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자본론(8) p113~123

띠우
2018-09-10 13:57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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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폐가 상품 형태를 받아들이게 된 순간 몸안에 증식에 대한 가능성이 머문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마르크스는 말하고 있지만, 도대체 어떤 과정을 통과하면 상품 안에 그런 힘이 자리 잡게 되는 것일까. 마르크스는 그 원초적인 맹아가 상대적 가치형태등가형태라는 두 가지 가치 형태가 서로 만나, 그 장면에서부터 부드럽게 형성되어가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유명한 20마의 아마포=한 벌의 옷이란 등식으로 나타내는 두 가지 상품의 감동적인 만남의 장면이다.

  웃옷의 생산이든, 아마포의 생산에서든 지출되는 것은 같은 인간 노동이다. 그러나 아마포와 웃옷에서는 각각의 사용 가치가 전혀 다르다. 아마포는 빳빳한 값싼 소재에 불과한 것에 대해서 웃옷은 금줄이 꿰매어 붙어져있거나, 멋진 디자인이 입혀져 있거나 하여, 소비의 욕망을 일으키는 제품이다. 그 두 가지 상품이, 상대의 가치를 평가하고, 거기에 알맞은 자신의 가치와의 사이에 이 등식을 성립시키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각각의 상품의 배후에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역할을 하는 인간이 있다. 그 인간들의 의식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지만, 이 인간들은 수크(시장)에 물건을 사러 갔던, 알라의 타우히도를 항상 실천하고 있는 (원리적인)이슬람의 사람들이 아니고, 자본주의 사회를 일상적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웃옷이 아마포의 등가물로 되고 있는 가치관계 속에서는 웃옷의 형태는 가치형태로서 간주된다그러므로 상품 아마포의 가치가 상품 웃옷의 신체로 나타나지고한 상품의 가치가 다른 상품의 사용가치로 나타난다사용가치로서는 아마포는 웃옷과는 감각적으로 다른 물건이지만 가치로서는 그것은 ‘웃옷과 같은 것이고따라서 웃옷으로 보인다이렇게 해서 아마포는 자신의 현물 형태와는 다른 가치형태를 얻게 된다아마포의 가치존재가 웃옷과 동등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그리스트 교도에게 양의 성질이 하느님의 어린 양과 같은 것으로 나타나는 것과 같다.(자본론)(길 출판사 109)


 

  아마포의 가치는 그것과 사용가치가 다른 웃옷에 의해 상대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것은 ‘상대적 가치형태에 있다고 말해진다이것과 대조적으로 웃옷은 자신의 매력적인 사용가치에 의해 아마포의 가치를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다른 상품의 등가물로서 쓸모 있기 때문에 ‘등가형태로 있다중요한 것은 상품은 ‘상대적 등가형태에서는 언제나 자신의 가치를 ‘표현되는’ 지위에 있고, ‘등가형태에서는 다른 ‘상대적 가치형태에 있는 상품을 ‘표현하는’ 지위에 있어서 그 지위는 교체할 수 없다결국 어떤 상품도 동시에 두 가지 형태를 가질 수 없는이 등식은 어느 쪽에서 보아도 같은 것은 아니다라는 점이다.

 

  아마포의 가치관계 속에서 웃옷은 단지 이런 측면으로만따라서 다만 구체화된 가치로서만가치체로서만간주된다단추까지 채운 웃옷의 현신(現身)에도 관계없이 아마포는 웃옷 속에서 동족의 아름다운 가치의 혼을 본다그렇지만 아마포에 대하여 웃옷이 가치를 표현한다는 것은 동시에 아마포의 가치가 웃옷이라는 형태를 띠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다.(자본론)(길 출판사 109)

 

  마르크스는 여기에서 매우 짓궂게 약간 에로틱한 표현을 했다. 도시출신(아마도!) 웃옷은 점잖게 제대로 단추까지 잠근 채 나타났는데, 그 아름다운 모습에 감동한 시골아가씨처럼 소박한 아마포는 상대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바로 마음속을 터놓고 웃옷 속에서 동족의 아름다운 가치혼을 보았다고 말한다. 여기에서 구체화된 가치로 해석되는 부분은 아무래도 육화된 가치라는 의미인 것 같다(스즈키 논문). 이 말은 그리스도교적인 표현을 하자면, ‘아들인 예수가 그 몸에서 거룩한 아우라를 발산시키고 결국은 성령의 숨결로 가득 채워져 갈릴리지방의 소박한 민중 앞에 나타난 광경을 근거로 마르크스는 이 표현을 하고 있는 셈이다.

  웃옷은 상품의 아우라를 몸에 걸치고 등가가치로서 아마포의 앞에 서고, 넋을 잃은 시골아가씨 아마포는 그 매혹적인 모습 속에서, 소박한 아마포족의 아름다운 가치혼을 발견하고 20마라는 수량으로 자신의 가치를 표현되는것을 욕망했다. 평범한 시골소설에 자주 있듯이 아마포가 자신의 가치를 기꺼이 웃옷에 의해 표현하는 것이고, 웃옷이 자진해서 관계해 준 등식이 이것이 아니라는 말인데, 이를 안 다른 동네아가씨(다른 상품)들은 웃옷 그 자체가 스스로 아마포와 교환할 수 있는 능력을 자연스레 갖추고 있는 것처럼 믿게 될 것이다. 웃옷은 잇따라 다른 동네아가씨 아마포와 관계를 맺게 된다. 이는 바로 언제나 상품을 살 수 있는 특수한 상품, 즉 화폐의 맹아를 나타낸다. 웃옷은 아마포에게 화폐와 같은 지위에 있다.

  화폐의 맹아는 이 상대적 가치형태등가형태의 불균형한 만남 속에서 발생한다. 이때 웃옷 같은 등가형태를 취한 상품은 상대적 가치형태인 아마포의 가치를 표현하는지위, 즉 시니피앙의 지위에 서는 것에 대해, ‘상대적 가치형태를 취한 상품은 등가형태를 취한 상품에 의해서 표현되는지위, 곧 시니피에의 지위에 선다. 그리하여 언제라도 상대의 가치를 표현하는지위에 있는 상품이 화폐와 동일한 입장에 서게 되는 것이다.

  이 화폐의 맹아가 나타나는 원초적인 장면에서 중요한 것은 화폐로 결정되어 가는 시니피앙 상품이 시니피에 상품에 대하여 유동적인 아우라를 가진다는 점이다. 매혹적인 시니피앙 상품에게 시니피에 상품은 사랑을 품었기 때문에 자신의 가치를 그에 의해서 표현되는것을 의지했던 것이다. 화폐의 발생 현장을 붙잡으려고 하는, 이 마르크스의 분석에 의해 눈에 띄는 것은 화폐로 결정하게 되는 등가형태의 상품에는 아우라, 유동성, 사랑(게다가 이 사랑은 불확정성을 품은 사랑이다), 의지, 욕망 등의 성질이 동반되어 발생함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성질들은 스콜라학이 성령의 개념 속에서 발견하려고 했던 것이다.

  화폐는 상품의 만남 속에서 발생하는 특수한 상품이다. 게다가 ‘20마의 아마포=한 벌의 웃옷으로 상징되는 상품끼리의 만남과 상호 값매김(평가) 과정에는 이미 시니피앙과 시니피에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유동성이나 부유성을 내포한 시니피앙 상품은 그 자체 속에 이미 가치 증식이라는 것이 일어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 갖춰져 있다. 따라서 화폐가 상품 형태를 취할 때 처음으로 가치 증식으로의 운동이 가능하게 된다는 최초의 표현은 절반만 옳다. 화폐는 특수한 상품으로서 이미 자신 안에 증식성을 향한 은폐된 의지를 잠재시키고 있고 그 의지는 시니피앙으로서의 상품에 내재하는 유동성, 부유성에 의해서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잉여가치의 형성에서 결정적인 작용을 일으켰던 ‘성령의 작용이여기에서도 발견된다. ‘성령은 보로메오 고리의 모습으로 맺어졌던 ‘삼위일체’ 구조 안에서불확정성을 품고사랑과 의지에 있어서 움직였고증여를 일으키고어떤 종류의 과잉성을 갖추고 있는 것이라고스콜라학은 사고해왔다 ‘성령이 격하게 발동을 일으킬 때시니피앙은 시니피에와의 연결이 풀리고자유롭게 부유하기 시작하고이 부유 시니피앙이 상상력과 만났고 증식을 일으켰다이러한 과정의 맹아가화폐상품화폐·····유동체결정체유동체······의 변태 속에이미 완전하게 준비되어 있다이렇게 해서자본주의에서 가치형태론의 전 영역이, ‘성령의 숨결에 가로지르는 것을우리들은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마르크스가 자본론의 상품에 대한 장을 쓰기 즈음해서스콜라학적인 용어 특히 ‘삼위일체와 관계를 가진 용어를 빈번하게 사용했던 것은절대로 현학적 취미도 빈정거리기 위한 것도 아니다화폐와 상품과 자본을 분석함에 즈음해서그것들의 개념이마르크스에게는 어떻게 해서든 필요했던 것이다그것에 의해서마르크스는 고전파경제학과 스콜라학과의 직접적인 연결을 재확인하는 동시에자본주의의 그리스도적인 본질을 암시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면이슬람 사람들은 별도로 하고자본주의가 인류에 보편적인 경제시스템으로써 본질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오늘날 압도적인 것은 어떻게 된 것 일인가자본주의의 글로벌화는 다신교적인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세계도 말려들게 하고지구적인 규모로 계속 진행되고 있다이 자본주의 글로벌화의 현상은 자본주의의 본질을 결정하고 있는 그 그리스도교적 구조와 모순되는 것은 아닐까

  여기서 그리스도교가 일신교의 모험혼에 박혀있는 가시를 품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리스도교가 스스로의 본질을 표명한 삼위일체의 구조를 지고의 일신교인 이슬람은 격렬한 의지를 담아 거절했다. 그 개념이 유일한 신의 단일성을 오염하는 것을 이슬람은 두려한 것이다. ‘삼위일체적인 사고는, 일신교의 신의 내부구조에 생명적인 프로세스를 설치하는 훌륭한 효과를 가지지만, 이슬람의 경우에 그것은 일신교 발생의 인류적 의지를 위험하게 하는 것이었다.

  자본주의의 보편성이라고 오늘날 말해지는 것은, 그리스도교가 행한 (이슬람적인 타우히드의 관점에서 보면) 일신교의 순수한 도그마로부터의 일탈로부터 발생한 경제적 현실인 것이다그 증거는 성령의 작동에 관한 기호론적인 사고가 신석기시대 이래의 인류적전통에 뿌리내리고 있는 것 속에 있다. ‘성령은 분명히 오랜 내력을 지닌 것이다.

 

*

 

  예배와 제사의 장에 모인 사람들 위에 내려온 이 사람들을 이어주는 사랑의 힘으로 가득 차고, 사람들의 마음을 행복감으로 가득 채울 뿐 아니라, 곡물과 과실, 동물의 풍요로운 증식을 초래한다는 생각은 그리스도교가 시작되기 훨씬 이전부터다. 마르셀 모스의 증여론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것은 대부분이 이런 타입의 으로, 증여의 행위가 일어날 때 사람들 사이를 유동해 가는 것이다. 은 인간 사이들 유동하고 무엇인가가 풍부하게 부풀어가며 증식해 간다는 감정을 만들어 내는데 , 또한 그것은 신적인 존재가 인간에게 주는 하사품으로 구체화(육화)하고 생활을 물질적으로도 풍요롭게 한다. 레비스트로스는 이런 타입의 부유하는 시니피앙으로서의 특징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마나형에 속하는 모든 개념은, 확실히 그것들이 존재할 수 있는 수만큼 다양할지라도 그것들을 그 가장 일반적인 기능에서 고찰하면(이미 보았듯이 이 기능은 우리의 정신 상태 안에서도, 우리의 사회형태 안에서도 소멸하지 않는다), 바로 일체의 완결된 사유에 의해 이용되는 곳의 (그러나 또, 모든 예술, 모든 시, 모든 신화적이고 미적인 창조의 보증인 것의) ‘부유하는 시니피앙(signifiant flottant)’을 표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르셸 모스 저작집 서문)

 

  마나형의 여러 개념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에 마주친 때라거나, 주변을 영위가 가득 채우고 있는 상황이라거나, 혹은 더 속된 경우에서는 신들린 여자에 마주친 경우라거나, 어쨌든 배후에 힘이나 위력이 작동하고 있는 것을 느끼게 하는 대상에 대해 쓸 수 있는, 지극히 보편적인 개념이다. 이런 경우에는 시니피앙과 시니피에 사이에 어긋남이 일어나고, 넘치는 시니피앙이 의미의 지지대를 잃어버리고 부유하기 시작하는 상황이 일어난다. 세계 안에서 갖가지 타입의 의 발동이 일어날 때, 어떤 경우에도 시니피에와의 결합을 잃어버린 시니피앙이, 남아도는 힘을 띠고 사람들 사이를 유동하고 있는 것이 관찰된다. 그뿐만 아니라 현대인조차 훌륭한 예술신화를 체험하고 있을 때는, 부유시니피앙과 일체가 된 유동하는 힘의 실재를, 감지할 수 있다.

   마술이라는 행위는, 유동하는 이 부유하는 시니피앙=힘을 조작하는 능력을 말한다. 또 그같은 부유하는 시니피앙이 머물고 있는 사물과 인물에서는 불가사의한 감각과 영위가 머물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그런 대상에 대하여 페티시즘의 욕망이, 우리들 안에서 일어난다. 이같은 직관에 기초하여, 마르크스는 상품에는 물신숭배(페티시즘)로 사람을 유인하는 힘이 있다 고 쓴다.

그것은 ‘20마의 아마포=한 벌의 웃옷라는 상품끼리의 만남의 최소단위(원자)라고도 말할만한 상황 속에서 이미 발생한다. 이 때 웃옷(등가형태)는 아마포(상대적 가치형태)에 대해 시니피앙의 지위에 서고, 게다가 거기에는 거의 감지할 수 없는 미묘함으로(‘상품의 매혹이라는 녀석이다) 마나형의 개념이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니피앙과 시니피에 사이에는 결정적인 어긋남이 존재하고, 그 어긋남을 메우는 형태로 웃옷의 등가형태는 부풀려진 부유하는 시니피앙을 몸에 걸치게 된다. 화폐의 맹아가 싹트는 그 순간에 일종의 마술이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때 상품의 가치형태 내부에 일어난 희미한 부풀림의 효과는 결국 모든 상품세계에 파급되어 마침내 화폐를 통한 잉여가치를 발생시켜 자본의 전체운동을 개시시킨 것이다.

  자본주의에 의해 형태가 만들어진 세계가 가상화하는 필연성은 실로 여기에 있다.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지배적으로 행해지는 사회의 부는 하나의 거대한 상품의 집적으로 나타나고, 하나하나의 상품은 그 부의 기본형태로서 나타난다.’ 자본주의 사회의 부의 기본형태인 상품은 그 세포에 이르기까지, 아니 그 분자와 원자에 이르기까지 부유하는 시니피앙의 발생장치로서 만들어져있기 때문에 그러한 상품의 거대한 집적체인 사회는 상징계와 실재계와의 경첩을 상실해가는 강한 경향을 가진다. 그리고 사랑과 욕망에 의해 움직이는 부유하는 시니피앙은 쉽게 상상계에 결부되어 거기에서 방대한 수의 쾌감적인 이미지를 생산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해서 모든 예술, 모든 시, 모든 신화적미적 창조가 부유하는 시니피앙의 작용으로부터 생겨난 것으로서, 가장 매력적인 많은 상품으로 모습을 바꾸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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