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2회자 후기 - 공자의 가르침을 공유한 가족

고로께
2020-06-27 08:58
281

≪논어≫의 문장들이 최초로 기록으로 정착되기 시작한 것은 공자가 죽은, 기원전 479년 이후의 일이다.

사마천이 지은 ≪사기≫에 처음 ≪논어≫가 등장한다. 특히<중니제자열전>과 <공자세가>에서 ≪논어≫에 나오는 구절들을 인용하였다.
공자가 죽은 기원전 479년부터 사마천이 ≪사기≫를 지은 기원전 90년까지는 약 400년의 시대적 거리가 있다. 기원전 90년은 공자사후 전국시대를 거치고 진나라이후 한나라에 의해 다시 통일 되고 다시 100년 훨씬 지난 시기이고,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변화를 겪은 시기였다.
≪논어≫의 구성을 살펴보면 공자 한사람만의 책인가 의아스러울 때가 있다. ≪논어≫에는 공자 이외의 주인공들이 많이 등장한다. 전체 구성 중 과반수 분량이 공자 혼자 말하는 것이 아닌 화자가 다르거나 공자와 제자들이 이야기 하는 방식으로 되어있다. 그렇다면 ≪논어≫에 등장하는 공자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누구일까? 나는 먼저 그의 제자들 안회, 자로, 자공, 이 생각났다.
≪논어≫에 나오는 장면들마다 ‘스승과 제자’ 라는 인간관계를 기본 모델로 하고 있다. 고대중국은 씨족을 바탕으로 한 귀족사회였다. 부모 자식의 부자관계, 주나라의 통치 질서를 이끄는 군신관계 즉, 봉건제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혈연의 기반이 약해지고 군신간의 결속도 끓어지고 사회는 분열한다. 이에 반해 ≪논어≫는 ‘사제관계’라는 인적관계를 중심으로 한다.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가족과 다름없는 유대관계를 지닌 새로운 모델이다. 유학자 집단을 지칭할 때 쓰는 ‘유가(儒家)’라는 말이 ’가족‘과 같은 유대감을 지녔음을 보여준다. 이는 ‘유가(儒家)’라는 말은 ‘공자의 가르침을 공유한 가족’이라는 뜻이 된다. 이는 다시 말하면 혈연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확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2000년을 훨씬 뛰어넘어서, 지금 현재 사회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논어≫를 공부하고 있지 않은가?
≪논어≫에는 공자가 가르치기만 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토론’한 것처럼 보이는 장면도 있다. 자기의 생각과 의견을 가진 자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공자의 제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그들의 목소리에서 공자와는 다른 인간의 다양성을 볼 수 있다.
나는 공자와 그의 사상에 주목하야 공부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논어≫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에도 관심이 갔다. 이들은 곧 현재의 우리들 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사정에 따라 한 사람 한사람이 각자의 가치관과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며 살았으니, 그들의 삶을 읽어보고 싶었다.

댓글 2
  • 2020-06-27 15:25

    저 이 책 읽으면서 좀 당황스러웠어요. ㅎㅎ
    공자가 아닌 그의 제자들을 주인공으로 해서 논어를 새로운 시각에서 읽어내려는 의도는 좋았어요.
    당시 공자가 처한 시대상황과 제자들의 성향을 생각하면서 읽는 것은 당연히 논어를 생생하게 살아있는 고전으로 만들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현재의 시각으로 재구성하는 것도 의미가 있고 또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저자가 '상식의 눈'이라는 말로 현재의 시각에서 재구성한 대화들이 오히려 더 현실감이 떨어지고 지나친 해석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심지어 오역의 느낌마저 들정도로 [ ]안의 표현들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요.
    특히 안회 에피소드는 작가의 상상력이 너무 발휘된 듯 합니다.
    세미나 시간에 어땠는지 궁금하네요.

  • 2020-06-29 15:16

    우리도 가로안 지문을 읽고 많이 웃었어요. <장자>의 일화를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저는 의문을 제기했구요.
    공자의 제자들 각자가 자신들의 삶을 살면서 또다른 세계를 꿈꿨다는 저자의 견해에는 뛰어난 통찰이라고 생각하지만,
    안회가 사랑받은 이유를 나이 어린 제자를 귀여워 한 것 정도로 협소하게 해석함으로 해서 공자의 가르침을 협소하게 만든 것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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