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의 희망> 세번째 후기

띠우
2019-04-15 09:16
312

지난 시간에는 <판도라의 희망>에서

5장 사물의 역사성과 6장 인간과 비인간의 집합체 부분을 함께 이야기 나누었다.

인터넷 정보를 뒤져도 판도라를 정리한 사람들이 없어서 발제를 할 때 나는 느꼈다.

다른 이들과 함께 하는 공부를 통해 접언하는 경험이 나를 많이 성장시켰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선 5장 사물의 역사성에서는 다시 파스퇴르와 푸셰를 불러온다.

왜 우리는 파스퇴르가 맞았고 푸셰가 틀렸다고 말하지 못하는가를 통해 질문을 시작했다.

우리는 그 둘의 입장사이의 비대칭성을 유지하기 위해

아직도 작동하는 제도적 메커니즘을 매우 정확하게 제시하는 조건하에서만 대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제도적 메커니즘을 정확하게 제시하는 조건하란 어떤 의미일까.

이 조건은 시공간적 외피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을 불러온다.

사물의 역사성은 그것이 어디에 위치하느냐, 그 외피가 어떠하냐에 따라 달라진다.

순환하는 지시체들이 시공간 속에서 어떻게 접언하여 매개가 되는지를 보는 것이다.

푸셰와 파스퇴르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갖게 되었던

시공간적 외피를 찬찬히 들여다봄으로써 이 이야기는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세미나 중에 비대칭성을 유지하는 제도적 메커니즘은

결국은 극복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이 있었다.

만약 라투르는 인간과 비인간의 대칭성을 강조하고 있다면,

비대칭성을 문제화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라투르는 그것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라투르는 대통령선거의 예를 통해

현실 속에서 우리가 어떤 시공간적 외피 안에 있는지를 들여다보라고 한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답이 푸셰는 틀렸고 파스퇴르는 맞았다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어쩌면 이제 우리에게 파스퇴르는 하나의 제도로 작용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러나 그 제도화에서 우리가 읽어내야 파스퇴르가 옳고 푸셰가 틀리다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역사성의 추가를 통해 서술들이 단순화된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자연을 만들어 내거나 사회를 만들어내는 목록 중 하나를 안정화하고 요구하지 않는다.

그리고 파스퇴르와 푸셰라는 두 외피를 비대칭적으로 다룰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사물은 시공간적 외피를 쓰고 달라진다.

절대적 진실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 존재를 강조한다.

또한 파스퇴르와 푸셰가 동일한 네트워크를 세우고,

동일한 역사를 공유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

두 네트워크를 따라가면 19세기 집합체의 완전히 다른 정의에 이른다는 점이다.

이것들은 우리가 최종적 실재의 확장까지도 규정하고, 위치짓고, 역사화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에 중요하다.

각각은 연합, 치환의 연속에 의해 양립불가능하게 만들어진 것이고,

그것은 단지 점점 더 적은 요소를 공통으로 갖게 된 것이다.

 

6장은 인간과 비인간의 집합체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놈의 도표들...

기술적 매개의 네 가지 의미를 이야기하다가 세미나가 끝났다.

총을 소재로 유물론자와 총기협회의 서로 다른 주장을 통해 첫 번째로 간섭을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둘은 서로에게 계속해서 영향을 준다.

대부분의 도구 이야기에는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하위 프로그램이 서로 포개져있다.

복합이란 행위는 인간만의 특성이 아니라 행위소 연합(수많은 행위프로그램의 연결)의 특성이다

이것이 기술적 매개의 두 번째 의미이다.

프로젝터 예에서 시공간이 포개져서 객체성을 벗어난 것으로 부품을 설명한다.

이것 또한 과거 인간의 지혜에 의해서 발견된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무엇이라고 대답할 수 있냐는 질문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보편적 지혜라고 생각하는 것도 역시 비인간 행위소와의 연합에서 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측정하려고 하는 행위의 블랙박스화, 이 안에 우리가 살아온 시간과 공간은 포개지고 포개져 있다.

기술적 매개의 네 번째 의미인 기호와 사물의 경계를 넘는 것을 이야기하다가 세미나가 끝났다

그림 6-4의 각각의 단어가 의미하는 내용에 대해서 다음시간에 다시 한 번 정리해야할 것 같다.

 

제대로 이해하고 후기를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시간에는 7장과 8장을 이어간다.

라투르 책을 읽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인간과 비인간의 집합체라는 개념은 흥미롭다.

잠시 타오르다 재마저 꺼뜨리지 말고,

은은하게나마 길게 안고 갈 수 있는 불씨가 되었으면 싶다.

 

 

댓글 1
  • 2019-04-16 01:53

    다시 읽어보니 호모파베르에 대한 이야기더군요. 인간은 도구를 필요로 하지만 도구도 인간을 필요로 하고, 인간이 도구를 만들지만 도구도 인간을 만든다는 말이지요. 이것은 인간과 매개를 하나의 복합체 내에서 동등한 간섭을 일으키는 것으로, 행위를 통해 능력을 교환하며 새로운 신체로 거듭난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 같네요. 나는 것은 비행사도 비행기도 아니라 항공사라는 말이 의미하는바가 커요. 우리는 사물-제도라네요..이 말이 존재자의 존재이유의 증가로 들릴까요, 감소로 들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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