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오오카도 마사카츠의 논문 <신자유주의 시대의 역사학>을 다 읽었네요.

이 논문의 두번째 후기를 올립니다.

첫번째 후기는 아래 게시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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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시대 역사학의 과제' 

저자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역사학의 과제를 세 가지로 정리합니다.

첫째, 세계사 인식이 주요한 초점이 되고 있습니다.

다시 역사인식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지요. 공정, 정의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물론 위안부 문제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역사학의 연구과제로 제기됩니다.

둘째, 1990년대 이후 역사학에는 '사는 것' '생명' '생존'에의 관심이 높아집니다.

즉, 삶, 생명, 생존의 관점에서 역사를 다시 보는 것이지요.

여기에는 글로벌화 아래에서의 역사에 대한 근원적 재검토와 더불어 3.11 이후의 역사학에 대한 고민이 함께 제기됩니다.

셋째, 1970년대 이후의 사회사의 전개, 1990년대 이후의 국민국가론과 언어론적 전회, 구성주의의 영향 하에서 

역사학의 존재방식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그런 만큼 신자유주의 시대의 역사학도 역사학을 재검토하는 커다란 흐름 속에 있다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언어론적 전회라는 말이 등장하는데요, 이 말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은 역사학의 새로운 흐름, 즉 ‘사실이란 없다. 역사는 이야기이다’라는 새로운 역사에 대한 관점의 등장을 의미합니다.^^)

언어론적 전회 이후 역사학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를 일본에서는 현대역사학이라고 통칭합니다.

현대역사학과 관련하여 저자는 사료에 대한 관점에서 전환이 일어난 것과 역사학 서술방법의 변화의 예를 소개합니다.

일반적으로 역사학에서 사료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으로 취급되어 왔지만, 현대역사학에서는 사료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가 문제가 됩니다.

사료수집-역사상 형성-역사 서술이라는 과정에서 사료를 독해하는 역사가의 인식구조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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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역사학자들이 쓴 글들을 읽으면서 최근 우리나라 역사학자들의 고민과 역사학의 과제는 뭐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 역사학자들이 쓴 책을 읽어본지 참 오래되었습니다.

오래 전 저의 역사공부는 

강만길의 <분단시대의 역사인식>이라든가, 

송건호 백기완 임종국 박현채등이 필자로 참여한<해방전후사의 인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리영희 선생의 <전환시대의 논리>와 더불어 젊은 우리를 격동시켰던 책이었지요.

근현대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은 식민지 시대의 사회주의 운동에 대한 탐구로 이어져

돌베개에서 나온 <한국공산주의 운동사>를 비롯한 노동운동사 관련 책들과 

<러시아 혁명사>를 비롯한 민중운동사에 대한 독서로 이어졌습니다.

그리 급진적인 저자들이 쓴 책도 아니었는데도 대부분의 책들이 금서였던.. 야만의 시대였습니다.

최근 무슨 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책이 식민지 시대 여성 노동자 '강주룡'의 이야기라고 하는 것을 읽으며

다시 오래전 노동운동사를 공부하던 시절이 떠오르더군요. 

일본어 강독세미나에서 일본학자들이 쓴 역사학에 대한 질문들을 읽으면서

새삼, 역사학 역시 시대와 함께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요 몇년 사이에 제가 읽은 역사와 관련된 책들을 떠올려보니

우리 시대의 역사학의 관심사와 결코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더군요.^^

내가 선택한 줄 알았는데, 예나 지금이나 

결국 역사의 그물 안에서 파닥거리며 이런 저런 책을 읽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ㅋㅋ

그건 그렇고.. 90년대 이후 역사학의 존재방식이 달라졌다는데

우리나라의 역사학자들은 무엇을 어떻게 연구하고 어떤 책을 내고 있는지, 점점 더 궁금해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