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LAP-처세의 기술] 다섯 번째 시간 후기

2019-07-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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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주제는 부모였습니다. 부모... 어려운 주제죠. 이번주에는 채진이가 빠졌는데 어쩐지 아쉽더라고요 하하하...

 

(그럭보니 후기를 적는데 수업 내용이 고민상담이라 후기에 적는게 조금 꺼려지긴 하네요...?!)

 

제 고민은 “부모님과 대화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였습니다. 어떤 일을 계기로 부모님과 대화하는 것에 기대를 가지지 못하고 포기하는 마음으로 대화에 임하게 되는 것이 고민이었어요.

 

소학 말고도 많은 동양고전에서는 유난히 부모님을 모시는 이야기들이나 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 부모라거나 효도같은 얘기들이 가장 고리타분하고 틀에 박히게 보이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수업에서 우리가 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우리의 가치관과 과거의 효도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이런 차이를 알게 해주는 것이 원석의 힘이 아닐까 싶어요. 순임금이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이 부모를 잘 모셨기 때문일 정도로 그 시대에는 ‘효’라는 가치가 출세의 수단이 되었다고 합니다. 순 임금의 이야기를 보면 정말 이해는 잘 되지 않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이야기도 있는 반면 섬세한 시대상을 반영한 문장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문장은 증석과 증자, 증원이 어떻게 서로를 보살폈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예전에는 한 식구의 가장이 밥을 먹는 것도 그저 개인이 아니라 사회상이 반영되었던 것이라고 해요. 그래서 밥을 먹고 남은 음식들이 집안 식솔들에게 돌아갔다고 합니다. 때문에 아버지의 대외이미지(?)를 신경썼던 증자는 증자가 밥을 먹고나면 언제나 남은 것이 있는지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증석이 죽고 증원이 자기를 보필하게 된 뒤에는 증원이 남은 것을 안물어보면 증자가 알아서 물어봤다고 해요. 증증증 세 부자지간 사이의 효가 어떻게 이루어지는 건지... 조금이나마 알 수 었던 문장인 것 같습니다.

 

제 고민에 가장 잘 들어맞았던 문장은 ‘간’한다는 내용이 들어간 문장이었습니다.

 

“부모에게 잘못이 있으면, 기운을 가라앉히고 얼굴빛을 온화하게 하고 목소리를 부드럽게 해서 간해야 한다. 만약 간하여 들어주지 않으면 더욱 공경하고 효도하는 마음으로 부모를 대하고 부모가 기뻐하면 다시 간해야 한다.

부모가 기뻐하지 않는다고 해도 마을과 나라에 죄를 짓게 하기 보다는 차라리 간절하고 은근하게 간해야 한다. 부모가 화를 내고 기뻐하지 않으면서 종아리를 쳐 피가 흘러내려도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공경하고 효도하는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 문장을 보자마자 들었던 느낌은 부담스럽고...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고... 그런 반면 그동안 내가 생각보다 얼만큼 노력해보지도 않았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도대체 “효”란 무엇이며... 그 다음으로 부모에게 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의 해결이 아닌 큰 숙제가 앞에 던져졌어요. 그런데 다행히 저만 그렇게 느낀게 아니란게 가장 위안이란 점이었습니다. 하하... 여유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단타가 아니라 기본기를 익히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친구들도 이번 문장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효라는 것이 신체발부 수지부모를 넘어서서 무엇을 신경써야 하는 것인지, 생각보다 섬세하고 끈질긴 일을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부모님도 끈질기게 저희를 길렀던 것처럼... 저도 함께하려면 더 끈질겨져야하는게 아닌가 싶었어요.

 

이번 시간으로 주변 관계에 대한 처세술은 끝났습니다. 다음 주 부터는 집, 음식같이 비인간(!) 영역의 관계를 다루게 됩니다. 상상이 잘 되지 않아 기대가 되는 것 같아요. 다음주에 만나요!

 

 

 

댓글 1
  • 2019-07-19 10:10

    연장자에 이어서 부모에 관련해서도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옛 사람들의 모습 중엔 한 편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로는 오늘날을 돌아보게 만드는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저 또한 수업을 하면서 이런 저런 고민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접근해야 좋을지 연구를 더 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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