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경제워크샵 준비세미나>1회차 후기

cosmos
2018-07-21 08:44
371

1회차 마을경제 워크샵 준비 세미나 후기

 

1. 우리는 <돈과 모더니티>에서 썼던 에세이를 수정, 보완하여 마을경제 아카데미에서 발표할 글을 쓰기 위해 5회에 걸친 세미나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우리가 읽을 텍스트는 한병철의 <피로사회>, 이반 일리치의 <사회적 선택의 세가지 차원>, <정신 공간의 분수령 : 구술, 문자, 컴퓨터>, 그리고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이다.

 

2. <사회적 선택의 세가지 차원>

일리치는 세 개의 축을 따라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세 가지 변수가 작용하면서 사회적 선택을 나타낸다고 보았다. 세 개의 축은 사회계층, 정치당국, 생산수단의 소유권, 자원의 배분을 x, 굳은 기술과 무른 기술을 y, 마지막 z축은 인간의 만족을 소유에서 찾느냐, 행동에서 찾느냐로 구성된다. 이 축들의 관계 속에서 다양한 자급활동이 이루어지는 사회는 호모 하빌리스, 표준화된 필요에 의존하는 것은 호모 오이코노미쿠스이다. ‘개발을 통해 임금노동이 독점적 지위를 차지함에 따라 그림자 노동이 생겨났고 자급노동은 무가치한 것으로 치부되었다. 우리는 임금노동을 하지 않거나 할 수 없으면 능력이 없는 인간으로 간주되거나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 임금노동만이 가치있는 것으로 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주 간단한 자급노동마저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으니 얼마나 무능력해진 것인가. 그러나 이제 임금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데 긍지를 갖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이에 따라 개발에 맞서는 도전은 도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호모 오이코노미쿠스에서 호모 하빌리스로 나아갈 것인가.

 

3. <정신 공간의 분수령 : 구술, 문자, 컴퓨터>

사실 이 텍스트를 읽으면서 나는 우리 주제와 이 텍스트가 무슨 연관이 있나하는 생각을 했는데 동학들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 텍스트에서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구술의 시대가 문자문화 시대로, 그리고 문자문화 시대가 컴퓨터 시대로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현상들인 것 같다. 컴퓨터는 이전 시대와는 전혀 다른 정신공간을 만들어 냈다. 르꾸샘의 에세이 주제인 디지털 소녀도 이와 연결해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온라인 공간이 만들어 내는 쏟아지는 영상들과 정보들 그리고 그물망처럼 얽힌 sns 속에서 인간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새로운 정신 공간으로서의 온라인을 문자 문화에 익숙한 우리의 시각에서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봐야 할까.

 

4. <피로 사회>

저자 한병철은 현대는 규율사회가 아니라 성과사회라고 말한다. 누구나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긍정성의 과잉은 긍정성의 폭력으로 작동한다. 한병철은 이러한 성과사회의 시스템적 폭력이 사회의 원자화, 파편화로 인한 인간적 유대의 결핍과 함께 우울증의 중대한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내가 보기에도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정도만 다를 뿐 대부분 우울하다.

한병철은 멀티태스킹은 진보가 아니라 오히려 태화라 주장하는데 야생에서의 생존을 위해서는 멀티태스킹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인류의 문화적 과업은 이런 과잉주의가 아니라 사색적 삶에서 나온 것이라며 사색의 부활을 주장한다. 노동사회, 성과사회는 자유로운 것이 아니며 노동과 생산의 히스테리는 존재의 결핍에 다름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귀 기울여 듣는 재능보고, 생각하고, 말하는 능력이다. 사색적 삶이다.


다음 시간에는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 1,2장을 읽습니다.

발제는 르꾸샘이십니다.  

댓글 6
  • 2018-07-21 08:48

    한승태? 한병철! ㅋㅋㅋ

  • 2018-07-21 09:11

    한병철 + 양승태? 뭔 맥락인지 무의식이 궁금해지는군요

    저는 피로사회의 깊은 심심함과 말미에 전유한 한트케의 다른 피로가 인상적이었어여..뭔가 끌어다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투명사회는 무슨 이야기를 쓰고 있나 호기심도 생기고 ..

    조정환선생의 우려도 함께 생각해볼 필요 있는 듯해요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26186

  • 2018-07-21 09:50

    저는 솔직히 한병철의 논의와 일리치의 논의를 엮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나아가 푸코의 통치성과 연관시키고 싶기도 해요.

    어쨌든

    새털이 파지인문학을 한병철로 한다고 하고, 

    젊은이들의 세미나에서도 한병철을 읽겠다고 하니

    우리가 포스트규율사회 (푸코는 이것을 '안전장치', '통치성'의 문제로 접근햇는디...)에 대해 이제 이야기하게 되는 거 맞죠? ㅋㅋ

    뚜버기는 지금 스피노자공부와 조정환의 반론을 함께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새로운 주체성은 어떻게 생길까요? 

    (이번 우리 마경워크숍이 호모에코노미쿠스에서 호모000000으로...잖아요? 000000을 넣는게 우리의 과제일텐데... 과연 잘 할 수 있을까요? ㅋㅋㅋ)

  • 2018-07-21 13:17

    저도 제 무의식이 궁금하네요.

    한승태?????ㅋㅋ

    사실 이것저것 준비하다보니 힘들어서 

    후기를 여행다녀와서 쓸까하던 차에 돈가스집에서 문탁샘을 만나고 말았죠~

    척 하니 밥값을 결재해주시고 가셨는데

    후기를 미루려니 찝찝하고 또 찝찝..

    오늘 아침 6시에 벌떡 일어나 후기를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죠~

    쓰고 있으니 울 아들이 친구들이랑 게임해야 된다고 보채서 급 마무리 했는데~

    암튼 고쳤습니다.^^~~

  • 2018-07-21 17:44

    저도 뚜버기샘처럼 한트케의

    '근본적 피로'에 힌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시작했으니까 계속 생각을

    밀고 나가고 연결해보면

    좋은 주제가? 떠오르겠죠~

  • 2018-07-31 20:22

    '정신공간의 분수령', 구술, 문자, 전자시대를 가르는 너무 일반적인 얘기라..조금 더 가봐야할 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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