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함께 차차차! - 1월 선물의 노래 ~

은방울
2019-02-1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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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봄은 저 멀리에 있는 것만 같은데 공유지에는 살랑살랑, 춤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른바 공유지부르쓰~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데 그렇다면 주방에서도 조금 빠른 리듬으로 친구 따라 리듬을 타볼까 싶다. 




하지만 도통 춤이니 리듬이니  모르는 몸치인 탓에 마음 따로,  몸 따로 삐그덕거릴까봐 망설여진다. 




그래도 일단 남모르게 둠칫 둠칫 두둠칫~ 슬쩍 슬쩍 움직여 볼까?







계절이 계절인데다 대부분의 세미나들이 방학이라 오가는 사람들이 부쩍 줄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보니 여느 때 같으면 

빼곡하게 채워졌을 "선물의 노래" 에도 여백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지는 선물 하나 하나를 훑다보니 그날그날의 밥상이 




떠오르면서 므흣해진다.







선물의 노래2.jpg
 
선물의 노래1.jpg







1월의 첫 선물 주자는 달팽이! 명절 다음날 밥당번을 맡아 비어 있는 냉장고를 보고 곧장 달려나가 오징어와 굴을 사다가

밥상을 차려냈다. 다만 아쉽게도 그 점심을 먹은 사람이 적었다는 사실... ㅠ.ㅠ 







화천에서 온 선물들은 이미 소문이 났을 터.

쓰임새가 많은 기본 재료들이라 주방 살림에 큰 보탬이 되었다. 다양한 찬거리로 쓰이고 여러 사람이 잘 나눠 먹었다. 

그 중에는 맛 좋기로 소문난 수미감자도 있었는데 어느새 싹이 나기 시작했다.  

재료 손질에 손이 많이 가니까 밥당번들이 선뜻 재료로 사용하지 못하기도 했고 양도 제법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마냥 둘 수도 없어서 일단 감자들을 모두 한꺼번에 손질하기로 했다.

싹을 도려내고 쪄 내면 껍질을 까는 게 좀 수월할 것 같았다. 문제는 일손! 

그런데 그날도 언제나 일손이 필요한 일을 마다 하지 않는 봄날샘이 레이더망에 포착되었다.  

타이밍을 놓칠 새라 점심 식사를 마치자마자 봄날샘 앞에 감자들을 들이밀었다. 

부지런히 손을 움직이는 봄날샘을 찍고 보니 어디선가 본 장면이다. 

헐, 그러고보니 지난해  마늘까기에도 똑같은 장면이 연출되었었다.

손만 포착된 또 한 사람은 바로 자작나무~ 




이 두 귀인 덕분에 으쌰으쌰 감자 모두를 후다닥 손질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애써 쪄낸 감자들에서 아린 맛이 나는 것이었다.  순간 허탈해졌다.  

고민 끝에 보이는 사람들마다 한 봉지씩 나눠주며 각자 알아서 요리해 먹으라고 했다. 

그렇게 그 많던 감자들이 주방에서 사라졌다.  











감자.jpg
 







선물2.jpg








마지막 사진은 어느날 발견한 빨간색  장바구에 들어있던 각종 재료들.




어디서 온 선물인지 수소문해보니 녹색당의 최현실님이 보내주신 것들이었다.  

다른 재료들도 모두 고마운 선물이지만 특히 들깨가루는 마침 1월  단품으로 들깨탕 만들 때 아주 요긴하게 쓰였다.





샘 선물 덕분에 들깨가루를  아낌 없이 듬뿍 넣을 수 있어서 어찌나 감사하던지...









지금은 초등이문서당 캠프 둘째 날 토요일 점심 당번을 맡아 카레라이스 재료도 선물하고 직접 만들어 주었다.





덕분에 초등캠프 아이들 뿐 아니라  파지사유인문학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 맛있는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작년에 비해 한파도 없고 눈도 없는 겨울이 지나가고 있다. 





이제 2월 ~ 겉으로 드러날 만큼 두드러진 변화는 아직 보이지 않지만 봄이, 변화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어느날 문득 우리 곁에 찾아온 봄을 발견하게 될 때  우리 모두 화들짝 놀라지 않고 활짝  웃으며 반길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오가는 발걸음들이 잦아지고 밥당번표도, 선물의 노래도 금새 채워져야 할텐데....





하여, 다함께 차차차 리듬에 발 맞춰 움직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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