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영화인문학 8주차 후기> 여러분, 재밌었어요!!

띠우
2020-05-05 11:52
371

8주동안 재미있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도 생활방역에 신경써가며 성실하게 함께 하신 윤호님과 재하군의 에세이를 마지막으로 퇴근길 영화인문학 시즌1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미뤄진 일정으로 인해 석가탄신일임에도 우리는 모였고, 글을 읽고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나니 네시간이 훌쩍 넘었더군요. 3시부터 시작한 에세이 발표는 예상외로 이야기가 길어져 <스탈린이 죽었다>를 보러 오신 둥글레님과 뚜버기님이 잠시 기다리셔야 했네요. 함께 영화를 보아서 너무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두 분 모두 목요일에 시간내기가 쉽지 않은데 휴일 덕을 톡톡히 보았네요. 둥글레님은 에세이발표도 함께 해주셔서 분위기가 새로웠던 것 같습니다. 감사의 마음으로 파지사유에서 커피 한잔씩 쏠게요~~

 

우선 윤호님의 글은 <캄앤씨>라는 영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전쟁영화입니다. 제가 서부극 다음으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장르입니다. 시즌중에 언급된 영화는 아니지만 윤호님에게는 전쟁이라는 실상을 다른 시각으로 보여준 영화였기에 에세이 영화가 된 것 같습니다(맞나요?ㅎ) 우리가 익히 들어온 사건이 아닌 러시아 내에서 일어났던 학살 사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에 대해 윤호님은 전쟁이 주는 광기인지 원래 전쟁의 속성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셨습니다. 현재 우리가 맺고 있는 적대적인 관계나 우호적인 관계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네요. 영화의 전개가 전쟁의 참혹함을 세밀하게 극화했다는 점에서 다큐멘터리와의 경계에 대한 의문이 생겼습니다. 극영화는 연출자가 어떤 시선으로 카메라를 들여다보느냐에 따라 관객의 시선이 달라지기도 하니까요.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함을 준다면 그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실은 제가 이 영화를 보지 못했거든요.. 그 궁금증을 풀고 싶어서 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볼 수 있을까 싶습니다.

 

 

재하군은 <택시드라이버>와 <조커>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글의 제목이 “나는 무엇을 위해 불타오르는가”입니다. 젊은이다운 제목이지요. 니체를 인용해 글의 처음과 마무리를 하고 있는데요, 밤사유에서의 공부가 재하군에게 어떤 기운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겠죠.저는 재하군이 국가나 사회, 그 속에 개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해 주목하게 됩니다. 국가가 내몰아 전쟁을 경험한 트래비스, 다시 국가에 의해 소외로 내몰리는 트래비스... 소외받은 자들에 대한 트래비스의 분노를 자신 스스로에 대한 분노로 해석합니다. 내리는 비에 쓸어내려져야 하는 존재이기도 한 것이죠. 그럼에도 끊임없이 사회 속에 편입되려는 트래비스의 모습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맞나요?ㅎ) 에세이가 나름의 의미가 생기는 지점은 자신의 이야기와 맞물릴 때겠지요. 재하군의 현재를 나직하게 집어넣어주어 그 상황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아서 플렉도 비슷한 위치를 부여합니다. 그 중심에는 소외가 있지요. 조커는 미친 것이 아니라 ‘미친’ 몸부림 중이라고 표현합니다. 소외를 중심으로 두 인물을 바라보는 재하군의 시선이 6쪽에 이르는 에세이에서 쏟아집니다. 호흡을 조금씩 주어서 글을 다듬어 본다면, 좀 더 글의 맥락을 따라가기 쉽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질 것 같아서 4시 30분에 급하고(?) 마무리하고, 우리는 <스탈린이 죽었다>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런 블랙코미디를 좋아합니다만... 영화가 끝나고 재하군이 한마디 하더군요. “웃기긴 한데, 솔직히 저는 그렇게 많이 웃지는...” 저와 다른 감각, 유머, 생각을 천천히 들을 수 있는 시간, 그게 바로 영화인문학 시간입니다.

 

   

올 시즌 편안하게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신 윤호님, 서서히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재하군에게 즐거웠다는 말을 전합니다. 두 분 모두 다음 시즌에도 뵐 수 있을 듯^^ 그리고 청량리님께도 한마디 합니다!!! 재미있었어요~~~

 

참참참!!! 중요한 공지 잊었네요... 영화인문학 시즌2가 6월에 다시 돌아와요... 곧 공지 올릴게요!

 

댓글 3
  • 2020-05-05 12:46

    이번 영화인문학은 띠우님이 있어서 시작했고
    그리고 윤호님과 재하군이 함께해서 마무리했다.
    시작과 끝을 함께 해 준 세 사람이 있어서 든든한 영화인문학이었다.

    굳이 다른 영화인문학과 비교할 필요가 있을까.
    영화를 함께 즐기고 이야기하고
    영화로 함께 고민하고 되돌아보고
    영화로 함께 다음 세미나를 계획할 수 있으니 좋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람들,
    필름이다 필통후원회들은 이제 막 영화인문학을 시작하는 우리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들을 지원하는 마음들이 든든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면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고 했다.
    영화인문학 8주가 다들 짧게 느껴진 건 그때문이지 않았을까?

  • 2020-05-06 22:52

    대학 때 화학공학을 전공해서 이젠 그런 공부 안하려고 1학년 때 다른 반수하는 애들과 편승해서 영문과로 재수한다고, 학교를 1년 안나가고 집에서 맘 편하게 논 적이 있었습니다. 덕분에 공부는 안하고, 1년 동안 동네 비디오 가게를 죽치고 가서 각종 영화를 보며 불안한 마음을 위로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영화인문학 1기는 이런 옛날이 생각났습니다.
    물론 영문과는 떨어지고, 다시 화공과로 돌아가서 지금 밥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 모임은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가 청량리님과 띠우님의 장문의 발의문에 기가 죽어 8주를 지내보니 그냥 영화를 보는 것보다 이렇게 의미를 두고 보는 것이 값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또한, 각 영화의 장면이나 두 분의 해박한 영화 지식, 재하군의 또다른 시각에 재미있게 두달이 지나갔습니다. 혼자가 아니기에 이런 시간이 더 재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2기 때에도 일정이 다하는한 또 신청해서 다시 여러 영화를 보며, 제가 대학 때 부모님께 거짓말하고 단성사, 피카디리, 서울극장, 대한극장에서 죽치던 기억을 소환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세분께 감사드립니다. 그 때 뵈요. 🙂

  • 2020-05-19 13:36

    영화 인문학 시즌1이 벌써 끝이 났네요. 사실 그동안 영화라고 하면 요즘영화, 기껏해야 1990년대 영화만 보고, 그저 재미를 위해 영화를 도구적 수단으로만 봐왔었는제, 이번에 영화 인문학을 하면서 ‘영화 자체’에 대해 다루고, 보게 되었던것 같아요. 사실주의, 표현주의, 작가주의등을 배우면서 영화라는 대상 자체에 대해 더 탐구하게 되었어요. 물론 아직은 익숙지 않은 영화들 태반이었지만 그만큼 영화의 보지 못했던 면들을 보네요. 이번 영화 인문학을 영화를 사랑하시는 세 분과 함께 하면서 영화를 도구적 수단 뿐만이 아니라 영화를 영화로써 사랑하는 법을 배운 갓 같아요. 그동안 고마웠고요, 다들 건강한 모습으로 시즌2에 만나요!!!-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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