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세미나>3분기 6회차 후기 -교감과 항상함-

자누리
2018-09-09 18:59
308

하경으로 넘어와서 첫번째 두 괘인 함괘와 항괘를 공부했다.

주로 뜻을 이해하는데 집중했으므로 정리만 해본다. 사실 후반부로 가면서 격렬한 토론은 없어지고  있다.

몸이 지치는건지(쉴 때마다 누워있는다..), 세미나 형식을 바꿔야 하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이번 괘에서는 함괘가 무척 재미있었다. 매력적인 괘로 표시해주었다.

1.咸-서로 감응하다, 서로 기분을 느끼다.

은 모두의 뜻인데 으로 해석한다. ‘모두의 뜻을 동시에 취해서 相感, 交感으로 보는 것이다. 감응의 기본을 상호간에서 보는 점은 스피노자의 정서론을 생각나게 한다. 택산을 소남소녀의 결합으로 보며 그 결합력과 연관되는 점, 감응의 최고를 천지와 만물의 감응으로 보는 점 등도 그렇다. 효의 상을 신체에서 취하는 점은 어떤 연관이 없을까? 또한 함괘 다음인 항괘와 비교하면 외부의 만남에 대한 반응, 변화, 변용인 점에서도.. 그런데 교감이라는 말처럼 은 훨씬 역동적으로 표현된다. 感通, 感而動이 많이 나온다. 주자는 이란 외부가 나를 느끼게 하는 것이고 이란 내가 다른 사람의 느낌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라고 한다. 感而動은 감응하여 스스로 움직인다는 표현법이다. 외부와 사귐 속에서 서로 촉발(자극, 감응)이 일어나고 그 반응이 스스로 전파된다. 이것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을 고민해보니 느낌의 상태를 알려주는 말, 氣分인 것같다. 스피노자의 정서도 외부와 만남을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 알려주는 신호와 같은 것이다. 만남의 힘(보다는 에너지)가 커지는지, 작아지는 알려주는... 자극을 주고, 반응을 일으키고, 상호간에 통하게 하는 기의 흐름, 그 색깔을 뜻하는 기분은 바로 이다.

 

2. 교감은 다양하다.

효의 특징은 모든 효가 정응관계이다. 그래서 괘에서는 교감으로 해석했는데 뜻밖에도 효에서는 그다지 좋지 않다. 정이는 노골적으로 사심에 매인 감응이라 하고 주자는 효의 판단에서 움직이지 않는 효가 좋다는 것에 주목한다. 때가 모두 감하고 동하는 때여서 그럴 수도 있고, 구체적인 둘 사이의 교감이 따라하기, 즉 수동적 정서라고 본 것 같기도 하다. 특히 하체는 괘여서 자기 마음을 잘 지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니 교감인 줄 알았더니 남에게 마음이 휘둘리는 거였군하고 경계하라고 한다.

교감의 종류는 그 강도로만 구분하지는 않는다. 엄지발가락으로 교감하는 경우는 그 교감 수준이 낮다. 마치 첫 눈에 반해서 감성에너지가 막 상승하는데 그게 나만의 것이어서 전파력이 약한 것과 같다. 장딴지로 교감하는 경우는 발보다 앞서가는 장딴지처럼 조급하고 자기 감응에 취한 경우이다. 넓적다리는 다른 신체부위를 따라서 움직인다. 특히 넓적다리는 구삼효인데 강강이어서 자기 마음 조절이 가능한 사람임에도 위의 기쁨의 체()를 좇아간다. 마치 쾌락을 찾는 것처럼. 기쁨이 과한 경우이다. 사효의 심장으로 교감하는 경우는 당연히 길하다. 다만 그 힘이 약해서 변덕이 있으면 교감의 범위가 아주 협소해진다.

나머지 두 효는 예상을 뒤엎어서 아주 재미있다. 구오효는 등으로 교감한다(咸其脢). 심장 반대편이니 아주 싸늘할 것 같지만 천만에, 사심에 매이지 않으므로 천하와 교감할 수 있다. 이것, 혹시 이성에 의한 능동적 정서 아닌가? 상육효는 얼굴의 광대뼈, , 혀로 교감한다(咸其輔頰舌). 얼굴의 이 부위들은? 바로 말할 때 움직이는 곳이다. 즉 말로 하는 교감인데 이는 교감의 축에도 들지 못해서 길흉조차 없다. 어쩌나..이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3. -변화와 항상함을 동시에 사유하다

항상함은 유가가 아주 좋아하는 말이다. 그 해석이 아주 철학적이다. 항상함은 두 가지 조건을 갖는 상태이다. 우선 장구하다. 오래되고 그치지 않는다고 표현하는데, 이는 전체 시간이 길다는 뜻보다는 시간의 끊김, 지속 사이의 틈이 없다는 말이다. 하다 말다하는 것은 항상함이 아니다. 그런데 가장 경계하는 말은 고정불변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고집스런 지속, 이런 것이 아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게 없다는게 주역의 기본이니 변역을 계속하면서 순환을 이어간다는 뜻이다. 순환도 고정불변은 아니다. 사계절의 순환을 예로 들지만 그것은 똑같은 주기를 의미하기보다는 식물의 생장흐름과 같은 리드미컬한 흐름이 순환한다는 것 같다. 정이는 계속 당부한다. 항상함은 절대로 일정함을 고집하는게 아니야!!!

앞의 함괘의 효들은 올바른지가 중요했다. 교감이 일어나도 삶의 에너지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항괘는 이 중요하다. 수시변역속에서 그것을 따라서 항상하려니 균형감각이 중요한 것 같다. 그러므로 구이효과 육오효만 괜찮다. 초육은 깊은 항상함으로 눈치없이 원칙을 따지면 고집을 피우는 경우이고 구삼은 밀어붙이다 제 풀에 나가떨어지기를 반복하고, 상육은 진동하는 항상함으로 아예 항상됨이 없다.

다음 시간은 고전공방 연합? 세미나여서 복습 안하네요.

복습이 밀리니 이것도 고민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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