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에겐자부로 기묘한일 후기
밭향
2019-01-20 17:25
363
「기묘한 일」 오에겐자부로
반복되면서 돌아가며 읽어야하는 잔인한 표현들이 읽는 내내 몸서리쳐지는 오에겐자부로와의 첫 만남이었다. 개 짖는 소리가 격심하게 들끓어 올라 엎치락뒤치락하며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 개 짖는 소리가 젖은 수건처럼 내 몸에 착 휘감겨 생활에 깊이 파고든다, 따뜻하게 피어오르는 개의 피 냄새, 새하얗게 가죽이 벗겨져서 아담하고 얌전해 보이는 죽은 개의 뒷다리, 미지근한 피 냄새, 손톱사이에 개의 피가 들러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모습, 읽다가 모두 잠시 책을 내려놓고 마치 옆에서 그 냄새와 기운이 느껴지는 것처럼 모두 몸서리치며 잠시 숨을 고르고 읽어내야 하는 시간들이었다. 오에겐자부로가 좋아하는 잔인한 표현들도 알아냈다.
별로 웃지 않는 여학생이 알바 페이를 받으면 눈물을 흘리면서 웃을 수 있는 화산을 보러간다고 할 때에는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거대한 산의 한가운데 구멍이 뿅 뚫려 있고 거기서 연기가 나는 것은 아주 웃기는 일이라고 할 때는 모두가 무엇인가에 홀려 그저 동의되는 않는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과 비슷하구나 생각했다.
개 도살자의 문화, 매춘문화, 기업 문화, 젊은 대학생의 모습처럼 모두 뭔가 역겨운 것에 빠져있는 나를 돌아보게 하는 것인지 잘 알 수는 없지만 겉으로 표현하는 저 일본인들의 문화는 그 깊이의 실체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우리가 이러 쿵, 저러 쿵 할 수 없는 미묘한 것임에는 틀림없다는 것만을 알게 된다. 어쩔 수 없이 낮은 담에 갇혀서 내일 죽을 것도 모르고 꼬리를 흔들면서 먹이를 기다리는 개들의 모습 속에서 저자는 혹시 그 당시 젊은이들의 모습,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라고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개도살이 가 기묘한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는 우리네 인생의 기묘함을 나타내고자 한 것은 아닌지 노벨상 수상의 저자를 선입견을 갖고 탐색하게 된다. 앞으로 계속해서 읽어내야 할 남은 작품들과 첫 작품에서 선명하게 찾지 못한 답들을 찾아내려 좀 더 오싹한 여행을 더 해야 할 듯하다. 단지, 원어로 노벨수상자 작품을 읽어낸다는 위로 외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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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예상치 못했던 만남입니다.
내용도 그렇고, 왜 이야기를 이렇게 풀어내는지 아직 낯설어서 속을 알 수 없는 젊은 오에겐자부로도..
참으로 기묘한 읽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밭향님의 첫 후기, 반갑게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으로부터 많은 것 배웁니다 함께 할수 있어 행복합니다
밭향님 후기 읽으니 오오에의 생생한 표현들에서 피냄새를 느꼈던 감각이 되살아납니다.
그 집요한 표현들이 독자를 엄청 힘들게 하는 작가인거 같아요
그러면서 뭔가 각인시켜버리는 내공에 또 놀랍니다.
혼자서는 한글판이라 해도 애저녁에 접었을 스타일의 글을 덕분에 잘 따라 읽었습니다.
전 그냥 매일매일이 새롭기만합니다 일본어때문이 아니라 함께하시는 분들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