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 1-3장(버제스극 앞부분까지) 후기와 발제

엄지
2016-06-14 16:13
850

날씨는 덥고, 우리의 호프 지금샘은 유럽 여행을 떠나셨고, 책 분량은 많고, 굴드는 끝없이 물음표를 던져대고

쉬는 시간도 없이, 시끄러워 에어컨도 자제하며 진행한 어제의 세미나

다들 지금샘 따라 휴가를 갔어야 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드는데, 

다음 시간에는 분량이 적으니 다들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오실 수 있겠지요? (저부터 먼저요 ㅎㅎ)

도키스를 읽던 몇 주 동안 내내 정신 못차리고 있다가 

마침 굴드 읽을 때가 되니, 집안팍 공사들도 마무리 되어가고, 맨날 졸리던 눈도 조금씩 떠지는건

우연인지, 도킨스와 인연이 없는건지. 흐흐

마침 아이와 주말 내내 잘 놀아준 고마운 남편 덕분에 찬찬히 책을 읽으며

과학 세미나를 하며 내내 헷갈리던 지질 시대의 명칭에 대한 정리도 확실히 하게 되었습니다. 

굴드는 이 책의 주된 목적을 세 가지로 이야기합니다. 1) 버제스 혈암 재해석의 표면적인 평온함 뒤에 감춰진 치열한 지적 드라마의 연대기, 2) 그 피할 수 없는 함축으로 역사의 본질, 그리고 인류가 진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가능성을 암시한다는 점, 3) 이처럼 근본적인 연구 계획이 왜 지금까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는가라는 수수께끼에 대한 것. 

굴드는 이 책이 역사의 본질을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의 원 제목도 History of Nature가 아니라 Nature of History라고 하고 있지요.

고생물학자가 이야기 하는 역사의 본질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곰곰 생각해 보지 않을수 없습니다. 

버제스 혈암 동물군에 관한 새로운 해석에 초점을 맞추는 까닭은 

그 해석이 생물 진화를 이해하는데 '우연성'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캄브리아기 대폭발, 다세포 동물군이 최초로 등장하고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가 소수의 설계만이 살아남아 평형화를 이룬 역사

복잡화 , 다양화를 이루면서 정해진 단계를 밟아 고도로 발달한 인간에 이르게 되었다는 표준상이 뒤집어 지는 것

그런데 솔직히 이야기 하자면 이런 고정관념들이 깨지는 경험들(일리치 덕분인지, 굴드에 익숙해 진건지)보다는 

휘팅턴과 콘웨이 모리스와 데렉 브릭스, 그리고 그 밖의 사람들이 엄청난 노력과 정성을 들여 연구하는 과정,

카메라 루시다를 통해 평평한 표본들을 3차원의 입체로 일일이 손으로 그리며 만들어 내는 과정, 그리고 그 이전에 수술용 드릴과 조각칼등의 정교한 도구로 수많은 화석들을 발굴하고 채집하고 분류하는 시간들, 지리한 모노그래프를 만들어내고 읽어내며 조용한 변혁을 만들어낸 그 과정들에 

입이 떡 벌어집니다. 

물론 그 노력에는 재해석의 기회를 제공한 월코트의 공로도 뺴놓을 수 없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그 아름다움은 세부에, 이 동물들 하나하나에 있다고 하는데 

그걸 느끼기 위해서는 좀더 그림에, 해석에, 굴드의 해부에 감정이입을 시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앞서 읽은 골드의 두 권의 책과는 다른 느낌의 이 책,

콩땅님은 도키스가 창조론자들에 대한 강력한 반론을 끈덕지게 이어갔듯이,  길드도 '단속평형설이야!"를 줄기차게 풀어놓고 있다고 하였는데요.

그래도

도킨스에 대해서 길드를 편애하는 제 입장에서는 뭔가가 더 있을꺼야, 끝까지 읽어봐야 아는거야 

하는 미련과 기대를 책을 다 읽을때까지 내려 놓을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찾아낸 옮긴 이가 인용한 굴드의 말

"...우리는 모든 편견, 선호, 사회적인 사치, 심리적인 태도 등이 모두 발견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역으로 극단적으로 냉소적인 관점으로 치달아서 객관적인 증거란 존재하지 않고, 진리에 대한 인식은 완전히 상대적인 것이며, 과학적인 결론이란 단지 심리적인 선호의 다른 형태에 불과하다는 식의 견해를 취해서도 안된다. ...과학은 자료와 선입관 사이의 복잡한 대화이다"

다음시간에는 버제스극 4막까지 읽어 옵니다. 발제는 청우 님이 해주기로 하셨고요.

연극이 너무 흥미진진해서 끝까지 읽을수 밖에 없게 될지도 모르지 않을까요?? ㅎㅎ

댓글 2
  • 2016-06-15 01:31

    빠른 후기 감사해요  

    열심히 머리를 맞대고 세미나하셨을 모습이 그려지네요rabbit%20(1).gif

    집에 아이들도 제가 없으니 청소, 설겆이를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집이 반짝반짝하더라구요. 

    모두들 굴드의 버제스극 매력에 빠지신 것 같네요. 저도 참 재밌더라구요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ㅎ

    엄지샘 제가 없어서 더 책임감을 가지시고 열심히 하신듯 ... 감솨 ^^

     

  • 2016-06-16 19:31

    그 머나먼 곳에서 후기까지 챙기실 줄이야  

    지금샘 최고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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