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유학> 주자평전(12, 13장) 후기

자작나무
2018-08-16 22:42
251

아주 늦은 후기를 올리게 되어 송구합니다.

지난 시간에 우리는 드뎌 <주자평전>의 무려 <상>을 다 읽었습니다. 1145페이지에 달하는 아주 긴 장편!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상편이고, 상편만큼 두꺼운 하편을 읽는 것이 이번주부터의 미션이랍니다.

그리고 주자의 나이는 아직 40! 허걱, 그의 왕성한 학문의 세계가 이후에 펼쳐지니,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멀고도 먼!

 

쨌든 12장과 13장은 1180년대 초반의 주자의 행적을 다뤘답니다.

그에게 몇 번 있었던 관직의 길에 그가 어떻게 대응했고, 어떤 식으로 대민활동을 펼쳤는가를 12장은 중점적으로 보여줍니다.

특히 강남지방을 휩쓸었던 가뭄-재난 상황을 구휼하는 작업을 그는 무척이나 잘 해내지만,

재난은 천재가 아닌 인재였던 바, 그는 당시에 등장하는 반도학의 외침에 큰 타격을 입습니다.

물론 주자의 성격도 한몫해서, 어느 지방관을 향해 6차례의 탄핵 상소를 올리는, 타협하지 않는 대쪽같음(이라고 하면 좋겠지만),

혹은 너무한 거 아니라고 할 정도로 집착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당중우 탄핵 사건은 여러 모로 이야기거리가 많고,

주자에 있어서는 하나의 스캔들이어서 다양한 해석이 있답니다.

결국 큰 뜻을 품고 관직에 나아갔으나, 크게 물 먹고 실패한 주자입니다.

수징난은 주자의 '실패'를 그 개인의 실패로 보지 않습니다. 그의 실패는 시스템에서의 실패,

"종법적 혈연으로 이루어진 척당과 관료적 특권으로 이뤄진 정당이라는 두 역량으로 직조된 봉건의 거대한 그물망에 대적하지 못한 것"(1018)

으로 보지요. 이게 도화선이 되어 조정발 '반도학'이 연출됩니다.

그런데 그의 정치적인 실패는 실패가 아니었습니다.

그의 학파/학술이 정치적인 힘을 얻는 밑거름이 되었죠. 

이는 그가  친구들의 죽음 이후, 강남(특히 절강)을 돌아다니면서 선비들을 만나고 논전하는 과정에서 승리가 되어 등장합니다.

 

1180년대 초반, 주자에게 있어서 큰 사건은 친구인 장식과 여조겸이 비슷한 시기에 죽은 일입니다.

친구를 잃은 슬픔도 추스리기 힘든 일인데, 그들을 중심으로 지탱되던 학파들이 흔들리는, 즉 도학파 내의 분열이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일이 발생합니다. 이 분화가 '절동'에서 모습을 드러내는데,

한편으로는 도학파 내의 분화, 혹은 분열로도 보이지만, 주학은 위기를 기회로 삼은 양,

사공학(절학)+주학(민학)+육학(강서)의 상호 논전으로 주학이 강남 도학에서 주류가 되는 혹은 그 세력을 확대하기에 이릅니다.

게다가 주자가 당시 재난 구재 사업에서 보여준 정의로운 모습, 타협하지 않는 모습에 재야의 학자들이 후루룩

그를 보려고 몰려드는 일도 생겼고, 당시 새롭게 등장하는 정치세력가들에게도 주자의 이름은 날리게 되죠.

그렇게 당중우 탄핵 상소 이후, 파직당한 주자는 무이정사에서 6년간 강의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산속에 들어가 있으니 흡사 은둔 생활을 하는 듯해도,

주자는 절강, 민, 강서를 아우르며 자신의 사상을, 공부방법을 두루 알립니다.

 

특히 이때 같은 도학파 내의 사공파와 크게 논전했던 것은, 의리와 왕패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의리라는 도덕과 이익이라는 공리, 이 둘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특히 영강파와 영가파의 사공파와 여조겸의 여학이 갖고 있는 역사에 대한 시선은 주자와 함판 붙습니다.

그 한판 붙는 장면을 수징난은 14장에서 보여주고 있고, 그것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재미나게 풉니다.

이건 다음 후기를 참고하시고.

 

늦은 후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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