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시간 공지

고은
2019-02-25 22:57
337

2년간 진행해온 <길 위의 인문학 동아리>의 마지막 시간이자

영화로 10주간의 세미나를 진행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던 <JEM 시네마>의 마지막 시간이기도 하네요.

1. 영화-텍스트는 다루기 어려워!

개인적으로 지난 9주의 세미나 시간을 회상해보자면 어려운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가장 당황스러웠을 때는 "이 영화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들었을 때였어요.

쉽게 볼 수 있고 빠르게 지나가는 영화라는 텍스트의 한계를 실감하는 순간이었죠.

때문에 명식하고는 이런 저런 고민이 많았습니다. "세미나를 도대체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걸까?"

저나 명식이 의미를 해석하고 장면 하나 하나를 짚어갈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때로는 비슷한 이야기가 세미나 시간에 반복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죠.

다시 영화로 세미나를 진행한다해도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덕분에 대화 나누는 방식에 대해 많이 생각해볼 수 있는 9주였습니다.

반면 텍스트가 영화이기 때문에 세미나에 가져다 준 활력도 있었습니다. 

세미나 시간이 끝나고도 (잘 진행되었던 잘 진행되지 않았던) 멤버들끼리 이야기를 더 나누는 모습은 참 신기했어요.

개근한 멤버들도 많고, 영화를 다 봐오지 않았던 친구들은 거의 없었으니까요!

마지막 시간을 준비하며 여러분이 매 시간 썼던 글을 들춰봤는데, 꽤 재미있었습니다.

글을 세로로 쓰기도 대각선으로 쓰기도, 엄청 수정해가며 쓰기도 막힘 없이 쭉쭉 써내려가기도 하더군요.

각자의 스타일이 잘 드러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내용들도 재미있었어요. 손으로 쓰는 글이라 그런지, 장황하지 않아서 좋더군요.

시간이 30분 밖에 안되니 장황할 새가 없는 거죠!ㅋㅋ 한 문장 한 문장 질문을 꾹꾹 눌러서 쓴 것 같아서 좋았어요.

글들이 짧지만 충분히 여러분의 마음이나 생각이 잘 담겨있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2. 마무리 준비는 이렇게!

마지막 시간에 각자 영화의 명장면을 뽑아, 그것을 나름의 방식으로 드러내보기로 하였습니다.

크게 세 범주로 나눠볼 수 있어요.

(1) '되기'

 수아와 새은이의 <시>를 보고 주인공 '되기', 그리고 우현이의 <브로크백 마운틴>보고 주인공의 부인 '되기'.

 우선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봐야 겠죠? 어떻게 되어볼 수 있을까, 주어진 일주일에 대한 준비과정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매일 밤 삼십분 간 영화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상상하며 시간을 보내본다거나, 매일 그 사람이 나오는 장면을 돌려 본다거나. 또 소리나 배경 조명은 어떻게 하면 그 사람을 잘 드러낼 수 있을까, 기술적인 고민도 필요해 보입니다. 물론 이런 과정에는 반드시 대상에 대한 분석이 따라야겠죠.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캐릭터에 대한 단편적인 해석을 주의하세요! 캐릭터가 보낸 시간, 타고난 기질 등을 상상하며 여러층의 레이어를 만들어보세요!

(2) 인터뷰

 해은이가 <원령공주>를 보고 들었던 질문, 초희가 <나우시카>를 보고 들었던 질문.

 두 사람은 이런 저런 고민이 있는데 아직 확실하게 정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이 서로에게 질문을 던져주고, 그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발표를 하기로 했어요. 정답을 가져야 한다는 부담갖지 말고, 내가 무엇을 잘 모르겠는지를 한 번 설명해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짧은 글을 써보면 좋을 것 같아요. 두 사람 모두 자연과 인간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어요. 사실 이 고민은 결이 너무 넓기 때문에, 막막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재해에 대한 고민에 도움이 될만한 책은 <사상으로서의 3.11>인 것 같네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어떻게 봐야할까에 대한 일본의 수많은 철학자, 과학자, 예술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써놓았어요. 원령공주와 나우시카의 세계가 처해있는 상황과 비슷한 상황에서, 그것을 어떻게 봐라봐야 하나에 대한 입장이 아주 다양하기 때문에 각자가 가진 생각을 자극시키기에 좋을 것 같아요.

(3) 무비토크

 초빈이의 <원령공주> 인형극, 아토의 <헤드윅> 방구석 1열

 두 사람 모두 영화의 엔딩 장면을 손꼽았죠. 엔딩으로 영화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는 것은 결국에 감독이 영화로 하고자 했던 이야기, 큰 주제를 건드려보겠다는 것이기도 해요.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감독은 왜 이것을 결말로 두었을까? 그렇다고 너무 크게 잡으려고 하지 마세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한 가지 혹은 두 가지 정도의 키워드를 뽑아서, 그 키워드로 영화를 정리해본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 키워드들이 어떻게 배치되었는지, 어떻게 작동했는지, 그 의미는 무엇이었을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 그리고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찾아오면 재미있겠죠? 두 사람 모두 관객과 호흡하는 형식을 택했기 때문에, 시간에 딱 맞춰서 준비하지 말고 그 이상을 해오는 것이 좋아요. 300% 정도는 준비해와야 100%를 실전에서 풀어내게 되니까요. 

댓글에 파일로 각자 맡은 영화에서 썼던 소감문을 첨부합니다.

토요일에 점심 같이 먹기로 한 것 잊지마요! 12시 30분에 봅시다!

댓글 2
  • 2019-02-25 22:59

    -

  • 2019-03-0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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