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경제세미나 미니 에세이 데이 -6월 5일

자누리
2019-05-30 07:37
268

그간 사물과의 동맹을 주제로 라투르의 행위자-네트워크를 공부했습니다.

처음 탐구하는 주제라 내실있는 글이라고 자부할 수는 없지만

그 간의 문제의식을 나름 풀어보려고 했습니다.

이 글들 중 일부는 7, 8월 중에 워크숍 형태로 토론하고 발표하려고 합니다.

그럼에도 먼저 이 에세이들을 같이 검토해 주실 동학들은 65일 오전 10

파지사유로 오세요.

 

지난 시간 초안을 검토했습니다.

달팽이는 삶이란 네트워크의 변이과정에 대해 썼습니다. 라투르의 행위자-네트워크이론에서 세미나 팀원들이 가장 감명을 받았으면서도 가장 잘 모르겠는 부분이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나 사물을 적극적인 행위자로 배치하기입니다. 이것이 사물을 주체로서 인간과 동등한 권리주기와 같은 것은 아닙니다. ‘주체개념 자체를 폐기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경험이 없어서인지, 라투르가 애매해서인지, 감이 잘 안잡히긴 합니다.

달팽이는 기존의 이행, 변이 개념과 유사한 번역에 주목하여 공동체의 사람들은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를 썼습니다. “나는 지금 에세이를 작성하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해서 정보를 찾고 노트북의 자판을 두드려 글자를 입력하고 있다. 이 행위는 누가 하는 것일까? 나를 주체가 한다고 말하지 않는 방식이 행위자-네트워크의 방식이다.” 번역은 행위자들이 그것도 이종적인 행위자들이 동맹을 맺는 과정일 것 같은데 동맹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이 개인 주체의 능력인지, 국가나 자본이 가진 능력보다 우리가 더 클 수 있는지, 등에 대한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담쟁이는 베이커리에서 쓰이는 오븐에 대해 써왔습니다. 초창기부터 함께 했던 오븐과 나중에 새로 들인 더 고성능의 오븐, 이들과 각각 어떤 연결망을 형성했을까요? “시간대비 생산량이 늘어난 것은 물론이거니와 들쑥날쑥하던 제품의 질도 안정되어갔다. 그리고 이젠 빵이 구워지는 동안 회의도 한다.” 고성능 오븐으로 이런 변화를 가져왔지만 여전히 초창기 오븐은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두 오븐과 맺는 담쟁이의 연결망의 차이를 쓰면 좋겠다는 의견과 초창기 오븐을 버리지 못하는 마음을 사물의 역사성, 시간성 관점에서 연결하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코스모스는 혁명과 같은 시간의 단절이 아니라면 역사는 무엇일까?’를 주제로 썼습니다. 라투르는 근대를 완전히 새로운, 전근대와 단절된 시간으로 보는 관점을 비판하기 때문입니다. 근대도, 전근대도 아닌 비근대의 관점이라면 그런 시간 개념은 어떤 것일까요? 코스모스 아버님은 노조에도 우호적일 정도로 열린 분이셨었는데, 근래의 적폐청산정국과 소용돌이에서 당신의 삶이 부정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이런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혼란스럽습니다. 라투르의 시간 개념은 비록 시간의 흐름이 있다해도 오히려 사건 개념에 가깝기 때문에 이런 관점이 문제를 푸는데 도움이 될거라는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토용은 유학간 아들딸 때문에 독일에 자주 갔습니다. 특히 올 봄에는 사정상 두 달이상 머물렀습니다. 그 때 토용에게 아주 많은 생각들이 지나간 것 갔습니다. 특히 한 네트워크에 등록된다는 것은 무엇이까요? 이방인의 위치에서 네트워크들은 어떻게 보일까요? 난민에 대한 생각들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사실 현대 인류학이 가장 쟁점으로 삼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 타자인 것 같습니다. 난민, 이방인이 많아지는 상황이 반영되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난민까지는 어렵고, 네트워크와 행위자의 관계는 어떤 것인지를 이방인의 관점에서, 특히 이것이 전체와 부분의 관계 같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보자는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과학 실험들이 실험실에서 연결망을 구축하며 과학적 사실이 되는 것과 같은 그런 연결망 구축 과정을 그리는 것도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고요.

 

띠우는 일리치의 도구 관점과 라투르의 과학기술을 연결하려고 했습니다. ‘승차공유시스템을 둘러싼 택시업계의 반발, 이를 해결해 가는 과정 등을 소재로 했습니다. 두 관점을 연결하는 점이 미흡해서 많은 피드백이 오갔습니다. 누구는 일리치의 적정기술 관점에서 말하고, 누구는 사물의회 관점에서 말하고, 누구는 승차공유시스템 자체를 근본적 독점 관점에서 말하고...사실 사물과의 동맹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이 환경문제와 도구-기술 문제일 겁니다. 그 중 하나의 문제를 띠우의 관점으로 다시 푸는 것이라 쉽지는 않지만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화폐와의 동맹을 주제로 했습니다. 사물을 동맹의 관계로 적극적으로 보게되면 사실 제일 먼저 걸리는 것이 화폐의 물신개념입니다. 물신 개념 속에서 화폐는 필요악이거나 지양해야할 무엇이기 때문입니다. 사물과의 동맹에서는 그런 부정적 물신 개념은 대체되어야 합니다. 더구나 화폐는 다른 사물들과는 달리 좀 특별난 능력을 지녔습니다. 네트워크들을 가장 활발하게 연결하는 하이브리드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을 고찰하면 돈과 복, 무진장을 좀 더 잘 말할 수 있을까요?

 

봄날은 신이치의 대칭성 인류학과 라투르의 대칭성을 아우르는 대칭성 인식론을 정리해보려 했습니다. 라투르가 서양의 존재론이 이원론을 벗어나지 못해 거의 폐기 직전까지 갔을 때(해체론등이 그렇지요) 새로운 존재론으로 복권시키려고 한 중심에 바로 대칭성이 있습니다. 양극으로 분리불가능한 존재들, 인간-비인간, 사회-자연, 정신-신체, 사회-과학 등. 현대의 문제들이 어딘가로 기울었고, 무엇인가가 과도하다면, 그에 대한 인식론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결코 문제가 해결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보다 근저에서 확립하면 좋을 그런 대칭성의 개념을 쉽게 풀어달라는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뚜버기는 현재 고전대중지성에서 공부하는 인류학 개념을 숙고해보려고 했습니다. 라투르는 과학인류학자로 칭해지는 만큼 인류학 텍스트와 접속되는 지점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인류학의 주류인 문화상대주의가 우리가 주로 본 텍스트들이기 때문에 사물과의 동맹에서 보면 달리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과점에서 우리의 선물경제는 어떻게 번역될까요?

 

거칠어도 좀 더 힘을 내서 다듬어 행복한 에세이 시간을 만들어 보아요~

 

댓글 2
  • 2019-05-30 08:34

    음.. 배우러 가야겠군요.^^

  • 2019-05-30 16:08

    음2.... 저도 배우러 가야겠군요^^

    간식으로 더치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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