일종의 경제론적 사실에 접촉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이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서, 삼위일체론에 기초한 경제론을 전개한 동기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아버지에 의한 아들의 산출은, 현실에 대한 무한의 투입이 발생시킨 칸토어에서 괴델에 이르기까지의 거대한 문제계를, 발생시키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한편, ‘성령의 발출 쪽은, 자본의 본질을 둘러싸고 마르크스가 수립한 이것 또한 거대한 문제계를 낳게 될 것이다. 괴델 문제계와 마르크스 문제계는, 단순한 관계로는 묶여있지 않다. 둘은, 말하자면, ‘삼위일체가 형성하는 보로메오의 고리같은 관계로 이어져 있지만, 스콜라학에서는 그 관계를 통일적으로 파악하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떻든, 여기에는 이미 현대의 모든 것이 맹아의 상태로 포함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우리 앞에 이슬람과의 근본적인 이질성을 품은 크리스트교적 일신교의 특질이 확실하게 부상해 오게 된다. ‘아버지아들을 산출하고, ‘성령이 그로부터 발출하는 삼위일체론을 일신교적인 기호론의 토대로 설정한 크리스트교는 그 구조로 인해 자본주의와 매우 친화적이다. 일신교가 실현하려 한 1차 형이상학 혁명의 정신에 충실하고자 하여, 가장 순수한 일신교의 형태를 타우히드에 의해 실현하려 한 이슬람은, 그 구조로 인해 자본주의와는 이질적인 경제 시스템을 낳고 발달시켜 온 것이다. 이슬람은 삼위일체의 구조를 신의 단일성 안으로 가지고 들어와 버린 크리스트교를 계속 비판했는데, 그것은 동시에 자본주의와 그 내부에서 전개되는 경제학 전체 (거기에는 사회주의 경제학도 포함된다)에 대한 비판이 될 숙명을 지니고 있다.

 

(101쪽 그림 설명)

보로메오의 고리로서 결합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 토마스 아퀴나스는 성령의 발출내부를 다시 영발(spiratio)’발출(processio)’라는 두 양식으로 나누어, ‘성령의 작용을 구체적으로 관찰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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