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고원> 2시즌, 1주차 후기

블랙커피
2019-05-14 15:21
232

삼주동안 푹~~쉬고 다시 시작한 들뢰즈&장자 시즌2.

『천 개의 고원』중 4고원 <언어학의 기본 전제들>를 읽고 조별토론과 전체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먼저 조별 토론에서 지원샘은 장자의 ‘말없는 가르침’을 가져와 연결해보셨고,

오영샘은 주류 명령어로부터의 도주 가능성을 생각해오셨습니다.

마음샘은 화페를 명령어와 연결해보셨고,

라라샘은 ‘명령어의 잠재력을 소통의 능력 전환하기’라는 주제로 메모를 하셨습니다.

전체 세미나에서 문탁샘은 두 가지를 지적하셨습니다.

첫째로 들/가는 많은 것을 기본으로 놓고 논의를 전개해가며, 

자신의 논의의 배경을 친절히 설명하지 않기에

논의의 기본 전제들을 일단 지식으로 알고 있어야 <천 개의 고원>을 읽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둘째로 독해가 좀 더 세심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하셨는데요.

좀 더 세심하게 읽어 들어가며 들/가의 논리를 잘 따라가는 것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고 하셨습니다.

 

어렵지 않은 고원이 없겠지만 저의 경우도 유독 이번 고원이,

특히 앞의 두 공리에 대한 비판이 잘 포착되지 않아서 힘들었습니다.

문탁샘은 4고원은 우리를 구속하는 세 개의 지층 중 의미생성과 주체화의 지층과 관련이 있으며,

4고원의 문제의식은 “어떻게 기표의 독재에서 벗어나는가?”에 있다고 하셨는데요.

 

이러한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들/가는

첫 번째로 “언어는 정보전달과 의사소통에 관련되어 있다”는 언아학의 공리를 비판하고

“언어의 기초단위인 언표는 명령어다”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들/가가 언어의 기초단위로 언표를 말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언표가 명령어라는 점을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이 첫 번째 장에서 언어는 정보전달과 의사소통이기 이전에

행위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들/가가 강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 장은 “어떤 외부적 요소에도 호소하지 않는 랑그라는 추상적인 기계가 있다”라는

공리를 비판하고 있는데요.

이 장에서 들/가는 이와 같은 명제는 우리의 언어활동 전체를 다루지 못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화용론의 관점에서 언어학적 추상기계를 새롭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세 번째, 네 번째 언어학의 기본 전제 비판을 통해 들/가는

기표의 바깥에서 의미를 생성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전체 세미나에서는 저희들 읽기의 빈 공간을 문탁샘이 메워주시느라 2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4고원에서 다뤄야할 많은 부분을 얘기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일단 5고원 '기호체제'로 진행시키기로 했는데요.

의미생성과 주체화가 5고원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는 듯하니

4고원과 연결해서 얘기를 진행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댓글 2
  • 2019-05-16 17:33

    잘 읽었습니다^^

  • 2019-05-16 19:38

    잘 읽었습니다.

    블랙커피쌤도 쓰셨지만 문탁샘이 말씀하신 부분 중 제 3고원의 질문들과의 연계는 계속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관련된 세 개의 커다란 지층을, 즉 우리를 가장 직접적으로 구속하고 있는 세 개의 지층인 유기체, 의미생성, 주체화를 생각해보기로 하자. 유기체의 표면, 의미생성과 해석의 각, 주체와 또는 예속의 점. 너는 조직화되고 유기체가 되어 네 몸을 분절해야만 한다 - 그렇지 않으면 너는 변태에 불과하게 된다. 너는 기표와 기의, 해석자와 해석대상이 되어야만 한다 - 그렇지 않으면 너는 일탈자에 불과하게 된다. 너는 주체가 되고, 즉 주체로 고착되고 언표의 주체로 전락한 언표 행위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 그렇지 않으면 너는 떠돌이에 불과하게 된다." (306)

     이 중 탈 유기체는 제6 고원 기관없는 신체와, 탈 의미생성은 제 4고원 언어학과(기표의 독재에서 벗어나라!), 주체화에 대한 언급은 이번에 할 제 5고원 기호학과 연결되는 듯 합니다. 물론 이 4, 5, 6고원 역시도 서로 긴밀하게 이어지고요. 

     저는 이러한 큰 줄기의 연계성을 볼 때는 이해가 잘 되는 편인데, 보다 근본적이고 세부적인 디테일의 질문들 들어가기 시작하면 - "왜 들뢰즈는 언어를 언표라고 말하는가" - 가끔씩 말문이 막힐 때가 있는 듯 합니다. 이런 부분들을 잘 짚어야겠지요,,,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761
[2023철학학교 시즌3] 스피노자 읽기 4주차 후기(2종지와 3종지) (7)
여울아 | 2023.08.22 | 조회 338
여울아 2023.08.22 338
760
[2023철학학교시즌3] 스피노자 읽기 4주차 질문들 (13)
정군 | 2023.08.16 | 조회 332
정군 2023.08.16 332
759
[2023철학학교 시즌3] 스피노자 읽기 3주차 후기 (5)
봄날 | 2023.08.15 | 조회 363
봄날 2023.08.15 363
758
[2023철학학교시즌3] 스피노자 읽기 3주차 질문들 (13)
정군 | 2023.08.09 | 조회 382
정군 2023.08.09 382
757
[2023철학학교시즌3] 스피노자 읽기 2주차 후기- 정리37 세미나? (8)
세븐 | 2023.08.04 | 조회 412
세븐 2023.08.04 412
756
[2023철학학교시즌3] 스피노자 읽기 2주차 질문들 (13)
정군 | 2023.08.02 | 조회 370
정군 2023.08.02 370
755
[2023철학학교시즌3] 스피노자 읽기 1주차 후기_도의적 책임이란? (9)
호수 | 2023.07.29 | 조회 484
호수 2023.07.29 484
754
[2023철학학교시즌3] 스피노자 읽기 1주차 질문들 (13)
정군 | 2023.07.26 | 조회 560
정군 2023.07.26 560
753
'스피노자 vs 스토아학파'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 (4)
세븐 | 2023.07.25 | 조회 371
세븐 2023.07.25 371
752
2023 철학학교 시즌3 [스피노자 읽기]2가 시작됩니다! (2)
정군 | 2023.07.10 | 조회 1426
정군 2023.07.10 1426
751
[2023철학학교시즌2] 스피노자 읽기 9주차 후기 (8)
김재선 | 2023.07.09 | 조회 481
김재선 2023.07.09 481
750
<윤리학>에서 '정신'과 '마음'의 차이 (3)
세븐 | 2023.07.07 | 조회 346
세븐 2023.07.07 346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