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자본론 - 녹색자본론(2)

뚜버기
2018-07-27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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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야웨의 이름을 가진 초월적 지성은, 향후 인간(라고 해도 아직 이 시점에서는, 그가 선택한 소수의 하베루들 뿐이지만)은 자신의 본질을 이루는 유동적 지성이 갖는 특징 가운데 상상계의 작동에 직결되는 이미지와 그 변형(metamorphosis)의 강도와 매력을 사랑하면 안 된다고 명령하고 있다. 그 매력적인 강도를 신의 ()’으로 표상한 것에 절해서는 안 되고, 그것을 사랑하고 섬겨서도 안 된다. 만약 이라는 말로 유동적 지성 속에 빛나는 하나()’인 나를 똑바로 알고 싶다면 나 이외에는 똑같이 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 저 다신교의 신들, 유동적 지성이 가진 마술력에 형태를 부여한 매력 넘치는 신들을 ""와 같은 ""으로 사랑한다면 ""는 너를 자자손손에 이르기까지 "질투"할 것이다.

상징계는 상상계를 그 풍성함 때문에 질투한다. 로고스인 아버지가 자연인 어머니를 질투하듯 ""는 변용하는 것, 생성 변화하는 것과 자기 증식하는 것을 질투한다. 그런 것에 대한 사랑은 유동적 지성으로부터 그 영성을 빼앗기 때문이다. 자연의 사랑은 진실한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상과 목소리의 매력에 빠져서는 안 된다. 그래서 너희들은 나와 함께 은으로 된 신들을 만들지 말고 자기 때문에 금으로 된 신들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이미지의 절대적 빈곤의 사막에서 나를 발견하고 오직 나만을 사랑하라.

이 말씀들을 다 듣고 난 뒤모세가 율법을 새긴 석판을 안고 시나이 산을 내려오자그는 산기슭의 숙영지에서 역겨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조용히 모세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었어야 할 백성들이 황금으로 만든 송아지 상 주위에서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며 송아지 신을 위한 제사를 올리고 있었던 것이다보아하니 자신의 대리인으로 남아 있던 형제 아론까지도 군중에 끼어있지 않은가분노에 떨면서 모세는 율법을 써 넣은 석판을 던져 부수고당장 송아지 상을 불로 태운 다음 잘게 부수어 물 위에 뿌리고부들부들 떨면서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유대 백성에게 금가루가 섞인 물을 억지로 삼키게 했다.

모세는 아론을 추궁했다그러자 그는 당신의 귀환이 늦어지자 불안한 백성들이 무엇인가 마음에 의지가 되는 신들의 상을 만들고 싶다고 부탁했다그래서 금 귀걸이 등을 공출 받아 이상을 만들었다고 대답했다아론이 말했다. “우리 주인께서는 노하지 마시오그대도 아시다시피 우리 백성은 악합니다그들은 제게 우리를 위하여 앞장 서야 할 신을 만들어주오우리를 이집트 땅에서 인도한 사람모세는 대체 어떻게 되었는지 우리로서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그때 나는 그들에게 말했습니다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라도 그것을 몸에서 떼어 나에게 주시오라고내가 그것을 불에 던지자 이 소가 나온 것입니다.”(전게서이 말을 다 듣고 나서 모세는 여기 까지 자신을 따라 온 백성들을 야훼를 따르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나누고야훼를 따르지 않는다고 표명한 3,000명 정도를 학살했다.

이 유명한 에피소드에는 일신교의 본질을 둘러싼 실로 많은 문제가 말해지고 있다그러나 지금 우리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있는 영상론적인 문제와 화폐론적인 문제 두 가지이다.

모세의 동포에 대한 분노는 우선 그들이 유동적 지성의 내면의 ‘타오르는 떨기나무처럼 빛나는 것, ‘있다(존재한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저 ‘하나()’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동일한 저 유동적 지성 표면의 빛이 날 정도의 번쩍임과 장엄함과 매혹 밖에 믿을 수 없다고 하는 한심한 무리들을 향하고 있다그들은 생성변화를 이루고자기 증식을 만들어 낼 정도로 발산하는 물질성의 매혹에 홀리고그것을 상과 영상으로 만들어 응시한다거나사랑한다거나동경한다거나숭상한다거나 하는 것으로만 불안을 해소할 수 있었다모세는 이 같은 이미지로서의 신을 부정한다그리고 나아가 이미지가 갖는 유혹하는 힘도 부정하고상상계의 매혹에 부착된 일체의 기호일체의 상일체의 소리와 노래까지 의혹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일신교는 인류를 인류답게 하는 유동적 지성의 내부에 변화도 생성도 하지 않는 순수 강도인 하나를 발견함에 따라 세계와 자기 인식에 새로운 단계를 이루게 되었다. 하지만 어떻게든지 하베루적인 기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마술적 사고의 아름다운 꽃들을 흩뜨릴 필요가 있었다. 여기에서 자연스레 탈레반에 의한 바미얀 불상파괴나 주민들로부터 오락영화의 즐거움을 뺏으려 하는 그들의 고집불통 정책이 떠오른다. 그들이 행한 어리석은 짓을 인류의 이름으로 비난하기는 쉽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어리석의 짓으로 매도되는 행위는 인류에게 발생한 인지론상의 대 비약과 밀접하게 연결된, 마술적 사고의 탐닉에 반대하는 명확한 하나의 사상에 기인하고 있는데, 그 사실을 사람들 대부분이 잊은 척하고 있다. 우리의 과학은 여태까지 다양한 생활 영역에서 마술적 사고를 소멸시키는 데에 성공한 예가 없다. 게다가 그것은 자본주의화한 우리 경제생활의 기저에서 전례 없는 강도로 계속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 점에 있어서 일신교의 바람은 실현되지 못했다.

이 에피소드에서 또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이 있다. 금송아지가 가진 화폐론적인 본질에 모세가 예리하게 반응하고 있는 점이다(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모세의 전승을 빌려 자신들이 품은 일신교적 사상을 표현하려고 한 성서 작가들이 이 문제를 예리하게 살폈다는 의미다). 매우 가혹한 환경 속에서 자신들의 운명을 이끌어온 모세가 모습을 보이지 않은지 오래되었다. 백성들은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그때 백성들은 자신들이 가진 귀중품을 공출하여 일단 유동체로 녹였고 그 용류(溶流) 속에서 송아지 상이 나타나자 다시 기쁨을 찾았다고 한다.

여기에는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를 앞둔 백성들이 자신들의 부를 유동체로 녹여 송아지 상으로 증식한 가치를 눈앞에 두고 불안감을 없애려고 하는 모습이 의식적으로 묘사되었다. 귀고리에서 금속의 유동체로, 나아가 거기에서 출현한 가치의 이윤으로써의 송아지 상으로.(증식하였다.?) 모세는 사람들의 종교행위 속에 숨어있는 화폐론적인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를 거절한다. 여기에서 고용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에서의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말이 떠오른다. 케인스는 미래에 대한 확실한 보증을 해주는 모세와 같은 존재가 없어졌을 때에는 다양한 가치물을 유동체로 되돌려서 쌓아두려고 하기 마련인데, 그 유동체 안에서 이자(증식분)를 갖춘, 보다 커다란 가치의 출현을 기대할 수 있다면 불안은 더욱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치를 보존하여 모아 두는 수단으로서의 화폐를 소유하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은 반은 합리적이고 반은 불합리한 본능적 기반에 근거하고 있지만, 이 욕망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우리가 품고 있는 불안이나 불신의 정도를 나타내는 바로미터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서는, 가치를 화폐와 같은 유동체로 쌓아 놓음으로써 이 불안은 많이 진정된다. 금전을 빌려줄 때 이 유동체는 일단 빌려주는 사람으로부터 떨어져야만 하므로 당연히 그때부터 발생하는 불안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게 된다. 이 대비의 척도를 보여주는 것이 이자율이다--이렇게 케인즈는 말한다. 이러한 사고에도 모세의 체험의 잔향을 알아 들을 수가 있다.

 황금 송아지의 제례에 대하여 모세가 품은 격렬한 분노에는 일신교의 성립이 단순히 인류의 종교사상 상의 중요한 비약을 의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마술적 사고과 일체가 되어 눈부신 전개를 이루고자 한 인류의 경제가 성취하는 것의 미래에 대한 불안에 찬 예언이 숨어 있는 것 같다. 일신교가 마술적 영상에 대해 보이는 불신감의 배후에는 아무래도 하나의 경제학 비판이 잠복해 있는 듯 하다. 우상의 신들은 상상계에 의해 키워지고 마술적 사고를 온상으로 하여 머지않아 거기서 증식하는 화폐를 둘러싼 자본주의의 사고를 성장시켜 갈 것이다. 경제학 비판으로서의 일신교. 기원에 있아서 일신교의 투쟁은 이러한 인류의 미래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임에 틀림없는 근원적 에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오늘날 이미 이슬람의 원점으로의 회귀를 지향하는 사람들만이 그것을 의식하고 있을 뿐이다.

 

  2. 이자(이윤)를 부정하는 이슬람

  원리에 있어 일신교에서는 기호라는 것은 다음과 같이 여겨진다. ‘나는 있다. 나는 있음이라고 하는 자다’(율법서). 자신을 라고 말하는 신은 존재와 일체이고 존재 그 자체이다. 있다란 우리가 보통 현실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을 구성하는, 온갖 것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일신교의 원리에서는 상징계(신의 로고스)와 현실계는 일체되어야만 한다. 이것을 조금 종교적으로 표현하면 신은 세계를 창조하고 바람의 살랑거림, 동물의 한숨, 빛의 떨림, 떠오르는 수증기, 목소리, 시선, 말 등, 무릇 이 세계에 있는 것 모두가 신의 로고스의 직접적인 표현이고, 현실계는 구석구석에 이르기까지 신의 로고스인 상징계에 가득차서, 상징계의 활동을 수행한다. 이 신의 로고스의 활동과 닮은 것이 인간의 언어·상징활동이고 거기서는 다양한 종류의 기호가 이용되고 있다.

이 원리적인 사고에 따르면, ‘기호의 본래의 존재방식이란, 상징계와 현실계를 가능한 한 직접적으로 결합한 것이어야만 한다. ‘기호는 항상 한편에서는 신의 로고스가 임하는 것에 닿고(나무가지들의 끝을 바람이 지나간 순간에 거기에서 신의 로고스의 섬세한 직접표현을 감지하는 정신상태라고 말하면 좋을까), 또 한편에서는 그 신의 말씀이 직접표현된 것인 현실이 부풀림줄어듦도 되지 않은 곧이곧대로 존재에 단단히 결부되어야만 한다. ‘기호는 상징계와 현실계의 직접적인 경첩인 셈이므로, 현실로부터 유리되어 멋대로 기호가 자기증식한다든가, 혹은 현실의 아름다움을 질투하여 일부러 자기위축한다든가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고, 또한 쾌감원칙에 지배받기 쉬운 상상계의 개입에 의해 상징계의 로고스의 작동이 일그러뜨려진다든가, 저해된다든가 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인간은 일상 생활 속에서 여러 종류의 기호를 사용하면서 거짓말을 한다든가(경첩의 형태를 멋대로 바꿔 만들어서 현실을 일그러뜨려 버린다), 일부러 남의 마음을 끌려고 한다든가 (상상계의 과잉인 활동을 끌어들인다), 타인과 다른 사회를 매도한다든가 (분노 때문에 온갖 타자가 신의 말씀의 표현인 것을 일시적으로 잊어버린다) 하는 것을, 자신에게 금지해야 한다. 적어도 자신을 삼가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생활의 모든 장면에서 인간은 신의 말씀으로 관통되는 윤리를 살아야만 한다.

이렇게 사고하는 일신교는, 대개 상상계의 작동에 대해서는 경계한다. 상상계에서 해방된 신의 말씀의 표현자(그것을 구조주의에 경의를 표하여 시니피앙이라고 불러보자. 덧붙여 레비스트로스에게 구조의 개념은 스피노자에 의해 근본적으로 변경된 일신교의 있음의 사고로부터 큰 영향을 받고 있으며, 라캉의 그것은 카톨릭화된 일신교 그 자체이다)가 상징계의 규칙의 손아귀를 용케 피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서로 자유롭게 결합을 행하고 멋대로 출산하고 (이때 시니피앙의 자기증식이 일어난다), 태어난 아이들을 곁에 두고 떼어 놓지 않는다(아버지인 상징계의 말씀의 손에 건네져서 할례를 받게 되는 것을 싫어해서 상상계에 아이를 남겨둔다)는 꺼림칙한 경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댓글 1
  • 2018-07-27 07:46

    여행 떠나는 뚜버기의 마지막 여행준비가 혹시 이 후기가 아니었을지?

    일본어 강독 일주일 쉬는 동안 찬찬히 읽어보겠습니다.

    뚜버기, 여행 잘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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