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중등인문학교 첫번째 시간 후기

명식
2019-09-23 20:15
333

  안녕하세요, 2019 중등인문학교 튜터를 맡고 있는 명식입니다.

  이번 주는 2019 중등인문학교 <학교라는 낯선 곳> 첫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1.

 

  진우, 지형, 시우, 경한, 연경, 오늘 합류하게 된 재홍까지 여섯 명의 친구가 함께 했는데요. 일정이 있어 피치 못하게 첫 시간을 빠진 연주, 그리고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겨루도 다음 시간에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첫 번째 시간인 만큼, 우선은 저와 중등인문학교라는 프로그램, 우리가 앞으로 읽게 될 책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양한 각도에서 ‘학교’를 살펴 볼 네 편의 책과 한 편의 영화, 다들 기억하시죠?

 

 

  그리고 더하여, 잊어서는 안 될 두 가지도 있었습니다.

 

  첫째, 공간을 깨끗하게 쓰자.

 

  둘째, 책은 반드시 읽어오자. (어려운 부분은 술술 넘기더라도,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끝까지 읽지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왜냐하면, 그래야 두 시간 동안 아무 말도 못하고 멀뚱히 앉아 지루한 시간을 보내지 않을 수 있으니까!

 

  아, 그리고 하나 더 있었죠. 서로의 이름 잊지 말기!

  진우, 지형, 시우, 경한, 연경, 재홍! 그리고 다음 주에 올 연주까지. 이 날은 네 번? 다섯 번? 정도 돌아간 후에야 이름을 다 외울 수 있었죠? 다음 주에도 언제 갑자기 물어볼지 모르니까, 서로의 얼굴과 이름을 꼭 알 수 있도록 합시다.

 

 

 

  2. 

 

  그렇게 한바탕 소개를 마친 뒤에는 본격적인 오프닝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우선, ‘학교’에 있는 것들을 각자 떠오르는 대로 서른 가지 써보는 게 시작이었죠. 책상, 의자 같은 ‘물건’이나 시청각실, 운동장 같은 ‘시설’ 중에서 우선 열 가지. 친구, 선생님, 경비아저씨 등 ‘사람’ 중에서 또 열 가지. 마지막으로 ‘시험’, ‘과목’, ‘운동회’처럼 앞의 것들에 속하지 않는 것 또 열 가지.

 

  그 다음에는 그 서른 가지 중에서 ‘이것만은 학교에 꼭 있어야하는 것!’을 열다섯 가지 추리고, 또 그 중에서 열 가지를 추리고, 또 그 중에서 다섯 가지만 남기고, 마지막에는 한 가지만 남겼죠.

 

  다섯 가지를 남긴 시점에서 누군가는 의자, 책상, 선생, 친구, 운동회를 남겼구요. 또 누군가는 화장실, 급식실, 친구, 엘리베이터, 영양사 선생님을 남겼구요. 또 누군가는 친구, 운동회, 담임선생님, 보건선생님, 창문을 남겼구요....아무튼 그렇게 다들 다양한 이유를 들어 저마다 ‘학교에 있어야 하는 것’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또 그 다음에는 서른 가지 중에서 ‘이건 학교에 그다지 필요 없는 것’을 열다섯 개 추리고, 열 가지 추리고, 또 다섯 개로 줄이고, 한 가지만 남겨봤습니다. 이것도 다양했는데요. 누군가는 기술가정 과목, 칠판, 학년부장 선생님, 교장 선생님, 영어 선생님을 골랐구요. 누구는 음악 과목, 미술 과목, 시험, 음악 경연대회, 교장 선생님을 골랐어요. 거기에도 다들 저마다의 이유가 있었죠.

 

  이 선택들은 여러분 각자가 ‘학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 무엇인지, 그리하여 여러분이 ‘학교’를 어떤 공간-관계로 생각하는지를 얕게나마 보여줍니다. 물론 서로 비슷한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어요. 하지만 다섯 가지를 남긴 시점에서 여섯 명 모두에게 ‘친구’는 공통되게 남아있었다는 사실은 여러분에게 있어 학교는 ‘친구를 만나러 가는 곳’이고, ‘친구’야말로 학교에서 여러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계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겠죠.

 

  물론 여러분이 생각하는 ‘학교’ 이외에도 세상에는 수많은 학교들이 있습니다. 나라와 사회가 정의하는 ‘학교’,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학교의 모습’은 여러분의 생각과는 또 다를 겁니다. 또 선생님들이 생각하는 ‘학교’의 모습도 서로 다를 거구요. 여러분 부모님들이 생각하시는 ‘학교’는 또 다를 거예요. 옛날 사람들과 지금 사람들, 우리나라 사람들과 외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학교’도 다를 수 있겠죠.

 

  지금부터 우리는 여러 책들을 통해 그 수많은 학교들을 살펴볼 것입니다. 그처럼 수많은 학교가 있음을 알아봄으로써 정말 익숙하게 – 당연하게 다녀온 ‘학교’를 한 번 낯설게 바라보고 좀 더 찬찬히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해요. 그리고 수업을 마칠 즈음에는 학교에 대하여 여러분 자신의 목소리와 생각을 갖게 될 수 있기를, 그것을 표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바로 그것이 이번 <학교라는 낯선 곳>의 목표입니다!

 

 

 

  3. 

 

  다음 주에는 원래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으려 했으나 시험을 보는 친구들이 모두 그 주에 시험을 보게 되므로 시간표를 조금 바꾸려 합니다! 원래 여섯 번째 시간으로 예정되어 있던 영화 <억셉티드>의 감상을 다음 주로 당기려 하니, 다음 주까지는 모두 가벼운 마음으로 와서 영화를 함께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누어 봅시다! 그럼 모두, 다음 주에 만나요!

 

댓글 1
  • 2019-09-30 16:12

    학교에 필요 없는것 . 교장선생님 ㅋㅋㅋ

    격하게 공감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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