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논어 베스트10] 내가 좋아하는 번지와 민자건

봉옥이
2020-05-01 06:40
522
[나의 베스트 논어]는 문탁에서 논어를 쫌이라도 읽거나 듣거나  또는 외운 친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논어 문장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2주간 매일 소개한 뒤 그 중 '올해의 논어'로  세 문장을 선정할 예정입니다. 열심히 고를 생각을 하며 읽어주세요^^

 

 

13-4

번지가 농사일을 배우기를 청하자 공자께서 말씀 하셨다.

"나는 노련한 농부만 못하다."

채소를 가꾸는 법을 배우고자 청했습니다고 하자 공자가 말하기를 "나는 노련한 농부만 못하다" 고 했다.

번지가 나가자 공자가 말하기를 "소인이구나 번지는!  윗사람이 예를 좋아하면 백성이 감히 공경하지 않을 수 없고,

윗사람이 의를 좋아하면 백성이 감히 복종하지 않을 수 없으며, 윗사람이 신의를 좋아하면 백성이 감히 진실하게

행동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하면 천하의 백성이 자식을 포대기에 싸서 업고 모여들 것이다.

어찌 농사를 짓겠는가?"

樊遲請學稼. 子曰 : "吾不如老農." 번지 청학가, 자왈: "오불여노농"

請學爲圃. 曰 : "吾不如老農." 樊遲出. 청학위포. 왈: "오불여노농." 번지출.

子曰 : "小人哉, 樊須也! 上好禮, 卽民莫敢不敬 ; 上好義, 卽民莫敢不服 ;

         上好信, 卽民莫敢不用情.

         夫如是, 卽四方之民襁負其子而至矣, 焉用稼?"

자왈: "소인재, 번수야! 상호례, 즉민막감불경; 상호의, 즉민막감불복;

        상호신, 즉민막감불용정. 부여시, 즉사방지민강부기자이지의, 언용가?"

 

 

근자에 농사일을 하고 부터 가끔 생각나는 논어 구절이 있는데 이 문장이다.

번지는 공자의 말을 모는 마부였다. 지금으로 치면 자동차 전용운전기사.

물리적으로 공자와 아주 가까웠을 것이다.

시간이 나면 공자와 허물없이 노닐기도 하고 그 와중에 仁과 知에 대해 질문을 해서

칭찬받기도 했다. 德과 辨惑을 묻기도 한다. 그리고 위와 같은 질문도 했다.

공자는 번지더러 소인이라고 하지만 지금의 나는 번지와 씽크로율 90% 되지 않을까?

소인이 되어도 좋은.

 

11-13

노나라에서 큰창고인 '장부'를 다시 만들었는데 민자건이 말하기를

"옛것을 그대로 쓰면 어떤가? 왜 반드시 다시 지어야 하는가?"

공자가 말하기를 "그는 말이 없지만 말을 하면 반드시 이치에 맞는구나."

魯人爲長府. 民子騫曰: "仍舊貫, 如之何? 何必改作?"

子曰: "夫人不言, 言必有中."

노인위장부. 민자건왈: "잉구관, 여지하? 하필개작?"

자왈: "부인불언, 언필유중."

 

위문장은 세금 많이 걷는 것에 대한 반대의 뜻을 민자건이 말 한 것이라고 한다.

나는 조금 다르게 해석하여

"요즘처럼 버리는게 넘치는 세상!! 있는거 그냥 쓰자." 이렇게 말하고 싶다.

 

민자건은 내가 논어를 그리고 그 다음 계속 공부 할 수 있게 용기를 준 제자였다.

논어공부 하러 왔을 때 아마도 내가 나이가 거의 가장 많았던 것 같았다( 지금도 그닥 다르지 않지만)

그때 부끄러움을 무릎쓰고 공부하는데 공야장 5-14에  敏而好學, 不恥下問이 나왔다.

민이호학은 나와는 상관이 없으니 부러울 따름이었고 불치하문이 내 가슴에 들어왔다.

아! 공부를 해도 되겠구나!!

敏而好學 영민하면서도 배우기를 좋아하고

不恥下問 아랫사람에게 묻기를 부끄러워 하지 않았다

 

 

 

 

 

 

 

 

 

 

 

댓글 2
  • 2020-05-01 08:39

    논어 베스트가 난 참 재밌다.
    왜냐? 아니 어떻게 이걸 베스트로 꼽지? 라는 질문이 늘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사람마다 베스트가 다르고, 같은 사람이라도 상황에 따라 다른게 너무 당연한거 아닌가?

    이번에도 그렇다.
    아, 여여님은 농사를 짓고 있는 현재는, 번지가 좋으시구나.
    아, 여여님은 지금은 민자건의 과묵함(그러다 촌철살인) 보다 민자건의 절제에 더 꽂히셨구나.

    논어베스트는 논어가 아니라 친구들을 더 잘 이해하게 만들고 있다. 좋다!!

  • 2020-05-01 09:01

    4월 30일 오전인데 베스트 논어가 올라오지 않았다.
    "샘~ 글 올리셔야죠?"
    "응. 알고 있어. 밭에 갔다와서 올릴게"

    아, 샘은 번지를 만나고 오셨구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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