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 학자들이 수다 : 사람을 읽다 - 1부 1장 숙제

고로께
2020-06-27 09:07
296

≪논어≫는 공자의 책인가
≪논어≫는 ‘논하다’는 뜻의 논(論)과 ‘말하다’의 뜻의 어(語)로 이루어져있다. ‘어떤 주제에 대하여 논 하는 말’이 그 뜻이 된다.
공자시대의 책은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 그 소수만이 문자를 알고 있던 시대에 기록을 남기고 책을 엮는 것은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포함한 여러 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가능한 일이다. 왕실이나 공실 같은 최고의 지배층이 아니면 엄두도 낼 수 없는 거대한 작업이었다. 이런 상황에 ≪논어≫의 기록은 획기적인 일이다. 그 내용에 말단귀족인 공자, 그의 제자들까지 ‘선생’이라는 존칭과 함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그중에서는 천민 출신도 있었다. 이는 그 자체로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이정표이고, ≪논어≫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다채로움은 귀족사회에서 일어난 혁명과도 같다.

통계로 본 ≪논어≫의 재구성
논어는 20개의 ‘편’과 512개의 ‘장’, 약 1만5천자의 한자로 구성되어 있다. 최초의 기록은 공자가 죽은 후 기원전 479년 이후의 일이다. ≪논어≫라는 책의 제목은 사마천의 ≪사기≫에 처음 등장한다. 사마천은 ≪논어≫에 나오는 구절들을 <중니제자열전>과 <공자세가>에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인용하였다.
공자가 죽은 기원전 479년부터 사마천이 ≪사기≫를 지은 기원전 90년 까지는 약 400년이라는 시대적 거리가 있다. 기원전 90년은 공자사후 전국시대를 거치고, 진나라이후 한나라에 의해 다시 통일되고 100년이 훨씬 지난 시기이다. 사회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는 얘기이다. 이때 ≪논어≫가 지어진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논어≫로 ≪논어≫를 읽다.
≪논어≫에 등장하는 공자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보통 덕행에 안회, 민자건, 염백우, 중궁이있고, 언어에 재아, 자공, 정사에 염구 , 자로, 문학에 자유 자하가 있다. 이를 공문사과 십철( 孔門四科十哲)이라한다. 그리고 덕행에 유약, 증삼과 정사에 자장, 을 더해 포함하여 십삼현인(十三賢人)이란 표현을 썼다.
공자 1기는 35세 이전까지 이다. 2기는 35~ 54세까지이다. 공자나이 30대에 노나라 체후가 정치적 파란 때문에 제나라로 망명을 갈 때 같이 간다. 이때 제니라 임금이 벼슬을 주려 했는 데 재상이던 안영이 반대한다. 다시 노나라로 돌아간다. 제나라에 다녀온 뒤에 35세~ 36세 이후에야 제자가 본격적으로 생긴다. 그의 나이 51세에 잠깐 벼슬을 얻지만, 다시 54세에 노나라를 떠나 천하를 주유한다. 공자나이 50데 중반이후 천하를 주유하던 때에 안회가 두각을 나타낸다. 자공은 공자가 노나라를 떠나 서북쪽 위나라에 있을 때 제자로 들어온다. 안회와 나이가 비슷하지만 상인가문출신이고 머리가 굵은 후에 공자 문하로 들어온다. 공자 3기는 55~ 68세이다.

사제모델,≪논어≫의 이야기 양식
≪논어≫는 스승과 제자라는 인간관계를 기본모형으로 하고 있다. 이를 사제(師弟)모델이라 한다. 고대중국은 씨족을 바탕으로 한 귀족사회였다. 혈연을 바탕으로 하는 씨족사회에서 가장중요한 인간관계는 부모와 자식 간의 부자관계, 주나라의 통치 질서는 부자관계의 끈끈함을 바탕으로 결속된 군신관계를 지향했다. 이것이 봉건제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혈연에 기반한 관계의 결속력이 약해지고 군신간의 결속도 끓어지고 사회는 분열된다. 이와 달리 ≪논어≫는 사제관계라는 새로운 인적관계를 중심으로 한다.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가족과 다름없는 유대관계를 지닌 새로운 모델이 등장한다. 유학자 집단을 지칭할 때 쓰는 ‘유가(儒家)’라는 말이 ’가족‘과 같은 유대감을 지녔음을 보여준다. 이는 ‘유가(儒家)’라는 말은 ‘공자의 가르침을 공유한 가족’이라는 뜻이 된다. 이는 다시 말하면 혈연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확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조선을 ‘유교적 국가’라고 한다. 조선에서 왕세자로 책봉되면, 사대부인 신하가 스승이 되어 날마다 ‘경연(經筵)을 통해 유교경전을 놓고 왕세자를 가르친다. 이는 왕과 사대부는 ’정치체 '면에서 보면 군신관계지만, ‘유교’라는 국가이념 면에서 보면 유학자인 스승과 제자로 맺어진 사제관계가 된다. 이는 조선건국에 공을 세운 정도전이 만든 시스템이다. 조선이 군신관계라는 ‘정(政)’과 사제관계라는 ‘교(敎)’가 동등하게 규율되는 연합체적 성격의 국가라 했다. 저자는 조선을‘ 정교(政敎)국가라고 하고, 이런 정교국가의 모델이 ≪논어≫의 양식이자 정치이념이라는 것이다.

댓글 3
  • 2020-06-29 15:10

    4장 자로에서 안회로(공자와 또다른 세계)

    1. 유랑하는 영혼, 탈속을 꿈꾸다
    저자는 공자의 제자들이 “독자적인 신념과 생각을 가진 개인”이라는 입장에서, 어떻게 자기 삶의 원칙을 발견하고 그것에 따라 살아갔는지를 <논어>와 <장자>를 중심으로 기술하고 있다. 특히 이 장에서는 대표적인 제자 자로와 안회 두 사람의 삶을 대비하여, 이들이 어떻게 사상적으로 크로스하기도 하면서 서로 전혀 다른 삶을 추구했는지를 소개한다.
    이 두 제자는 대표적인 제자일 뿐 아니라 성격적으로도 전혀 다를 뿐 아니라 삶의 방식도 전혀 달랐다. 그런데 어떻게 이들이 “탈속”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묶일 수 있었을까? 저자는 자로가 <논어>에서 은자들과 만날 때 주로 대면했던 제자였다는 점, 안회가 <장자>에서 주요 등장인물이라는 점에 착안하고 있다. “천하”를 다스리는 일에 관심을 둔 공자와 달리, 장자는 조용히 “강호”에서의 지혜로운 삶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저자는 <논어>에서 <장자>로 이어지는 중요한 사상적 갈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탈속적이라는 의미는 세속적 욕망을 벗어나 내가 원하는 자유로운 삶의 태도이다. 안회는 탈속적인 삶을 긍정했던 데 반해, 한 때 야인으로 살았던 자로는 살면서 버릴 수 없는 가치와 규범이 있다는 태도를 견지한다.

    2. 스쳐간 인연, 또 다른 삶의 가능성
    장저와 걸익은 공자 일행(자로)에게 사람을 피할 것이 아니라 세상을 피하라는 말을 남긴다. 그러자 공자는 “새나 짐승과 무리지어 살 수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행복은 세상과 어울려 살면서 희로애락을 느끼는 것으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에서는 당시 지식인들이 현실의 문제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해결해 나가는 모습(彼人之士 辟世之士)을 보여준다.
    하조장인(荷窱丈人, 지팡이를 세워두고 김매는 노인)은 다음 날 아침 자신의 두 자제들을 자로에게 인사시킨다. 그러자 자로는 “장유의 예절을 폐하지 못하면서 군신의 의는 왜 폐하려 하는가?”라고 말한다. 그는 암담한 현실을 바꾸지 못하더라도 ‘안 되는 줄 알면서도 하는 사람“ 즉 스승 공자의 삶을 따른다.

    3. 안회는 정말 공자의 수제자일까?
    그러나 안회는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한다. 저자는 안회가 <논어>에서 정작 직접적인 목소리(5회 가량)를 내지 않는 이유를 추정한다. 그는 <논어>가 벼슬길을 마다하고 세상을 등지는 논리를 거부한 책인데, 공자의 대표적인 제자 안회가 이율배반적인 삶을 살았기 때문에 <논어>를 편집했던 제자들의 의도가 있다고 본다.
    안회는 10대 나이에 공자 문하에 입문해 31세로 요절하기까지 공자학단에 몸담았다. 저자는 그가 스승과 선배들에 둘러싸인 학교생활을 하다 보니 소박한 삶을 추구한 것이 아니고,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을 비관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한다.

    4. 안회, 벼슬을 거부하다
    <장자>양왕편에서 공자가 안회에게 벼슬을 권한다. 그러나 안회는 스승의 제안을 거절한다. 왜 그랬을까? 그 이유는 그가 낮은 신분과 출신이기 때문이다. 안회는 무당 출신의 천민이었다. 따라서 안회가 벼슬을 거부한 이유는 단순히 인격이 고매해서가 아니라 엄청난 좌절을 겪은 뒤에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저자는 안회가 자신의 처지에서 공자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다보니 “과로사”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재야의 삶과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야인 출신 자로는 야인의 삶을 부정했지만, 안회는 야인의 세계로 넘어가려고 했던 인물이었으며, 이로 인해 학단 내부에서는 따돌림의 대상이었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 2020-06-29 22:04

    3장 자로, 운명을 바꾼 만남과 의로운 죽음

    1) 공자와의 만남, 자로의 운명을 바꾸다
    - 공자의 제자 중 삶의 변화가 가장 컸던 인물이다.
    - 본래 자로는 도적 무리의 지도자 였던 것같다. <공자가어>에 자로가 공자를 만났을 때 얼마나 거칠었는지 나온다.
    - 공자의 지도를 따라 "자로가 점차 공자를 조심스럽게 대하며, 진심으로 공자를 따라 배우고자 애쓰는 인물로 변모"한다.

    2) 변화, 진정한 용기를 배우다
    - 안회와 자로가 공자와 함께 있다가 자로가 혼난 문장(1)은, 공자가 신입에게 거칠게 구는 자로를 견제한 상황일 것이다. (5:27)
    - 안회와 자로가 공자와 함께 있다가 자로가 혼난 문장(2)은, 자로가 칭찬받는 부분과 안회와 비교당하며 혼나는 부분을 따로 봐야 할 것이다. (7:11)
    - 자로가 공자에게 용기에 대해 묻자 공자는 용기를 생각할 때 정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도록 유도했다. (7:23)
    - 그러한 공자의 인도를 따라 자로는 "외적인 명예보다 자존감과 자부심을 확고히 다져나가기 시작"한다.

    3) 속내를 털어놓는 친구가 되다
    - 야인이었던 자로는 공자를 만나 또 다른 삶을 추구하기 시작한다.
    - 공자는 "인격배양 프로그램으로 자로를 가르친 것이 아니라, 자로가 무인 기질을 털어내고 자신과 동행할 수 있게 한 걸음씩 맞춰"주었다.
    - 공자의 일생에서 오점으로 남은 사건에서도 공자는 오로지 자로하고만 이야기를 나눈다.

    4) 영원으로 통하는 의로운 죽음
    - 자로의 최후를 보면 자로가 공자에게서 가르침을 받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삶의 원칙과 사상을 수립했음을 알 수 있다.
    -"자로가 공자를 만남으로써 야인에서 군자로 인격의 변화를 겪었으나 그가 도달한 인격은 공자가 추구했던 것과 같으면서 달랐다"

  • 2020-06-30 04:28

    2장 – 제자에서 주인공으로. 스스로의 삶을 찾아간 공자의 제자들

    - 자로는 엄밀히 말해 공자의 사상을 계승한 수제자라고 할 수는 없으나, 그가 있어서 논어는 더욱 빛나는 책이 될 수 있었다. 이처럼 논어를 제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면 공자와 구별되는 제자들의 인격과 개성을 찾을 수 있다. 인물에 초점을 두고 읽어보자.

    - 논어를 읽은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각각 자신의 시대상마다 다르게 논어를 읽었다. 가장 높은 단계에 이르렀다고 여겨지는 주자주는 등급에 따라 제자들을 평가했고, 현대의 고전학자들은 다르게 해석한다. 저자는 이들의 해석에서 질문하는 사람‘에 대한 고민이 빠져 있다고 생각했다. 언어는 개성의 표현이기 때문에 묻는 사람과 대답하는 사람 모두가 중요하다. 짧은 물음이지만 어떤 화자가 어떻게 왜 물었는가와 관련해서 읽어보면 전혀 다른 내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 맹무백이 공자에게 어진 사람에 대해서 물어본 내용에서는 물어본 순서가 중요하다. 자로같이 용망한 사람은 인한 자에 가깝습니까?라고 물어본 이유는 그 당시 인의 첫 번째 의미가 ‘용맹스러움’이었기 때문이다. 자로도, 맹무백도 인을 이렇게 이해하고 있었다. 맹무백은 공자에게 인정 받고 싶어했기에 자로를 자신에 빗대어 물어본 것이다.
    -시대에 따라서 다르게 논어를 읽어야 한다. 주자주가 가장 뛰어난 해석인 것은 분명하다. 주자주는 논리적이고 함축적이며, 핵심을 찌른다. 그러나 그는 제자들을 서열화하고 있다. 이 서열화는 이는 반드시 벼슬을 하지 않아도 수양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대부들의 새로운 시대적 사명으로 연결된다. ‘이 이야기는 어떤 상황에서 나온 것인가?’를 상상하는 것이 새롭게 읽는 방법이다.

    - 다르게 읽는 자로 이야기 1: 거문고를 타는 자로를 무시하는 문인들을 보며 공자가 자로를 감싸준 일. 자로는 무인이고 야인이었다. 그가 거문고를 타는 모습은 아주 어색했을 것이다. 이것은 자로가 칼을 버리고 예악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로의 근본적인 변신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타이밍이 안좋아서 한 소리를 들은 것이지 너희들보다 나으니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말이었다.
    - 다르게 읽는 자로 이야기 2: 귀신을 섬기는 일에 대해서 묻는 일. 야인이었던 자로는 언제나 죽음과 가까이 있었다. 삶에 대한 생각도 놓치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자로는 <춘추좌씨전>에서 주군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다 갓끈을 묶고 죽었다고 한다. 자로가 죽음에 어떤 고민을 했는가를 알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자로가 공자를 만나면서 그의 인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공자는 자로에게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살피며 재구성하는 과정인 것이다.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26
여씨춘추 에세이(초안) (3)
가마솥 | 2021.12.01 | 조회 192
가마솥 2021.12.01 192
125
여씨춘추 8회 메모 (3)
단순삶 | 2021.11.23 | 조회 220
단순삶 2021.11.23 220
124
여씨춘추 7회 후기 (1)
단순삶 | 2021.11.21 | 조회 196
단순삶 2021.11.21 196
123
<여씨춘추 7회차 메모> 올립니다 (3)
가마솥 | 2021.11.16 | 조회 210
가마솥 2021.11.16 210
122
<여씨춘추> 6회차 후기 (5)
토용 | 2021.11.12 | 조회 296
토용 2021.11.12 296
121
6회 메모올립니다 (4)
단순삶 | 2021.11.09 | 조회 220
단순삶 2021.11.09 220
120
여씨춘추-5회 후기 (3)
단순삶 | 2021.11.08 | 조회 290
단순삶 2021.11.08 290
119
여씨춘추5회 메모 올립니다 (3)
단순삶 | 2021.11.02 | 조회 257
단순삶 2021.11.02 257
118
여씨춘추-4회 후기 (2)
여울아 | 2021.10.29 | 조회 214
여울아 2021.10.29 214
117
여씨춘추 4회 메모올립니다. (3)
단순삶 | 2021.10.26 | 조회 209
단순삶 2021.10.26 209
116
여씨춘추 3회 후기 (2)
가마솥 | 2021.10.22 | 조회 246
가마솥 2021.10.22 246
115
여씨춘추 3회 메모 올려요 (3)
단순삶 | 2021.10.19 | 조회 214
단순삶 2021.10.19 214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