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 마지막 세미나 후기

달복
2020-06-01 12:17
369

어셈블리 4부는 “새로운 군주”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계적 주체성 생성, 다중의 자기 조직화를 위한 민주적 제도들의 발명, 제도들 안에 새로운 사회세력들 배치, 새로운 삶형태의 창출 등을 통해 어떻게 주권 없는 권력, 새로운 군주를 만들어 낼 수 있겠는가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두 가지 상반된 느낌을 주었습니다. 마치 이런 과정이 사회적 생산이라는 조건 속에서 당연히 진행될 방향이라는 식의 낙관주의가 시종 불편하면서도, 우리 활동이 향해야 할 방향, 연대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해 준 점과 그들이 말하고 있는 다중과 다중의 사회적 생산을 고정 탈취하는 자본의 대결 구조에는 동의할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저자들은 공통적인 것이 첫째, 권력이 둘째라고 말하고 있는데 권력이란 자유인들의 저항이 있는 곳에서 작동하는 것이어서 저항과 권력은 동시에 작동합니다. 마찬가지로 공통적인 것과 권력도 시간 순서가 아니라 논리적 순서를 말 한 것이 아닐까? 사회적 생산이 공통적인 것으로 되려면 다중의 협동능력이 발휘되어야만 하는 것이니까 공통적인 것과 권력은 동시에 작동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띠우는 거시 영역에서의 권력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미시적 차원, 문탁의 삶으로 권력의 문제를 가지고 와서 생각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문탁에서 예시적 정치를 실현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미시적 활동이 일부의 친구들에겐 다른 운동들과 어떻게 연결되고 어떻게 더 넓은 사회지형을 바꾸어 내는데 영향 미치는지 막연하기만 해서 지치게도 된다면서 우리활동의 긍정성을 드러나게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코스모스는 권력은 아래로부터라는 말은 언제나 들었던 말이고, 아래로부터 저항하여 권력을 잡겠다고 했던 혁명의 방식들이 대부분 실패로 끝나지 않았었나? 기존의 방식으로 안된다는 건 이미 알고 있는 것인데 별다른 얘기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고, 어떻게 비주권적 권력을 구성할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주권적 방식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고 작은 규모의 예시적 정치활동들을 소소하다고 폄하하는 시선들도 많은데 저자들은 그런 주장들과 대결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그렇다면 비주권적 방식은 뭘까? 거시적인 부분에서만이 아니라 미시적인 삶의 장에서도 우리는 주권적 방식과 대결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자기 힘을 발휘하며 힘대결을 펼치고 있는데 누군가는 명령하는 자리 누군가는 복종하는 자리에 있다는 식으로 사고하고 움직인다면, 일부는 일을 만들어 가느라 동동거리고, 일부는 어떻게든 되어가겠지 방관하면서 끌려간다면 주권적 방식이 그대로 작동하는 현장이 되겠지요. 우리가 정말로 비주권적 방식의 사회를 원하는지 그런 사회를 만들고 싶어 하는지를 다시 생각해봐야 하겠습니다.

 

저자들은 청년세대를 새로운 사회의 주역으로 보고 있는데 우리가 보는 청년들은 뭔가 불안정하고 책임감이 없어 보이고 믿을만하지 않다고 생각된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토토로는 청년들이 규율적 신체가 아니어서, 불안정하기 때문에 더 협력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예전의 청년운동이 대학교 등록금문제 같은 좁은 틀이었다면 지금은 기후위기와 같은 지구차원의 문제를 다루는 것을 보면 이들의 네트워크의 영역은 정말 넓습니다. 우리의 사고가 근대적이어서 청년들의 가능성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잠시 반성의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문탁에서 협력의 기술을 익히면서 신체가 많이 바뀌고 있다고 느끼지만 여전히 경제적 문제 등이 잘 해결되지 못하면 쉽게 불안에 빠지고 자본의 명령구조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게 된다는 문제제기에 우리가 삶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방식들을 찬찬히 만들어 가지 않는다면 해결 될 수 없는 문제라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무진장의 실험이 그 한 예이겠지요. 그런데 작은 공동체가 돈을 다르게 만들어 보는 실험, 저자들이 말하는 ‘공통적인 것의 화폐’, ‘특이화의 화폐’를 만드는 일은 간단치 않습니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고 우리가 시작을 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이리저리 방황하더라도 꾸준히 실험을 이어가야 하겠습니다.

 

어셈블리는 다중이 모이면 무엇이 가능할지 알 수 없다는 말로 끝이 납니다. 집회가 모두에게 개방되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에게 먼저 말하게 하는 자리가 되어 가고 있다면서 모이기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리라 희망하고 있습니다.

문탁에서 탈주의 전략을 시도하고 있는 우리는 기존의 제도들 안에서 분투하는 사람들, 새로운 권력을 장악하려 시도하는 사람들 모두와 연대하면서 우리의 활동이 우리의 민주주의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애써야겠습니다. 그런데 진짜 그러고 싶은 걸까요? 그것부터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이렇게 어셈블리를 마지막으로 <마을경제 세미나> 생태와 공유지 시즌 1을 마쳤습니다. 우리의 에세이는 아주 새로운 방식이 될 것 같습니다. 다들 아실는지 모르겠으나 전 처음 들어보는 라이브 뉴스쇼의 형식으로 친근하게 세미나 공부를 친구들과 나눌 예정입니다.

두 주간 준비하고 6월 24일에 쇼타임이 시작됩니다.

다들 기대해주세요!!!!

노라와 뚜버기, 요요 왕년의 잘나가던 여배우들의 연기와 블랙, 꿈틀이 옛 더북팀의 부활과 새로운 미녀 토토로의 활약을 기대해주세요~~~

댓글 1
  • 2020-06-01 17:11

    자연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시작하여 어셈블리까지 달려왔네요.
    뭐든지 자꾸 잊어버리니.. 머리에서는 잊어버리더라도 몸이 잊지않도록
    서로의 진솔한 이야기를 섞으며 이번 시즌을 잘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흥겨운 쇼타임을 통해 마무리 잘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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