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경제 세미나] 판도라의 희망 7,8장 후기

뚜버기
2019-04-2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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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이야기를 다 못나누었던 6장과 7,8장을 함께 공부했다.

라투르는 6장에서 사회진보신화라는 오늘의 이데올로기에 맞서기 위해서는 또다른 신화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사물 창조 신화를 묘사한다. 과거와의 단절 대신 과거는 오늘의 토대에 퇴적되며 더 많은 비인간과 인간이 접언을 이루면서 새로운 집합체로 확장되는 모델인 것 같다. 과학기술 따로 발전하고 정치사회 따로 발전하면서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모델과 비교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핵발전과 같은 최신기술들을 우리는 전혀 알지못하고 통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사회는 그것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하고 어떤 간섭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늘 부딪히는 문제다. 우리 힘으로 통제할 수 없고 오히려 우리를 수동적으로 만드는 이런 기술에 대해 라투르 식으로 말하면 뭐라 할 수 있을까? 마냥 긍정적으로, 비인간과 더 잘 접속하라고 말하는 것이 어떤 실천적 영향력이 있을까. 이런 문제가 제기되었다. 기술로 기술을 극복할 수 있다는 말과 정말 다른 효과가 있는 걸까?

라투르는 과학과 정치가 둘 다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같다.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과학과 기술이 논의되는 것이 아니라 비전문가들과 과학이 만나야 하고 거기서 서로 설득하는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 아닐까.

그런 맥락에서 7,8 장은 오늘의 과학전쟁 (인문사회학 대 과학의 전쟁)을 분석한다.

마치 사회적인 것과 과학이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정치의 무기가 된 과학, 지식권력과 결탁한 정치가 대중의 민주주의와 전쟁을 벌이는 것이라는 것이 이 부분의 요지다. 그 기원을 라투르는 고르기아스에서 찾는다. 대중들의 전승지식과 장소-설득의 기술, 수사학의 노하우, 아고라가 파괴되고 전문가들의 지식만이 진리라는 주장이 이후 서구 문명을 지배하면서 이성 대 힘, 지식 대 정치가 이분법적으로 나뉘고 양자택일의 대상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라투르는  오류가 명백해졌으므로 우리가 뭘 해볼 수 있는지 여지가 생겼다고 말한다.

즉 과학의 정의를 새롭게 하고, 정치 혹은 '사회적'의 의미를 새롭게 함으로써 

과학과 사회가 서로 전쟁을 벌이는 현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소위 대문자S의 과학은 순수하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민주주의를 막으려는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고 있다.

여기서 벗어난다면 과학은 집합체를 이루는 인간/비인간들의 복잡하고 풍부하게 연결시키는 혈관화시키는 지식이 될 것이다.

그 결과로 "별, 프리온, 소, 하늘 그리고 사람을 한데 묶어 질서잡힌 전체로서의 코스모스를 재정의"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과학 뿐 아니라 정치도 변해야 한다. 

지식을 권력에 결탁시켜 서로가 서로의 뒷배가 되어주는 지식/권력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라투르는 그 가능성을 아고라에서 찾는다. 즉 사람들이 함께 판단하고 적정한 조건을 찾아간다는 의미에서 사회적인 장이 필요하다.

정치로부터 자유로워진 과학과 과학(권력으로서의 지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정치. 서로가 서로를 지지하면서 순환할 때 

과학전쟁은 막을 내릴 것이다.

다음 시간엔 판도라의 희망 마지막 결론까지 공부합니다. 발제는 토용님이~

오후에는 여름 샘과 함께 숲체험을 하면서 야외에서 띠우와 자누리샘 글 피드백을 했습니다.
다음주에도 오후는 야외에서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네요~~

상반기 워크숍은 파지사유 인문학 대신 1회의 워크숍 형식으로 하자고 했고 날짜 6월 세째 주 정도도 얘기 되었으나 확정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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