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의 뇌> 1회차 후기

블랙커피
2018-06-05 18:31
284

이 주를 쉬고 시작한 2018년 스피노자 시즌 2~

이번 시즌에는 <에티카>3정서의 기원과 본성에 대하여

뇌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스피노자의 뇌>를 읽으며

좀 더 깊이 생각해 보기로 했는데...

 

내용이 어려운 것은 아니었는데, 오랜만에 과학책(?)을 읽다보니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함께 읽은 들뢰즈의 <정동이란 무엇인가?>는 지금까지 나의 뇌가 적응해왔던

내용이라 그런지 비교적 내 뇌에 잘 안착이 되었다.

그런데 발제를 어떻게 하지?

다마지오와 들뢰즈가 뇌에서 따로따로 돌아다닌다.

~~~ 내 뇌에서 과학과 철학의 통합이 이루어지려면 엄청난 대격동이

일어나야 할 것 같다.

 

일단 다마지오는 정서와 느낌을 구분해서 설명한다.

정서는 정서적으로 유효한 자극에 대한 화학적-신경학적인 복합적 반응이라면,

느낌은 정서 반응을 뇌가 감각 지도의 형태로 지도화한 결과

특정 상태의 신체에 대한 관념(표상)이 출현한 것이다.

이러한 다마지오의 설명은 스피노자의 정서의 정의와도 맞아떨어지는 듯하다.

(3부 정의3 : 신체의 행위 역량을 증대하거나 감소시키고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신체의 변용들이자 동시에 이러한 변용의 관념)

그리고 다마지오가 2 ,3장에서 설명하는 정서와 느낌의 신체 메커니즘은

정서가 얼마나 신체적인지를 우리에게 주지시킨다.

무엇보다 정서는 생명체의 생존과 안녕을 조절하는데 필수적인 신체의 반응이므로

정서가 없다면 우리는 생존할 수 없으며,

더 나아가 정서없이는 합리적 사고도 불가능하다.

 

이렇게 정서 형성의 내적 매커니즘과 정서의 역할(기능)이 명확해지는 듯하지만,

요요샘의 메모의 펠드먼 배럿은(<감정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뇌가 자극-반응 기관이 아니라 예측모형을 만들어내는 내인성 활동기관이라고 말한다.

이는 감정에 대한 구성적 견해로 뇌는 예측에 근거하여 판단하고 행동하며,

감정은 신체의 자극을 뇌가 해석한 결과라는 것인데...

다마지오와 배럿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더욱이 스피노자의 심신평행론과 다마지오의 견해가 차이를 보이는 것인지,

아니면 같은 얘기를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여기에 들뢰즈의 얘기까지 어떻게 통합하여 이해할지 아직 감이 오지 않는다.

 

아무튼 이번 시즌이 끝날 때쯤에 내 뇌 주름이 조금 더 쭈글쭈글해져 있을 것이다.

기대와 한숨이 교차한 첫 번째 세미나였다.

 

댓글 4
  • 2018-06-05 18:44

    쭈글쭈글한 뇌가 다행임^^

    매끈매끈한 뇌야말로 문제임!!

  • 2018-06-05 18:55

    아! 저는 3부를 읽는 이번 3주를 뇌주간으로 선포하고 싶어집니다.

    작년에 사놓고 미뤄 두었던 <지능의 탄생>이라는 책을 집어들어 틈틈이 읽고 있습니다만,

    이번 메모에는 그 책 이야긴 하지 않을 거니까 걱정 마시길! 

    (생명체의 역사에 관한 너무 광범위한 이야기여서요.ㅋㅋ)

    스피노자의 심신평행론과 정념론에 뇌가 끼어들면서 뭔가 복잡해지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스피노자가 21세기를 살았다면 당연히 뇌과학의 성과를 그의 철학에 반영하지 않았을까요?

    <스피노자와 뇌> 괜히 읽자고 했나 싶기도 하고, 잘했다 싶기도 하며 마음의 동요가 있기도 하네요.

    아무튼.. 스피노자를 더 깊이 이해하고 

    무엇보다 우리 신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더 잘 알게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탐구하는 주 텍스트가 에티카라는 것을 잊지 말고

    계속 에티카를 쪼아 봅시다!

  • 2018-06-08 00:17

    ㅋㅋㅋ 쭈글쭈글... 고생하셨어요~~

  • 2018-06-08 07:11

    제가 몇년전에 함청 통해서 중학생들 수업을 했었는데,

    당시 중2병을 주제로 수업을 준비하면서 전두엽의 불균형을 소개했었더랬어요. 

    이 책에서는 슬플 때보다 기쁠 때 전두엽이 더 활성화되는 것을 예로 들면서

    사람은 기쁠 때 더 이성적이라는 주장이 소개되기도 했는데,  

    일반적으로 청소년의 뇌, 그 중 전두엽 발달이 다른 성장(변연계)과 불균형해지면서

    분노 및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뭐 그런 흔하디 흔한 얘기였는데. 

    그 때는 뇌=정신에 관한 얘기구나 했거든요. 

    세상에, 그런데 다마지오를 따라 읽으니 신체성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했네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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