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 4-4 후기
뚜띠
2019-11-10 13:33
315
기다리고 기다리던 鄭風~~
시경을 시작할 때부터 고대하고 고대하던 그 농염한 옛사람들의 사랑노래를 정풍을 공부하며 만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鄭나라의 계보를 들어 저희들의 배움을 돋아주려 하셨으나..
산에서 꾀동이 님을 만나 “자기 미쳤나봐” 하며 가슴팍을 콩콩 때리던 처자처럼,
고운님과 함께 탄 수레에서 옷자락에 쟁쟁거리는 옥소리에도 가슴이 벌렁거리던 사나이처럼.. 그저 마음이 콩밭에만 가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라고 쓰려하다보니 그만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나 하는 자괴감이...
여튼 山有扶蘇를 복습하는 시간에는 다들 예전 한번쯤은 사랑하는 이에게 눈흘기며 애정을 표현하며 느꼈던 그 심정이 되어 시심이 한껏 부풀어있었으니..
有女同車에서 德音不忘을 뜬금없이 끌어다 아녀자의 어짊을 부각시키려던 선현들의 가르치심이 사뭇 민망한 지경이 되었습니다.
女曰雞鳴을 읽다보니 오래전 잘했군 잘했어라는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사랑하는 님과 함께라면 오리를 잡던 기러기를 잡든 거문고를 타든 무엇을 하든 잘했군 잘했어 소리가 절로나오는 그런 사랑이랄까요. 그런데 지아비의 뜻이라면 기꺼이 잡패를 벗어 손님을 대접한다는 3장을 보면서 혹시 현대사회에서 당연하게 생각하던 성적 배타성과 조금은 결이 다르게 그 시절에는 아내의 성적 교섭권(?)을 지아비의 통제 하에 두는 그런 부부윤리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遵大路에서는 잘했군 잘했어가 만발한 사랑의 순간이 지나가고 부여잡고 매달리는 손을 뿌리치는 매운 이별이 느껴집니다. 사람의 시선도 개의치 않고 손을 부여잡고 이별을 막으려한들 이미 떠난 맘을 돌릴 수 없음을 잘 알면서도 그럼에도 한번 더 매달리게 만드는 사랑의 잔인함이 여기 있네요.
깊어가는 가을처럼 익어버린 성숙한 사랑의 민낯을 두루두루 느꼈던 수업이었습니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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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뚜띠님 마음이 콩밭에 가 있었군요..후기를 보니 쌤이 시인이군요^^
여왈계명...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하는 남편에게 들려주니
거봐...그옛날에도 남자들이 아침에 나가기 싫어했을테지...하네요.
나가서 좀 둘러봐~
오리든 기러기든 잡아와야 요리를 해주지!
반응이 없어 재미없었지만...그래도 시구절을 흥얼댔더랬어요^^
그 새벽에 울던 닭은 아녀자편이었다고 봐요.
남편이 제시간에 따딱 일어나 나가줘야 제 일정이 안꼬이거든요. ㅎㅎ
뚜띠님 후기 재밌게 잘봤어요~
복습시간에도
맛깔나게 시를 입맛과 감성에 맞게 다시 읽어주는 뚜띠님이십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