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아고라 활동후기] 나는야, 문탁의 인기강사~! 훗!

히말라야
2015-01-19 01:03
621

지난 해 말, 지나가는 말처럼 하는 누군가의 권유로 히말라야의 얼렁뚱땅 사진교실을 열어 4주 동안 수업을 진행했다. 사진교실에 붙인 제목처럼 사실 나는, 복 활동이 뭔지 잘 모르고, 꼭 복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사진이 너무 좋은 거라서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그런 사명감도 없이, 정말 얼렁뚱땅복 아고라 활동을 하게 된 것이다.

 

<복작연구소>116일자 회의록을 발췌해 보면,

“3. 복활동 관련

1) 복활동의 절차 및 의미 , 활동이 눈에 보이도록 게시판 등을 이용해 적극 이야기를 해나가야 한다.

- 복활동 후기를 권유한다. -> 당장 사진 인기강사인 히말라야 부탁이라고 써져있다.

 

, 여기서 인기강사에 주목해 보자! 사진교실의 수강생은 4명이었는데, 첫 시간에 2명이 결석하고 카메라를 집중해서 실습해야 할 시간에 제대로 작동되는 카메라는 고작 한 대 뿐이었다. 그 날 내가 느낀 난감한 마음을 달랠 길 없어, 나는 나는야, 문탁의 기생체라는 제목의 수업후기를 남겼다.(http://www.moontaknet.com/migrated?type=doc_link&doc=721827&board=mt_walden_bokjak_board) “타인의 처절함은 나의 즐거움이라고 그 누가 말했던가? 후기를 남긴 다음날부터 모두들...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이..사실 나는 문탁이건 다른 어디서건 거의 친한 사람이 없다...나를 만나면 먼저 웃었다. 그렇게 나는 만인에게 웃음을 자아내는인기강사가 되었던 것이다.

 

복 아고라를 강좌를 하기 바로 직전 나는 복작복작세미나팀에 합류했었다. 지난 축제에 공부해서남주자 팀의 강좌를 듣고 나서, 아무것도 못 알아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몇 개의 단어에서 뿜어져 나오는 인력에 이끌렸다. 그것은 바로 삶은 빚지는 과정이며, 복은 의존하는 삶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너무 멋진 그 말을 이해하고 싶어서 아무것도 아는 게 없어서 너~무 어려울 걸 알면서도 세미나를 시작했다. 아무 이유 없이 왜 사진 강좌를 시작했나를 다시 따지고 보니 나는 의존하는 삶을 보여준다는 복이란 게 대체 뭔지 몸으로 느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특별히 사진수업을 받아야만 할 이유는 딱히 없었던 4명의 수강생이 복을 내어준 덕분에 12만복씩이나(~!)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복을 어디에 쓸까 생각하던 차에 게으르니샘이 복으로 수업료를 받으니 큰 딸을 <청소년이문서당>에 입학시키라고 또 지나가는 말처럼 권유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반드시 내 딸이 <청소년이문서당>에 꼭 가서 공부를 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으면서 일단 <청소년이문서당>에 등록했다. 결국, 딸은 첫 시간에 딱 한 번만 나갔고 난처한 게으르니 샘은 언제든지, 몇 년 후 둘째 딸이라도 재수강 시켜주겠다는 약속을 하기에 이르렀다.

 

나는 딱히 목적한 바도 없으면서 힘과 노력과 시간을 들여 복을 벌었고, 아무 소용도 없이 내 복을 날렸다. 그런데 기분은 무지 좋다.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나를 보고 웃었고, 내 옛 사진들을 다시 돌아보면서 자화자찬했고, 사진교실에서 마치 진짜 선생님처럼 으쓱거렸고, 숙제 해오라고 수강생들을 닥달해대는 시간들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언제든지 <청소년이문서당>에 딸 중 아무라도 보낼 수 있다는 보험증까지 받아 음청 든든하다. 내가 만약 그 시간에 혼자서 책을 읽고 있었다면 지금 내게 호두샘, 꽃마리샘, 광합성샘, 새털샘은 여타의 사람들과 별다르지 않은 사람들이었을 것이고, 게으르니 샘도 나를 향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적은 미소를 보내주지 않았을까. 복활동은 복을 버는시간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에게 특별한 관계가 되도록 만들어주는 시간이다.

 

사진교실 수강생들의 복은 내게 잠시 왔다가 주학으로 갔지만 또 조만간 다시 내게 올 것이다. 나는 사진교실이든 뭐든 계속 다른 복활동을 만들어 끝까지 문탁의 기생체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복을 포기하지 못하는 진짜 중요한 이유를 하나 빠뜨렸는데 그건 복이란 빚은, 자본주의적 능력으로는 결코 갚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어찌, 통쾌하지 아니한가 말이다! 아으 다롱디리~

    

댓글 6
  • 2015-01-19 10:58

    흠, 드뎌 복의 순환에 대해 아주 작은 깨달음을 얻으셨군.


    " 복활동은 복을 버는시간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에게 특별한 관계가 되도록 만들어주는 시간이다."


    캬, 이런 명언을....


    담쟁이 베이커리에서 일찌감치 시작한 것도 바로 이러한 관계 맺음의 모색이라네.




    내 그대에게 특별히 '부실한 체력'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다루는 섬세함'과 '평균치를 살짝 웃도는


    인내심'만 있다면 누구나 가능한 베이커리 작업의 기회를 주노니, 이 쉽지 않은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언제나 찾아오는 기회가 아니라네,, 흠 흠.




    담쟁이 베이커리에서 복을 매개로 한 문탁의 특별한 기생체에 합류하고 싶으신 분들은,


    이제부터 줄을 서시오, 줄을! 

    • 2015-01-19 15:55

      니 누고??

      혹시 오영??

  • 2015-01-19 20:25

    크하하하^^

    난 왜 이 글이 히말라야의 '복수'처럼 읽히지^^?

    "게으르니 샘도 나를 향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적은 미소를 보내주지 않았을까"

    이런 문장 말이다!

    그래요~~ 히말라야~~ 계속 계속 미소 날리지요~ㅋ

  • 2015-01-19 22:06

    히말라야샘의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서 오는것인가요?

    혹시 술?ㅋㅋ 농담이구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미소띤 얼굴이 어색한 저인데다가 복활동에서 만난 사이도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 시즌 복작세미나에서 만난 즐거운 관계를 빌미로

    저도 어색한 미소 날려드려야할듯...animate_emoticon%20(5).gif

  • 2015-01-21 17:38

    복활동의 기치를 내건 첫후기 좋네요^^

    여기 이런 후기들로 꽉찰때까지 go go~

  • 2015-01-21 18:53

    다른 그 무엇도 아닌, "재미"를 강조하는 히말라야~

    재미있게 읽었수!

    복과 재미의 관계는 다른 머시기 보다 더 탐구해볼만하지 않을까?

    돈벌려고 일하는 관계에서 돈이 시종일관한 목적이고 재미란 우연히 찾아오는 부산물에 불과하지만

    복벌려고 일하는 관계에서는 재미가 먼저이고 오히려 복이 필연적 부산물이라는 그런 주장으로다가..

    지금 마트롱을 읽다가

    홉스는 욕망, 코나투스를 이해적 타산에서 찾았지만 

    우리의 스피노자 선생께서는 유사신체들의 사랑을 받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명예욕-에서 찾았다는 글을 읽고

    잠깐 정신이 오락가락.. 

    이 모든 것이 명예를 향한 우리의 욕망이란 말인가? 라며..

    먼 소리인지 나도 모르겄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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