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의 해석학] 1강 후기 - 니 꼬라지를 알라

매실
2020-06-17 15:52
332

 

주체의 해석학 1강 후기라기보다는 요약입니다. 흑. 

 

1.푸코의 문제의식이 바뀌었다. 푸코는 주체가 지식/권력의 효과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기 기술을 통해, 자기화를 통해 주체가 되지 않을까, 라고 묻게 된다.

 

푸코는 특정한 지층위에서 형성되는 담론을 ‘에피스테메’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해 왔었는데, 주체와 진실의 문제를 다루게 되면서 ‘문제화’라는 말로 바꿔 사용한다. 주체가 ‘무엇을 문제로 삼느냐’는 것. 

 

푸코에게 진실이라는 건 담론의 평온함 속에 있는 메아리가 아니라 “수행된 행동과 신체적 자태의 틀 속에서 해독되는 것”이었고 주체를 변형하는 기술이었다.

 

서양 철학에서 주체가 진실(진리)을 탐구하는 과정에 가까웠다면, 푸코는 실체처럼 주어진 주체나 진실이 아니라, ‘진실을 만들어가기 위해 주체가 어떻게 자기 변형을 하였는지’ - ‘자기배려’라는 테마에서 찾아낸다. BC5세기부터 AD5세기에 이르기까지 무려 천년간 지속된 자기배려가 서양철학의 사유에 있어 그동안 배제되어왔음을 드러낸 것이다.

 

자기배려란 세계에 대한 태도였고, 시선을 자기에게 기울이는 것이었으며 구체적인 테크네였다. 영혼의 구원이나 내세를 믿지 않은 고대인들은 자신의 삶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만들고자 했다. 진실은 이러한 노력이나 대가없이 그저 생각하고 탐구만 해서는 실현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러셀 같은 철학자는 이런 자기배려를 형이상학이 빠진 윤리학이라고 축소하고 도피나 퇴행으로 여기기도 했다 푸코가 말하는. ‘데카르트적 순간’은 자기배려를 실각시키고 더이상 주체의 변형은 관심사가 아니게된다. 진리와 허위를 판단하는 일이 최고 우선순위로 남는 사건이었다. 

 

 

2. 자기란 무엇인가. <알키비아데스>에서 배려해야할 자기는 영혼이라고 말한다. 이건 sprit으로 일종의 정신, 사유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육체로부터 해방시켜야할 영혼과는 무관하다. 심급의 위계에 따라 건축된 영혼도 아니다. 오로지 행위 주체로서의 영혼이다. (96쪽) 

 

중요한 건 해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새로운 종류의 자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궁리하는 것이다. 이건 또 자신을 발전시키는 것도 아니다. 특정 도식이나 모델에 맞춰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과 어떤 유형의 관계를 맺고, 윤리적 주체로서 자신을 구축할지의 문제다. (버클리강의)  

 

자기 배려는 자기 인식을 포함한다. 나 자신을 안다는 건, 나의 한계를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은 혼자 할 수없다. 언제나 타자를 호출한다. “타자의 눈동자 내에서 자기 자신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자기배려는 결국 사회적 실천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내가 자신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 내가 나의 힘을 어떻게 사려깊고 능동적으로 사용할지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자기배려는 생계와 가사노동에서 벗어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실천은 아닐 것이다. 나의 집중을 끝없이 방해하는 타자들의 침투 덕분에 나는 내 자신의 바닥을 마주할 기회가 되기도 한다. 여기에서 자기 인식이 생긴다. 혼자 있었으면 꽁꽁 숨길 수 있던 나의 성정과 능력치가 낱낱이 밝혀진다.그때부터 나를 어떻게 변형할 것인가라는 문제계를, 우리도 만들어낼 수 있다. 

 

 

 

 

댓글 3
  • 2020-06-18 08:43

    타자통치와 자기통치는 대립적 개념처럼 보이지만 연관되어 있고 자기통치란 타자와의 관계와 문제를 빼버릴 수 없다는 점! 자존감과 자의식과 자기계발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깊이 생각해봐야 할 점이라고 느껴지네요....

  • 2020-06-18 10:42

    매실님. 요점정리는 훌륭한데.....이제 후기의 '스따일'(문체)에 대해서도 고민 좀 해보시는게 어떨런지?
    더 효과적으로 더 매력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듯 한디요^^

  • 2020-06-19 20:05

    아........새로운 종류의 나를 만들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 콩땅인데, 콩땅인 아닌........콩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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