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약血藥인 과일 복숭아, 윤택潤澤한 과일 사과

프리다
2014-09-21 09:23
2536

 혈약血藥인 과일 - 복숭아

과일나무 중에서 복숭아나무가 <동의보감>에 가장 많이 등장합니다.

복숭아 열매뿐만 아니라 복숭아 씨, 꽃, 잎, 나무 속껍질, 나무 진

심지어는 복숭아의 털과 복숭아나무의 벌레까지 약으로 쓰입니다.

열매를 포함한 복숭아나무 전체가 한약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한약재는 약효에 따라 기약氣藥, 혈약血藥, 수약水藥으로 나뉘는데

복숭아를 약으로 삼는다면 혈약血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딸기도 복숭아처럼 혈약血藥입니다만 복숭아와 딸기에는 약효의 차이가 있습니다.

딸기가 혈액을 '생성'한다면 복숭아는 혈액을 '순환'시키는 것입니다.

여름 과일인 복숭아가 봄 과일인 딸기보다 성질이 더 따듯해서 그만큼 순환하는 기운이 강하지요.

혈액 순환을 대표하는 한약재인 도인桃仁이 바로 복숭아의 씨입니다.

도인은 혈액이 정체되어 생기는 노폐물인 어혈瘀血을 풀어주는 효능이 매우 우수해서

부인과 질환에 많이 사용되는 한약재입니다.

복숭아가 도인보다는 못해도 혈액순환에 도움됩니다.

복숭아는 여름과일 중에서 유일하게 성질이 따듯합니다.

대표적 여름과일인 참외, 수박과 비교해서 그렇습니다.

여름 우물이 더 차가운 것처럼 인체도 여름에는 속이 냉冷해지는데

복숭아가 냉해진 속을 따듯하게 만들어주지요.

그렇다고 과식해서는 안됩니다.

지나치게 먹으면 속에 열熱이 뭉친다고 <동의보감>에서 경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체질적으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복숭아로 인해 복통과 설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아울러 <동의보감>에서는 복숭아가 장어, 자라와 궁합이 맞지 않다고 언급하니 참고해야겠습니다.

약초 서적인 <본초강목>에서는 미용의 으뜸과일로 복숭아를 꼽습니다.

고려의 귀족들이 복숭아 물로 목욕했다고 하지요.

복숭아가 미용에 효과적인 것은 혈액순환으로 안색을 좋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복숭아와 관련된 민간요법을 보면 창백한 얼굴에 복숭아가 좋다고 했습니다.

땀띠나 여드름에는 복숭아 잎을 끓인 물로 씻고,

기미에는 복숭아씨의 기름을 물과 섞어 바르라고 합니다.

복숭아는 여름과일 중에서 유일하게 이뇨利尿 작용이 없습니다.

이뇨 작용이 아주 강한 참외, 수박과 다르지요.

따라서 땀으로 수분 손실이 많은 여름에 복숭아는 피부 탄력을 유지시키니

여름철 피부 관리의 으뜸 과일은 복숭아입니다.

 윤택潤澤한 과일 - 사과

봄에는 딸기, 여름에는 복숭아 그렇다면 가을철 미용 과일은? 바로 사과입니다.

딸기, 복숭아가 혈약血藥이라면 사과는 수약水藥, 즉 체내 진액津液을 보충하는데

이러한 효능으로 건조한 피부를 윤택하게 만듭니다.

이에 건성 피부가 8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인의 미용에 사과의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과의 성질은 따듯합니다.

한의학의 관점에서 사과는 체질적으로 몸이 찬 음인陰人에게 적합한 과일입니다.

병 문안 갈 때 사과를 가져가는 것은 환자의 약한 소화력을 양기陽氣로 보강해서 회복을 돕고자 함입니다.

그런데 양인陽人에게 사과는 조심스럽습니다.

양인이 사과를 장복할 경우 잠이 오지 않거나 가래와 같은 담痰이 생기고

습진이나 종기가 생길 수 있어섭니다.

"하루 한 알의 사과는 의사를 멀리한다."는 서양 속담은 음인에게 해당되지 양인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음인陰人, 양인陽人 상관없이 피부질환이 있으면 사과를 멀리해야 합니다.

피부 염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입니다.

특히 진물을 동반하는 피부병에는 사과가 상극입니다.

수약水藥의 효능을 지닌 사과가 진물을 계속 조성하는 까닭이지요.

피부가 건조하다해서 아토피나 습진 환자가 사과를 먹다가는 피부병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안구건조를 다스리고자 사과를 장기간 먹었더니 안구건조는 호전되었으나

습진이 재발한 경험을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체질적으로 양인인 데다가 습진을 가진 저로서는 사과를 본능적으로 멀리했었습니다.

가래를 동반한 기침에도 사과는 피해야 합니다.

기침, 가래를 잘 치료하는 원로 한의사에게 치료 비법을 여쭈어보니

환자에게 사과와 배추를 금한다고 답하셨습니다.

사과와 배추가 담痰을 조성해서 가래를 심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가래뿐만 아니라 콧물에도 사과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가래가 많거나 비염인 환자, 근육에 담이 잘 걸리는 사람은 체질 상관없이 사과를 조심해야 합니다.

이야기하다 보니 마치 사과가 해로운 과일처럼 소개되었으나

사과만큼 몸을 윤택하게 만드는 과일은 없습니다.

사과에 일부 역작용이 있는 것은 그만큼 수약水藥으로서 우수한 약효를 지닌 증거지요.

고질적인 습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체질적으로 양인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사과를 먹었던 것은 안구건조를 신속하게 치유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피부가 건조한 사람에게는 사과가 최고의 미용 과일입니다.

체질적으로 몸에 열이 많지 않거나 피부병, 비염, 감기 등이 없다면 말입니다.   - 한의사 손영기

댓글 1
  • 2014-09-30 09:02

    음...과일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닥치는대로 계절과일을 섭취해 오긴 했는데, 과일 파트를 읽어 보니 제 몸의 체질을 먼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는 지인은 비염이 심한분인데 매일 아침 사과를 먹고 있답니다. 이거 말려야 하나요? 말아야 하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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