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과학의 풍경2 14~17장 세미나 후기

2017-04-3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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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혁명기 이래로 과학자 사회는 자기들의 눈에 신비주의나 다름없어 보이는 사람들에 맞서 결속을 강화하고 바깥 세계의 이해당사자 또는 이해당사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학회를 이용했다

과학자들은 정부로부터 더 많은 자원을 얻기 위해 국가적인 규모로 결합하기 시작했으며 실험적인 발견과 이론적 혁신 모두가 수용될 수 있도록 주요한 인사들과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해야 했는데  '새로운 과학'은 이들의 상호 작용에 영향을 받았다.

과학과 종교에서는 성서의 구절들을  학자들의 유연한 해석이 되어야 한다는 사람들과 문자 그대로 신의 말씀을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들과의 갈등의 소지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자연적 과정을 통해 동물로부터 인간이 생겨났다는 진화론은 인간본성이 단지 동물도 지니고 있는 정신력의 확장일 뿐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때문에 진화론은 정신이 기껏해야 단지 뇌의 물리적 활동의 부산물일 뿐이라는 더욱 일반적인 유물론 철학과 연계돼 있다. 데카르트는 기계적 철학을 동물에 적용하여 동물들은 단지 복잡한 기계일 뿐이고 인간은 물질적인 육신과 비물질적인 영혼의 결합이라고 주장, 체임버스는 골상학을 활용하여 진화의 산물인 뇌의 확장으로 인간의 정신을 설명, 다윈은 정신에 관한 유물론적 관점을 고수했다. 참고로 찾아본 다윈의 공개된 친필편지가 인상적이다. '난 성경을 신의 계시라 믿지 않으며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이라 믿지 않는다 이렇게 밖에 말할 수 없어 죄송하게 생각한다' 고 고백한 다윈의 친필 편지는 과학자로서의 고민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대안과학으로서 부상한 메스머주의는 마음을 다루는 과학이 물리과학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람들이 행동하는 방식과 그들의 사회적 위치는 신의 섭리나 유전이 아닌 뇌를 관통하여 흐르는 자기류를 기초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작년에 이어  자본주의가 여성에게 가져다 준 해방적인? 면모에 대한 생각을 하곤 하는데) 메스머주의는 적어도 어느정도는 계급과 젠더의 경계를 넘나드는 하나의 과학이었다고 한다.        

골상학은 두개골의 모양과 크기로 뇌의 모양을 알 수 있고 따라서 그로부터 각 기관의 크기와 그에 대응하는 기능의 능력을 알수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중강연가들은 강연에 참석한 청중에게 골상학에 대한 읽을거리를 제공했으며 스스로 실행해볼 수 있도록 책들은 도왔다. 골상학이 인기를 얻은 원인은 만인 평등주의였다. 골상학은 누구나 실행할 수 있는 과학이었고 반계급적이었다.

과학과 기술의 상대적 역할에 관한 논쟁의 지형은 대개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관계를 둘러싸고 형성돼 있었다. 일반적으로 정신노동이 소위 육체노동보다 상위에 있다고 가정되었던 시대에 실험이 포함된 육체노동을 수행하는 테크니션들은 근대 초기 동안 대체로 보이지 않는 존재였다.

과학과 기술의 경계를 정하는 일은 본질적으로 관련 종사자들의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일이기도 했으며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세미나 시간, 과거와 달리 변화된 부분과 여전한 것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과학의 어느 계통이 부상하고 시대의 필요가 갖는 원인에 대해 고민해보았으며 어느 시대나 그림자노동의 노고에 힘입어 이득을 보는 현상들이 있게 마련임을 씁쓸한 심정으로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과학사를 공부하면서 '과학은 객관적'이라는 인식이 바뀌고 과학이야말로 그 시대가 필요한 이야기이며 문화와 이데올로기의 산물로 받아들여진다. 과학이 사회적 문화적 권위에 새 원천으로 부상한 역사적 맥락과 이 과정에서 과학자들이 활용한 다양한 전략을을 접함으로써 현대사회에서 과학이 갖는 여러 의미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되기도 한다. 완성된 산물로서의 과학지식보다 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중시하는 과학사는 과학에 대한 틀에 박힌 이해보다 현실세계의 과학이 실제 어떻게 작동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그러나 과학공부는 과학에 무지한 내게 아직 지식축적의 다름아니다. 이것을 어떻게 나답게 나대로 질문하고 소화해 나갈지 여전히 고민스럽다.


다음시간은   현대과학의 풍경2 ,18장부터 끝까지 입니다. 발제는 도도님이십니다.^^

댓글 1
  • 2017-05-03 22:52
    무작위적인 자연의 변이를 이야기하는 다윈의 자연선택이론 에 대한 종교적 우려때문에(변이의 법칙이 없다면 신의 지적인 설계를 설명할 수 없으므로) 오히려 무신론자였던 라마르크의 획득형질의 유전이 각광을 받았다는 것도 과학이라는 학문이 얼마나 현실세계에 의해 다양하게 받아 들여지는지를 보여주었던 것 같아요.
    피조물에 대한 연구를 통해 창조주의 지혜를 보여주고자 하는 자연신학내지, 신에 대한 믿음때문에 행성궤도의 질서를 밝히고 했던 케플러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과학과 종교의 전쟁'이라는 구도도  19세기 일부 합리주의자들에 의해 고안된 것임을 지적하는 것도 새로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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