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자본론> - 모노(物)와의 동맹 (1)

토용
2018-10-16 01:25
333

부록

 

모노()와의 동맹 --- 증식·생명·자본주의

 

1. 모노()를 향하여

   모노()란 무엇인가현대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의 하나가 그것에 있다. 20세기를 통하여 처음에는 조금씩뒤로 갈수록 폭포를 낙하하는 것 같이 빠르게살아있는 인간이 모노()가 되려고 하는 프로세스가 진행되고그것과 보조를 맞추듯이모노()를 살아있는 존재로 취급하는 것을, ‘사람은 차례로 받아들여 왔다장기이식이나 유전자 기술을 이용한 의학의 발달이 점차 그 경향을 가속화하고 있다생명은 차차로 복제 가능한 상품으로 취급되게 되고만약 현대의 많은 생물학자들이 주장하듯이 인간의 고유성이 게놈의 배열로 환원되는 것이라면 도대체 모노()와 사람의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가 껴안은 최대의 문제는 모노()인 것이다그러나 애당초 도대체 모노()는 무엇인가이 일본어 단어가 의미하는 것은 실로 광대하고 깊다우리는 우선 그것을 일본어의 세계 안에서 확인하는 작업으로부터 시작하려 한다이것에 대해서는 최근의 국어사전 가운데에서 大辞林의 기술이 가장 충실하다거기에는 ‘모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써져 있다관련된 것만 열거해보자. (해설의 일부 및 각 단어의 용례는 생략한다.)

 

もの(모노)[] (명사) [형태가 있는 물체를 비롯하여 넓게는 인간이 사고할 수 있는 대상을 의미한다. ‘코토(こと,)’가 일어나고 소멸하는 현상을 나타내는 것과 대조적으로 ‘모노(もの,)’는 그 현상을 담당하는 변하지 않는 실체를 상정하여 사용하는 말이다.] (1) 물체물품. (2) 특히 경제적인 가치를 갖는 물품. (3) 대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막연하게 하는 말어떤 대상. (4)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일반적·포괄적으로 하는 말. (5) 물건과 일의 조리도리. (6) 귀신이나 악령 등정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대상을 두려워하여 하는 말. ‘ものにかれる 신들리다’ ‘もの 원령’. (~) (11)[철학][영어 thing; 독어 Ding] (공간적 시간적 속성의 통일적 담지자로서 통합성을 가진 개체협의로는 이것저것을 나타낼 수 있는 ‘책상’ ‘’ 등의 감각적 존재를 말하지만광의로는 사고 대상이 되는 모든 것이를테면 비감각적 존재 등도 포함하여 말한다. (인격과 관계없는 대상을 ‘사람과 대조적으로 ‘모노(もの,)’라고 한다. (~). (松村明 편찬 大辞林 삼성당, 1988)

 

   ‘모노()’는 요컨대 사고의 대상이 되는 모든 것즉 감각적 대상이든 비감각적 대상이든 간에 사고가 어떠한 형태로 대상화 할 수 있을법한 전부를 가리킨다그렇게 되면 완전히 사고의 능력을 초과한 사물이나 현상은 모노()라 할 수 없지만그렇다고 해도 사고나 개념에 의해 완전히 대상물로서 포획된 일이 없는 것까지 막연하게 ‘모노()’라고 부를 수 있게 된다이와 같은 모노()라는 단어의 명명법은 역사 속에서 형성되어온 것이다하지만 흥미롭게도 모노()에는 인격을 지닌 ‘사람에 대조적인 비인격적인 대상나아가 ‘비인간적인 것 모두가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은 영어의 thing, 독일어의 Ding과 마찬가지로 장구한 일본어의 역사 속에도 담겨있는거의 공통적인 특성인 듯하다.

   모노()는 이처럼 감각적 대상인 ‘외연으로부터 비감각적인 ‘내포에 이르는실로 심오한 의미의 영역을 끌어들인 말이다외연적 모노()는 이른바 물체를 가리킨다하지만 내포의 축으로 눈을 옮기면거기에는 ‘귀신이나 악령 등정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대상으로서 두려움을 자아내는 ‘원령이나 ‘빙의의 모노()가 나타난다분명히 물체로서의 모노()도 원령의 모노()도 모두 그 비인격성비인간성에 의해 공통점을 지닌다하지만 그것들을 하나의 통일성을 갖춘 대상으로서 파악할 수 있을까즉 사람의 바깥에서 활동하고 존재하며 뜻하지 않게 사람에게 빙의하기도 하는 모노()과학기술에 의해 조작과 계량의 대상이 되는 물체로서의 모노()를 하나의 거대한 통일성의 외연으로부터 내포에 두루 미치는 다양한 표현전개로써 이해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다.

   이는 현대적인 큰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왜냐면 오늘날 바이오기술은 생명을 모노()로써 다룰 수 있고또한 이는 미래의 자본주의에 있어서 막대한 이윤을 초래하는 상품체로 취급하는 것도 가능해진다고 주장하고 있지만우리에게는 그와 같은 기술이 행복과 함께 재앙도 수반할지 모른다는 불안한 예감이 맴돈다그 이유는 생명을 비록 비인격적인 모노()로써 다룰 수 있다고 해도 생명은 단순히 물체로서 조작 가능한 외연적 대상으로서의 모노()에 머물지 않고 옛날 사람들이 ‘귀신이나 악령 등정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대상이라고 말했던내포적인 모노()에도 깊이 관계하고 있다는 점을 직감적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노()로서의 생명이라는 표현에는 여전히 과학에 의해서도 밝혀지지 않은다른 의미가 숨겨져 있다모노()를 단순한 물체인 상태에서 해방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호두 껍질처럼 단단한 모노() 개념의 내부에서 복잡한 구조와 운동을 발견하지 않으면 안 된다오늘날 가장 필요로 하는 것, 그것은 모노()를 둘러싼 새로운 사고를 창조하는 일이다이를 새로운 유물론의 창조라고 불러도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

 

  상고시대 일본어의 모노()’란 말의 용법이 우리에게 최초의 큰 힌트를 준다. 시대는 6세기 후반, 쇼토쿠 태자가 아직 우마야도 황자로 불렸던 즈음 발발했던 일대사건 때에 모노()가 된 말의 영력(코토다마라는 말로, 우리는 말의 내포공간에서 작용하는 것을 표현하려는 것으로 생각한다)이 역사적 현실의 표면으로 선명하게 부상했다.

  그 당시 오오무라지 모노노베(物部) 씨족의 우두머리였던 모리야는 호족연합을 통솔하는 오오오미 소가노우마코와 심한 대립관계에 있었다. 무라지 계급을 가진 호족은 예전부터 천황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고, 특히 모노노베 씨족은 군사경찰에 관계하고, 중요한 재판이 벌어지거나 무력이 발동되려는 경우에 큰 활동(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것으로부터 모노노베 씨족의 이름에 있는 모노()갑옷()’의 모노에서 무기의 의미로부터 왔다고 말해지기도 하지만, 사실 이것은 영혼(타마시히)이나 정령 등을 의미하는 원령(모노노케)의 모노로부터 왔다. 그것에 대해서 이소노카미 신궁의 네기(신관)였던 우니 신지로씨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모노노베라는 것은 보통 명사이기도 하고, 또 고유한 부족의 호칭이기도 한 말인데, 이것을 그러한 것에 구애되지 않고 비약적으로 생각하면 모노노베의 모노라는 것은 신이라는 말과 함께 영혼, 혼의 일면을 갖는 말로, 신으로 취급되지 않는 성령이라는 것으로 이용되고 있다. 헤이안 시대의 산문(모노가타리)에는 모노라든가 모노노케 등이 여러 곳에서 보이지만, 모노노베의 모노는 이 모노와 공통한다고 생각할 수 없다. 이렇게 생각하면 모노노베라는 부족은 이 모노()를 취급하는 부족이고 진혼이라는 것에도 밀접한 관계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이 부족이 높게 평가되고 사회적으로도 우위에 있었다고 말하는 것은 그 기량이 우수했기 때문이다. (우니 신지로 이소노카미 전승 진혼의 연구)

 

   모노노베 씨족은 문자 그대로 모노()를 취급하는 호족이었다. 그들은 그런 모노()를 취급하는 기예로써의, 오랜 형태(오래되었다는 것은 새로운 외래의 정신문화로서의 불교에 비교하여 오래되었다는 의미다)의 진혼법을 하나의 기예의 능력으로써 천황에게 봉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서 파생되는 재판과 군사의 기술에도 관여하고 있었다. 모노()는 비인격적인 힘과 그 작동을 나타낸다. 그로부터 일의 바름과 그릇됨을 판단하는 초월적인 의지까지 발동되면, 전사들을 신으로도 귀신으로도 오인할 정도의 비인간적인 힘의 영역에 가까워지고, 군사의 기술에까지도 모노노베 씨족은 큰 영향력을 가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모노노베노모리야는 그런 입장에서 호족연합과 깊게 대립하고 있었다. 모노노베 씨족의 기예는 토지 정령의 위력을 상징적인 수단(도구)에 의해 포획장악하여 관리하는 모노()의 기예에 있었다. 그런데 국가라는 것을 지금까지의 호족 연합의 레벨과는 다른 탈영토적인 레벨로 비약시키려고 했던 쇼토쿠 태자와 소가노우마코 등은, 토지의 정령을 직접적으로 상징적인 도구에 의해 장악하는 전통적인 기예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권력을 감히 부정하고, 외래의 보편적 레벨에 있는 불교를 받아들이려 한 것이다. 이에 격렬한 항쟁이 발생하고, 황위 계승 문제가 불씨가 되어 결국 무력이 동원되고, 모노노베노모리야는 소가노우마코를 중심으로 하는 호족연합에 의해 멸망되었다(587). 문제는 모노()를 다루는 것과 관련되어 있었다고 해도 좋다. 모노()의 기예가 패배함과 동시에 법(율령)의 정비가 시작된다. 일본에 있어서 국가는 모노()의 기예가 몰락함과 동시에 막스 베버가 말하는 합리화의 길에 발을 들여놓고 있었던 것이다.

 

*

 

   그러면 모노노베 씨족이 관리했다는 모노()의 기예란 실제로는 어떤 것이었을까? 이에 대해서는 다행스럽게도 여러 가지 자료나 전승이 남아있다. 모노노베 씨족의 선조는 궁정에서 보관해온 10종류의 신성한 보물의 경호를 맡고 있었다. 그 보물은 오키츠카가미(オキツ), 헤츠카가미(ヘツ), 야츠카노츠루기(ヤツカの), 이쿠타마(イ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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