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당당하게 텐션 업! 된 채로 선집을 나섰습니다.

카톡~!

담쟁이쌤이 병원을 들려서 좀 늦는다고 카톡을 했네요.. 저런..

컵을 치우고, 달걀과 버터를 꺼내놓고, 오늘의 품목을 살펴봅니다.

스노우볼 , 발효빵, 얼그레이 마들렌.

10분동안 얼그레이를 찾다가 포기하고 담쟁이쌤을 기다립니다.

쌤이 힘없이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아침에 올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온 거라고 하네요. 

발효반죽 준비도 못해서 오늘의 발효빵은 패스하기로 합니다.

만약 내가 더 잘 했다면 담쟁이쌤이 쉴 수도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작업을 시작해 볼까용!

10분동안 열심히 찾던 얼그레이를 한 번에 찾아준 담쟁이쌤.. 허허..

잘게 부서진 얼그레이를 보고 기뻐하는 저를 보며 담쟁이쌤이 웃습니다.

"너가 있어서 내가 이렇게 웃지"

저의 텐션 업! 된 기운이 쌤한테도 흘러간 것 같네요.ㅎㅎ

제가 다운되어있을 때에는 담쟁이쌤이 많이 챙겨주셨는데,

아 이래서 일은 같이 해야하는 건가 봅니다

반죽이 뻑뻑해서 약간 걱정했지만 모양이 잘 나와주어서 다행이네요.

수  "쌤! 모양이 너무 예뻐요><"

담  "그럼 빨리 사진찍어!"

학!! 예쁘게 크랙이 생긴 스노우볼들

못난이 두 개를 골라 하나씩 시식해 보았습니다.

빨리 한 번 깨물어 보라고 재촉하는 담쟁이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ㅋㅋ 저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파사삭!

수  "오오!?!? 쌤 이거 완전!"

도  "그치! 그치!"

수  "이거 완전..! 막 입에서!"

도  "그치! 입에서 녹지! 그 식감이라니깐~"

파사삭하고 입에서 녹는 순간 퍼지는 달달함.

스노우볼 하나 먹고 둘 다 잠시동안 행복해져 있었네요.

담쟁이쌤의 아픔도 잠시 날라간 듯 보였어요.

중학생때 정말 좋아했던 책 <위저드 베이커리>가 떠올랐습니다.

'사랑에 빠지게 하는' 쿠키라던가 '시간을 되돌려주는' 머랭이라던가

각가지 마법이 담겨있던 과자들.

오늘 만든 스노우볼은 '아픔을 잊게 해주는' -지속시간 10분  스노우볼 쿠키가 아닐까요

아니면 발제를 할 때 10분간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쿠키가 될 수도 있겠네요ㅎㅎ

담쟁이쌤! 푹 쉬시고 다음엔 좋은 텐션으로 만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